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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북·미 ‘하노이 노딜’ 재발 막을 중재안 고심

강경화 외교부 장관(오른쪽)과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20일 블랙호크 헬기를 타고 오산 공군기지로 향하고 있다. [사진 해리스 대사 트위터]

강경화 외교부 장관(오른쪽)과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20일 블랙호크 헬기를 타고 오산 공군기지로 향하고 있다. [사진 해리스 대사 트위터]

문재인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유엔총회가 열리는 미국 뉴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만난다. 취임 후 9번째 한·미 정상회담이다. 이르면 이달 말 재개될 것으로 보이는 북·미 실무협상에 앞서 이뤄지는 회담이다. 당초 올해 유엔총회에는 문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이 성사돼 전격적으로 방미가 결정되면서 22일 출국하게 됐다.
 

23일 뉴욕서 9번째 한·미 정상회담
실무협상 전 북한 체제 보장안 조율
북 김명길 “리비아 방식 포기는 결단”

방위비 분담금 증액, 지소미아 논의
아베와는 한·일 정상회담 계획 없어

문 대통령 앞에는 북한 비핵화 로드맵을 조율하고 북·미 실무협상을 촉진해야 하는 과제가 놓여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0일 “최종적으로 집중하는 것은 북한 비핵화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협의”라며 “지난번 하노이 회담과 같은 사태가 발생하지 않기 위한 논의가 주로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하노이 노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북·미 간 의견 차이를 줄이는 방안 마련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북한이 실무협상 재개를 앞두고 체제 보장과 제재 완화를 주요 협상 의제로 내건 만큼 미국이 이 부분에서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중재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청와대는 특히 북한의 안전 보장에 주목하고 있다. 방미 중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지난 19일(현지시간) “최근 북한은 비핵화 상응조치와 관련해 제재 완화보다 체제 보장으로 방점을 옮기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도 문 대통령이 제시할 수 있는 방안으로 거론된다. 제재 완화 역시 문 대통령이 거론할 의제라는 게 청와대 안팎의 관측이다.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남북관계 진전을 도모하려는 맥락에서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한국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과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 문제 등을 둘러싸고 제기된 한·미 동맹 균열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도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금 단계에서 회담 의제의 디테일한 부분을 언급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정상회담에서 나올 수 있는 의제들에 대해선 당연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방위비 분담금 증액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돌출 발언을 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미국의 전향적 태도를 이끌어내기 위해 미국과의 다양한 경제 협력 카드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에서 정상외교가 숨가쁘게 진행되는 동안 제3국에선 북·미 실무협상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9월 중하순’으로 시기를 못박았기 때문에 이르면 이번 주말을 전후해 실무협상의 구체적인 시간·장소 등 윤곽이 나올 수도 있다. 한 소식통은 “미국이 판문점이나 평양을 선호하지 않아 장소는 제3국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실무협상에서 북·미가 교환할 ‘새로운 셈법’도 관건이다. 북한은 일찌감치 외무성 미국국장 명의 담화(16일)를 통해 ‘제도 안전’과 ‘발전을 방해하는 위협과 장애물(제재)’의 제거를 원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는 20일 담화를 내고 “트럼프 대통령이 ‘리비아식 핵 포기’ 방식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조미(북·미) 관계 개선을 위한 ‘새로운 방법’을 주장했다는 보도를 흥미롭게 읽었다”며 “보다 실용적인 관점에서 조미 관계에 접근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현명한 정치적 결단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김 대사는 이번 북·미 실무협상에서 북측 수석대표로 나설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새로운 방법’에 어떤 의미가 함축됐는지 그 내용을 다 알 수 없지만 조미 쌍방이 서로에 대한 신뢰를 쌓으며 실현 가능한 것부터 하나씩 단계적으로 풀어나가는 것이 최상의 선택이라는 취지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북측에서도 기대를 갖고 협상에 임하겠다는 뉘앙스가 담긴 발언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최근 담화 등을 볼 때 북한은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제재 완화를 얻어오길 원하고 있는 듯 싶다”며 “한국이 북한의 심부름꾼으로 비춰지면 곤란한 만큼 한·미 대화에서 비핵화의 조건부라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 뉴욕 순방 기간 한·일 정상회담은 개최되지 않을 전망이다. 청와대는 한·미·일 3자 정상회의 가능성도 희박하다고 밝혔다.
 
위문희·이유정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포함의 아픔을 아직도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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