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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게 전도사의 조언 “행복하고 싶은가? ‘혼밥’ 피하라.”

코펜하겐 행복연구소장 마이크 비킹 단독 인터뷰  

덴마크 코펜하겐에 자리한 행복연구소 사무실에서 만난 마이크 비킹 소장. 그는 "연구소를 가장 많이 찾아오는 게 한국인"이라며 "한국 사회가 여러 어려움에 처해 있지만 변화에 대한 열망이 큰 만큼 '삶의 질'을 높이는 데도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승표 기자

덴마크 코펜하겐에 자리한 행복연구소 사무실에서 만난 마이크 비킹 소장. 그는 "연구소를 가장 많이 찾아오는 게 한국인"이라며 "한국 사회가 여러 어려움에 처해 있지만 변화에 대한 열망이 큰 만큼 '삶의 질'을 높이는 데도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승표 기자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세계적 명사를 만났다. 『휘게 라이프』(2016)라는 책으로 전 세계에 ‘휘게(Hygge·아늑함, 편안함을 뜻하는 덴마크어)’ 열풍을 일으킨 마이크 비킹(41)이다. 지난 4월(한국 출간 기준) 그는 두 번째 책 『리케』를 냈다. 리케(Lykke)는 덴마크어로 ‘행복’을 뜻한다. 『휘게 라이프』가 라이프스타일을 다룬 책이라면, 『리케』는 행복론에 대한 책이다. 코펜하겐 행복연구소 소장 비킹에게 덴마크와 행복, 한국에 관해 물었다.
 
행복연구소에 대해 소개해달라.
사람이 느끼는 행복을 객관적으로 측정하고 대안을 찾는 일을 한다. 덴마크뿐 아니라 여러 나라의 정부, 지자체, 기업과 협업하며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도 연구한다. 덴마크가 지상 낙원은 아니지만, 유엔 행복지수에서 수위를 차지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덴마크뿐 아니라 행복과 높은 삶의 질을 유지하는 나라의 비결을 분석해서 소개하는 역할도 한다.
 
『리케』를 보니 한국인이 행복연구소를 가장 많이 찾는다는데.
그렇다. 정치인·행정가·교수 등 수많은 한국인을 수시로 만나고 있다. 한국인이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 행복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 같다. 사회를 전반적으로 다시 디자인해야 하는 시점에 이르렀다는 말이기도 하다. 한국은 눈부신 경제 발전을 이룬 나라다. 분명히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도 성공할 것으로 본다(※『리케』에는 한국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높은 자살률과 빈부 격차, 과열된 입시 경쟁, 성형 열풍, 일과 삶의 불균형 등 온갖 안 좋은 사례가 등장한다. 이 책만 보면 한국은 덴마크의 대척점에 선 불행한 나라 같다). 
 
경제 발전에 성공했다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도 성공할 수 있다고 할 수 있나?
많은 한국인이 변화를 갈망하고 있다는 것부터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한국은 다른 나라의 장점을 받아들여 적용하는 데 강점이 있는 나라다. 그만큼 영감을 얻는 데 열려 있다는 말이다. 3년 전 촛불 집회의 열기를 서울에서 직접 목격했다. 대단한 에너지를 가진 나라라고 느꼈다. 
마이크 비킹 코펜하겐 행복연구소장은 "한국의 강점이 다른 나라의 장점을 받아들여 금방 적용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최승표 기자

마이크 비킹 코펜하겐 행복연구소장은 "한국의 강점이 다른 나라의 장점을 받아들여 금방 적용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최승표 기자

덴마크 사람이 행복한 건 전적으로 복지 시스템 덕인가?
덴마크 사람이 남다른 행복 DNA를 가진 건 아니다. 성숙한 문화와 제도를 계속 경험하며 살면서 사회와 시스템을 신뢰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 막대한 세금을 내더라도 결국 그 혜택이 내게 돌아온다는 걸 경험했기 때문에 시스템을 신뢰하는 거다. 그 신뢰가 덴마크인이 행복한 이유 중 하나다.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탄탄한 시스템을 만드는 게 중요한 이유다. 코펜하겐의 자전거 정책을 보자. 50년 전만 해도 “자전거 도로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다”라거나 “호수를 아스팔트로 덮자”는 의견이 있었다. 그러나 정책 일관성을 갖고 자전거 우선 정책을 편 결과 코펜하겐은 세계 최고의 자전거 친화 도시가 됐다. 코펜하겐에서는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국회의원이나 말단 회사 직원이나 자전거를 탄다. 자전거 또한 덴마크 사람이 행복한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다.
코펜하겐은 세계적인 자전거 친화 도시다. 시민들은 차로, 보행로와 구별된 널찍한 자전거 전용도로에서 안전하게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 최승표 기자

코펜하겐은 세계적인 자전거 친화 도시다. 시민들은 차로, 보행로와 구별된 널찍한 자전거 전용도로에서 안전하게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 최승표 기자

오랜 시간이 필요한 시스템 말고 한국인 개개인이 행복을 누리는 방법을 제안한다면?
몸을 쓰면서 보다 의미 있는 활동을 하고 남과 함께 하는 일을 시도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덴마크에서 정신건강의 기초로 제시하는 원리이기도 하다(※『리케』에는 덴마크 국민 42%가 무보수 봉사활동을 하고 있으며, 70%는 지난 5년간 무보수 봉사활동에 참여한 적이 있다는 통계가 나온다. 비킹은 회사 프런트 데스크 직원처럼 늘 스치기만 하는 이의 이름을 부르거나 가족끼리 식사할 때 스마트폰을 보지 않는 것만으로도 작은 행복을 누릴 수 있다고 제안한다).
 
한국에서는 ‘휘게 패션’, ‘휘게 스타일 캠핑’처럼 휘게의 본질보다 소비적인 측면이 부각된 경향이 있는데.
책을 냈을 때, 친한 미국인 기자가 물었다. 5분 안에 휘게를 누리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그저 웃음이 나왔다. 휘게를 느끼는 건 주관적인 것이지만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게 있다. 휘게는 물질이나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다. 도리어 경험, 감정과 깊게 연관돼 있다. 휘게가 소비 코드가 된 건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뭔가 유행하면 기업들이 그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요가가 유행하면서 요가복 시장이 크게 성장했고 사람들은 값비싼 요가 바지를 사 입는 것도 마찬가지다.  
덴마크 사람들은 외식보다 손님을 집으로 초대해 함께 식사하는 걸 즐긴다. 관광객이 현지인 집에서 함께 식사하며 휘게를 느낄 수 있는 ‘밋 더 데인스(Meet the danes)’라는 프로그램도 있다. 최승표 기자

덴마크 사람들은 외식보다 손님을 집으로 초대해 함께 식사하는 걸 즐긴다. 관광객이 현지인 집에서 함께 식사하며 휘게를 느낄 수 있는 ‘밋 더 데인스(Meet the danes)’라는 프로그램도 있다. 최승표 기자

『휘게 라이프』와 『리케』에서는 다른 사람과 어울려 식사하는 걸 강조한다. 실제로 덴마크 사람은 집으로 손님을 초대해 함께 식사하는 걸 즐기는 것 같다.
함께 어울려 밥 먹는 건 매우 소중한 경험을 제공한다. 건강을 위해서도 여럿이 밥을 먹는 게 좋다. 대화를 나누며 천천히 먹게 되니 소화도 잘될 수밖에 없다. 어울려 식사한 경험은 뇌 속에도 오랫동안 남기도 한다. 반면 혼자 먹으면 빨리 먹고 많이 먹게 된다. 한국에서 ‘혼밥’이 유행이란 말을 들었다. 안타깝다. 한국에서 혼자 저녁을 먹었던 건 큰 감흥이 없었다. 대신 여러 사람과 어울려 한국식 바비큐를 먹었던 순간은 확실히 뇌리에 남아 있다.
 코펜하겐(덴마크)=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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