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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연천 돼지열병 바이러스, 냉동 상태로 1000일 생존

경기도 파주시 적성·파평면에 있는 농장 두 곳에서도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의심 신고가 20일 접수 됐다. 방역 담당자들이 양돈농장 앞에서 외부인 차단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도 파주시 적성·파평면에 있는 농장 두 곳에서도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의심 신고가 20일 접수 됐다. 방역 담당자들이 양돈농장 앞에서 외부인 차단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도 파주와 연천의 양돈농장에 유입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African Swine Fever Virus, ASFV)는 중국과 북한을 휩쓸었던 것과 같은 ‘유전형(genotype)Ⅱ’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 유전형의 바이러스는 1998년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에서 출발해 2002년 모잠비크, 2007년 조지아, 2012년 러시아, 2018년 중국, 올해 북한을 거치는 등 대륙을 동진했다. 조호성 전북대 수의대 교수는 20일 중앙SUNDAY와 인터뷰에서 “농림축산식품부가 공식적으로 발표는 하지 않았으나 국내에서 분리된 바이러스도 ‘유전형Ⅱ’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현재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농림축산검역본부의 아프리카돼지열병 역학조사위원이다. 바이러스의 유전형은 유전자 염기서열 등을 분석하면 알 수 있다.
 

전문가 “공식 발표 없지만 유전형Ⅱ
중국·북한 휩쓸던 바이러스와 같아”

“북 멧돼지 탓 주장은 확인 안 돼”
“앞으로 일주일, 확산 막는 골든타임
발생 농장 500m내 살처분 강화를”

그는 “지난 17일 파주 농장에서 폐사한 돼지는 어미 돼지였는데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나서 일주일가량 발열 증세를 보이다 죽은 것으로 보인다. 급성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ASFV는 병원성(병을 일으키는 특성)으로 따질 때 급성·만성 등으로 나뉜다. 급성 바이러스의 잠복기간은 5~10일이다. 파주와 연천 폐사 돼지의 감염 시기는 추석 연휴 직전 지난 10~11일쯤으로 추정된다.
 
아직 검역당국의 역학조사 결과 바이러스가 어떻게 유입됐는지 경로는 밝혀지지 않았다. 북한에서 넘어온 멧돼지나 축산 폐수에 의한 오염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으나 분명하지 않다. 쥐나 진드기, 파리 등에 의해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사례도 외국 연구에 보고돼 있다.
 
검역본부 해외전염병과의 한 전직 수의연구관은 “북한 멧돼지가 강물을 따라 떠밀려 왔을 것이라는 언론 보도도 있는데 이건 추정에 불과하다”며 “최초로 신고한 농장과 최초 감염 농장이 다를 수도 있다. 역학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직 드러나지 않은 최초 감염 농장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역학조사를 통한 감염 경로 파악도 자칫 미궁에 빠질 수도 있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특히 이 바이러스는 냉동 상태에서도 1000일 이상을 생존할 수 있으며, 노출된 곳에선 1년도 살 수 있다. 중국과 베트남에서는 사람들이 죽은 돼지를 시장에 내다 팔거나 하천에 내버리는 바람에 빠른 시간에 전염병이 퍼졌다. 바이러스는 최소한 섭씨 70도 온도로 30분 정도를 가열해야 죽지만 그러지 않은 상태에서는 생존력이 강하다는 게 학계의 연구 결과다. 바이러스가 일단 유입돼 자리를 잡게 되면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유럽과 러시아 등에선 이미 이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켜 만성 바이러스로 전환됐다. 바이러스가 토착화되는 단계에 들어간 것이다. 중국에선 바이러스가 전국으로 퍼지면서 토착화 단계에 들어갔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다.
 
방역당국은 지난 7월 ‘ASF 긴급행동지침(SOP)’을 개정해 방역과정에서 드러난 제도적 미비점을 보완하고 행동요령을 확정했다. 개정된 지침에 따르면 같은 방역대에서는 이동제한 명령이 내려지고, 바이러스 발생 농장과 농장에서 500m 내 농장에선 즉시 살처분이 이루어진다.
 
현재 바이러스가 발견된 농장들은 동일한 방역대 안에 위치해 있다. 조 교수는 "17·18일 확진 농가가 같은 방역대에서 발생한 것이어서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앞으로 일주일이 피해 확산을 막을 수 있는 골든 타임”이라고 말했다. 바이러스가 파주와 연천을 넘어서지 못하도록 차단방역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악의 상황은 바이러스가 이 방역대를 벗어나 발견됐을 때다. 통제 불가능한 상황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바이러스의 토착화라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이제라도 방역당국이 좀 더 과감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과거 구제역 발생 때 구제역 발생 농장에 대해서만 살처분조치를 했다가 구제역 확산을 막지 못했던 전례가 있다. 농장주들의 반발이 크겠지만, ASF의 경우 발생 농장 500m 이내 살처분 조치를 좀 더 강화해  3㎞ 이내로 확대하고 피해 농장에 대해 보상을 해주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바이러스(ASFV)
ASF는 바이러스성 출혈성 돼지 전염병. 가축전염병예방법상 제1종 법정전염병에 속하는데 사람이나 다른 동물은 감염되지 않고, 돼지와 멧돼지 등만 걸리며 치사율 100%다. 바이러스의 크기는 200nm(나노미터, 1nm는 10억분의 1m) 정도. ASFV는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총 23개의 유전형(genotype)으로 구분된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돼지나 멧돼지의 침, 오줌, 분변, 혈액 등에 접촉한 다른 동물에 전파된다. 감염 돼지고기가 들어간 잔반을 돼지에게 먹이면 감염된다. 바이러스는 차량과 사료 등에 들어가 퍼지기도 하며, 진드기가 감염돼지 피를 빨아먹고 전파하기도 한다.
급성형(Acute)
ASFV에 감염된 돼지에게서 가장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 바이러스가 돼지의 몸에 들어오면 5~10일 이내 100% 죽는다. 감염 후 증상은 발열이며, 돼지의 입과 코 주변에 기포가 나타난다. 돼지의 비장이 정상보다 최대 6배 커지고, 출혈이 내장에서 나타나며 쇼크사한다. 경기도 파주와 연천은 급성형으로 보인다.

  
강홍준 기자, 김여진 인턴기자 kang.h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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