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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토크] 최정이 고스트키친 대표, 배달음식점 실패하고 '공유 주방' 연 이유



‘배달음식’ 시장은 1~2인 가구를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서울지역 내에 1인 가구가 가장 많이 분포하고 있는 곳은 단연 관악구지만, 배달업이 가장 성행하고 있는 지역은 바로 강남구란다.

 명실공히 ‘배달 톱’ 강남구를 중심으로 최근 새로운 형태의 배달음식 전문점들이 생겨나고 있다. 바로 공유 주방 형태의 배달음식점들이다.

 공유 주방이란 한 곳에 여러 개의 주방이 모여 있고 각 주방을 각기 다른 주인장이 사용하게 되는 형태인데, 흡사 ‘고객용 테이블이 없는 푸드코트’와 같다.

 18일 오후 공유 주방 ‘고스트키친’ 강남점에서 최정이 단추로끓인수프 대표를 만나 공유 주방을 둘러봤다. 최근 오픈한 강남점은 26곳의 주방 중 13곳에서 각기 다른 메뉴로 자영업에 뛰어든 사장들이 음식을 만들고 있었다. 1호점인 삼성점에는 14곳의 주방 중 7곳이 자리를 채웠다고 했다.

 고스트키친은 최근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메가인베스트먼트 등 투자사로부터 92억원의 투자 유치를 받은, 주목 받는 ‘스마트 공유 주방’ 서비스다.

 최정이 대표는 소위 ‘배민마피아’로 불리는 배달앱 ‘배달의민족(이하 배민)’ 출신으로 배달음식업과의 연은 꽤 오래됐다고 했다. 잘 다니던 배민을 그만두고 ‘고스트키친’을 만들기 위해 2년 동안에는 직접 배달음식점을 운영하기도 했다.

 최 대표는 “나는 공대생이고 잘 짜여진 것을 좋아한다”며 “‘백종원의 골목식당’ 프로그램을 보면서도 ‘저건 아니야’라고 했다. 그래서 식당도 창업해보기로 한 것이었다”라고 말했다.

 결과는 실패였다. 1억원을 벌어도 매달 500만원씩 적자가 났다. 하지만 그 실패의 경험들과 노하우는 고스트키친을 운영하는데 피와 살이 됐다.
 

 - 배달의민족을 그만둔 이유는.

 “큰 시장에서 큰 비즈니스가 만들어진다. 레드오션이라고 하면 어쨌든 ‘큰 시장’이라는 이야기도 된다. 그 중 ‘의식주’와 관련된 시장은 큰 시장이다.

 시장에서 큰 흐름의 변화없이 뛰어들면 성공할 가능성이 낮을 것이다. 배달의민족은 배달앱들이 나오면서 ‘푸드 이커머스’라는 정의를 만들어냈다. 온라인 앱을 통해 음식을 주문하는 시장을 만든건데, 그 다음 단계는 이런 변화에 맞춰서 음식을 만드는 외식업의 혁신이라고 생각했다.

 배달앱이 발전하고 커져도 음식을 만드는 곳은 변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맥도날드가 프랜차이즈를 발전시켰듯이, 배달에 특화된 오프라인 비즈니스를 혁신하는 데 큰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보고 배민을 그만뒀다.”
 

 - 첫 스텝이 직접 식당을 운영해보는 것이었다.

 “공대생이 실험하던 마음으로 체계적으로 이것도 만들어나가다 보면 혁신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하면서 느낀 것은 대한민국 F&B(식음료) 시장이 열악하다는 것이었다.

 요리사를 고용해야 하는데 배달만 한다니까 안오더라. 실제로 면접 시간 직전까지 통화한 면접자가 있었는데, 30분이 지나도 안와 다시 전화해보니 전화기가 꺼져있던 적도 있었다.

 그래서 소위 말하는 ‘복지’를 강조했다. 하루 8시간 일하고 주 5일제에 연차 수당 등 고용주가 노동자에게 제공해야 하는 당연한 것들 말이다. 요리사들이 말이 안된다고 하면서 왔는데, 그 이후부터는 지인들을 데려 올 정도로 만족했다.

이들이 정말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그러다보니 계속 적자였다.”
 
[고스트키친 강남역점1]

[고스트키친 강남역점1]


 - 배달음식점 운영을 실패하고도 공유 주방을 열었다.

 “원래 생각했던 건 배달음식점이 체계적인 시스템화가 되면 공유 주방을 할 생각이었다. 계획은 ‘우리가 하라는대로 하고 사장님은 요리만 하시면 된다’였다. 어떤 투자자는 ‘정작 이익도 못냈으면서, 사장님들에게 나쁜 짓을 하고 있다’고 했다. 자영업 형태가 적절한 것이 있고 기업 형태가 적절한 것이 있는데, 자영업이 기업 형태인 건 어려웠다.”
 

- 실패로 얻은 것도 있을텐데….

“실패했을 때, 실제 배달음식점 할 때 성가신 부분이 주문을 받고, 라이더를 부르고, 확인하고, 고객 불만 전화를 대응하고 하는 것들이었다.

그래서 우리가 ‘발가락’이라고 시스템을 만들었다.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사장님이 발가락으로 할 수 있을 정도로의 편리한 시스템’이라고 했다.  

 고스트키친에 입점하면 태블릿PC와 빌지 프린터를 제공한다. 사장님은 접수된 주문을 확인하면 태블릿PC 시스템에 ‘접수완료’를 누르고, 음식이 완성되면 ‘조리완료’ 버튼만 누르면 된다. 나머지는 발가락이 알아서 한다. 즉, 사장님은 주문을 확인하고 요리만 하면 된다.”
 

 - 정확히 어떤 방식으로 시스템이 흘러가는지 설명해달라.

 “예를 들어 고스트키친 강남점에 입점한 ‘서울숲쭈꾸미’에 고객이 배달의민족이나 요기요로 음식을 주문하면 시스템에 주문이 뜬다. 기존 배달음식점 사장님들은 배달앱 각각의 시스템을 따로 이용해서 여기저기 확인하느라 정신없지만, 발가락에는 주문된 배달앱에 관계없이 주문내역이 보인다. 요리할 때에는 어느 앱에서 주문이 들어왔는지는 크게 상관이 없다.

 주문을 확인하면 ‘주문 확인’을 누르고 조리를 시작한다. 조리가 완료되면 사장님은 ‘조리 완료’ 버튼을 누르고 고스트키친 서비스와 연계된 배달대행업체 ‘부릉’으로 라이더가 배치된다. 라이더가 고스트키친에서 픽업을 해서 고객에게 배달하게 된다.” 

 
 - 배달의민족에서 일했던 경험도 도움이 됐을 것 같다.

 “배민에서 처음 느꼈던 충격은 지금까지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에서 사업 아이템을 찾으려고 했는데 좋은 방법이 아니었다는 것이었다. 잘 할 수 있는 아이템이 중요하긴 하지만, 큰 시장에서 큰 변화를 잘 타야지 큰 사업이 되지 기술력만 있다고 좋은 사업이 되는 건 아니구나 싶었다.

두 번째는 문화라는 부분에서 많이 배웠다. 배민의 문화를 많이 이야기한다. 배민 가기 전에도 창업은 해봤지만, 막상 회사 문화 어떻게 가져가면 좋겠는지는 만들어본 적이 없었다.

 문화라는 건 얘기한다고 자리가 잡히는 게 아니라 행동해야 자리를 잡는 것이었다. 창업자의 핏에 맞는 걸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표가 할 수 있는 것, 정말 사랑하는 행동양식들이 문화가 되는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대표가 반복하면 다른 구성원들도 따라할 수밖에 없구나 하는 걸 확실히 배웠다.

 그래서 매니저들에게 두 가지 숙제를 줬다. 사장님에게 진통제를 줄 것, 그리고 비타민도 줄 것을 요청했다.

사장님들한테 진통제가 잘 동작해서 아픈 곳이 사라지면, 여기서 비타민이 필요하다. 여기서 비타민이란 ‘문화’다.

 예를 들면 26개 매장이 있는데 비슷한 매장을 하는 사장님은 경쟁이냐, 협력이냐는 것이다.

보통 어떻게든 잘 지냈으면 좋겠다는 게 이상적으로 바라는 것이다. 배민 경험을 토대로 보면 이건 행동으로 된다.

보통 매니저들에게 생각하는 문화를 써보라고 하면, 행동이라기보다는 가치에 해당하는 것들이다. 화목했으면 좋겠다’와 같은 이야기를 하는데, 그래서 매일 할 실천들을 동사로 써오라고 했다. ‘고스트키친에 입주한 사장님들은 매일 아침 다른 사장님들과 인사합니다’ 같은 행동들 말이다.

조직을 구성하는 대다수 사람들이 일관되게 행동하다보면 문화가 되는 것이니까.”
 

 - 공유 주방이 커질 것으로 보는 이유는.  

 “과거에 이커머스가 커온 것만 봐도 ‘배송’ 같은 오프라인 혁신이 굉장히 중요하다. 음식도 어떻게 배송됐느냐, 배송 퀄리티 등 중요한 부분들이 있는데, 이를 해결할 근본적인 솔루션이 ‘규모있는 매장’이었다.

 여기서 인상깊었던 것은 야식집이다. 보통 한 명의 라이더가 하루에 10~12시간 일할 때 평균 50건을 하려고 한다. 1건당 3000원 벌면 15만원이다. 보통은 그 이상 한다.

잘 나가는 야식집들은 배달대행을 쓰지 않고 자기들이 직접 고용한다. 많은 곳은 오토바이를 15대씩 갖고 있는 곳도 봤다. 안나오는 사람이 있어도 12대는 돌아간다. 그럼 하루 600건이다. 2만원씩만 잡아도 1200만원을 번다. 그럼 한달 매출이 3억~4억원이 나온다.

여기서 ‘모여있는 게 이렇게 중요하구나’ 깨달았다. 이게 규모의 경제다. 그 부분을 고스트키친이 하면 모범답안이라고 생각한다.”

 
 - 수익은 어디서 나오나.

 “임대료 밖에 없다. 강남점은 월 170만원, 삼성점은 월150만원이다. 배민에 다니면서 배운 것이 ‘수수료 0’이나 슈퍼리스트 광고 폐지하는 것과 같이 변화를 줬던 것이다. 사실 수수료 제로로 할 때 쉽지 않은 결정이었고, 확신은 아무도 없었다. 맞는 방향이라고 판단해서 했다.  

 이 때 배달음식점 사장님들에게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이익을 취하려고 하면 크게 될 수 없다고 배웠다. 원론적 믿음이었다.

 앞으로 사장님들하고 같이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식재료도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있고, 배달을 지금 대행사를 통해 하고 있지만 나중에는 배달도 직접 할 생각도 있다.

야식집도 10명의 라이더를 고용하는데, 고스트키친은 100명이고 200명이고 고용할 수 있을 것이다.”
 

- 강남점 다음은 어디인가.

 “송파구 석촌호수 근처에 석촌점이다. 부동산을 알아보고 있는 곳은 마포나 노원·서초·관악 등을 보고 있다.”
 

 
 - 배달음식점 사장님들이 고스트키친을 사용해야 하는 이유는.

 “처음 외식업에 뛰어들 때 자본금이 부족한 창업자들의 경제적 문제를 해결해주고 진입장벽을 낮춰주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하다보니 자기가 하고 있는 외식업을 규모로 키우려는 사장님들이 오히려 긍정적으로 봤다. 공유 주방이 매장 하나를 운영하기 위한 베타 테스트의 장이 아니라, 규모있는 F&B 사업을 하려고 하는 분들에게 인프라 사업을 하는 것이라고 본다.”

 
 - 최 대표가 그리는 50주년의 고스트 키친의 모습은.

 “최근 SNS에서 문구를 하나 봤는데, ‘지금까지 역사상 맥도날드 창업자인 레이 크록보다 백만장자를 많이 만들어준 사람은 없다’였다. 굉장히 울림이 컷는데, 50년 후에는 모든 사장님들이 부자가 됐으면 좋겠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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