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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칭] 피해자 눈물이 증거? 믿을 수 없는 이야기

믿을 수 없는 이야기   [넷플릭스]

믿을 수 없는 이야기 [넷플릭스]

10대 소녀가 알수 없는 남자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 증거는 없다. 허위 신고일까? 경찰과 이웃들의 시선은 아리송하다. 결말까지 눈을 뗄 수 없는, 잘짜여진 반전 수사극이자 여성혐오에 대한 세련된 고발. 실화라 더 값지다.


이런 사람에게 추천
반전있는 수사극이 보고싶다면
여성혐오에 대한 세련된 접근이 궁금하다면


이런 사람에겐 비추천
난, 뼛속까지 남성우월주의자야!
자세한 성범죄 묘사는 불편한데...

피해자의 눈물, 법밖의 증거  
근래에 페미니즘을 공격할 때 쓰이는 말이 있다. ‘피해자의 눈물이 증거입니다’라는 표현이다. 한 방송기자가 했다고 잘못 알려진 이말(실제로는 ‘피해자의 진술이 증거입니다’고 했다)은 페미니스트들의 무논리 또는 과격함을 조롱하는 말로 자리잡은 것 같다. 누군가의 억지 울음 한번에 없던 성폭력도 있던 게 된다면, 그래서 억울한 사람이 가해자로 몰린다면,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피해자의 눈물은 법적증거는 아닐지언정, 무시못할 심증이다.  [사진 넷플릭스 ]

피해자의 눈물은 법적증거는 아닐지언정, 무시못할 심증이다. [사진 넷플릭스 ]

하지만 일반화는 어렵다. 모든 경우에 눈물이 증거가 된다는 말처럼, 반대로 모든 경우에 눈물은 증거가 될 수 없다는 말도 성급하다. 피해자의 눈물이 법원에서 채택될 수 있는 증거는 아닐지언정, '법밖의 유력한 심증'이 될 수 있다. 동시에 경찰과 수사기관이 진짜 법적증거를 찾아 열심히 수사해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가 될 수 있다. 이 드라마는 피해자의 눈물을 외면했을 때 초래할 비극을 여실히 보여준다.

잘 짜여진 반전 수사극
증거가 없잖아? 그럴 수 있어, 우리 솔직해지자. 허위 신고를 종용받는 마리. [사진 넷플릭스 ]

증거가 없잖아? 그럴 수 있어, 우리 솔직해지자. 허위 신고를 종용받는 마리. [사진 넷플릭스 ]

드라마는 미국 워싱턴주에 사는 18세 소녀 마리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마리는 어느날 새벽 홀로 사는 임대 아파트에서 복면을 쓴 남성에게 성폭행을 당한다. 마리의 불완전한 기억과 진술의 사소한 모순. 경찰은 마리의 진술을 허위로 판단하고 그녀를 무고 혐의로 기소까지 한다.

마리는 무고 혐의로 기소돼 재판장에 선다 [사진 넷플릭스 ]

마리는 무고 혐의로 기소돼 재판장에 선다 [사진 넷플릭스 ]

평이하게 진행되는듯 하던 드라마는 무대를 옮겨 인근 지역의 비슷한 범죄로 확장된다. 마리가 진술한 것과 유사한 수법의 성폭력 범죄가 인근 지역에서 잇따라 발생하면서다. 마리의 담당경찰 파커와는 달리 케런과 그레이스 두 여형사는 종횡무진 증거를 찾기 위해 활약한다. 그녀들의 수사는 마리 사건의  반전을 일으키는 마지막 퍼즐조각이 될 수 있을까. 될듯말듯 시청자와 밀당하는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어느덧 8개 에피소드는 훌쩍 지나가버린다. 반전은 직접 확인하시길.

페미니즘 드라마라고?
여성혐오를 다룬 드라마니 노골적인 페미니즘 드라마라고 꺼릴 남성 시청자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특별히 진보적이지 않은)남성으로서 말하건데, 그냥 보시라. 남성 경찰의 삐딱한 시선과 여성 경찰들의 활약이 대비되긴 한다. 하지만 드라마는 착한 여성과 나쁜 남성이라는 이분법 같은 투박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하지 않는다.

케런과 그레이스는 증거없는 성폭력 사건에 매달린다. [사진 넷플릭스 ]

케런과 그레이스는 증거없는 성폭력 사건에 매달린다. [사진 넷플릭스 ]

드라마속 마리에 대한 냉담한 시선은 성별과 인종을 초월한다. 처음부터 주변사람들이 그녀에게 적개심을 드러내는 것도 아니다. 수사기관이 만들어내는 방향성, 즉 제도와 시스템이 만들어낸 프레임은 마리에게 연민을 품던 사람들조차 하나둘 혐오의 행렬에 동참하게 한다. 여기에는 마리의 절친이었던 친구(물론 여성)도 있고 마리를 아끼는 위탁모도 있다.

마리의 친구들은 사건 후 그녀를 위로하지만, 경찰 수사를 믿고 그녀를 다시 경멸한다.  [사진 넷플릭스 ]

마리의 친구들은 사건 후 그녀를 위로하지만, 경찰 수사를 믿고 그녀를 다시 경멸한다. [사진 넷플릭스 ]

그러니 이 드라마를 페미니즘이 아니라고 우기는 것도 우습지만, 노골적인 페미니즘 드라마로 분류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을 것 같다. 제도와 시스템이 어떻게 여성혐오를 조장하고 확대재생산하는지를 입체적이고 세련되게, 그리고 담담하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퓰리처상을 받은 실화 
드라마의 이야기와 등장인물은 대부분 실제에 바탕을 두고 있다. 마리의 이야기는 미국 인터넷매체 퍼블리카의 저널리스트인 크리스천 밀러와 켄 암스트롱이 취재한 내용을 재구성했다. 방대한 자료를 분석하고 인터뷰한 이들은 해당보도로 2016년 언론상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퓰리쳐상(해설보도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드라마를 보고 조금 더 마리의 이야기를 알고 싶다면 이들의 책 <믿을 수 없는 강간 이야기>를 읽어보길 권한다.

뭐라구요? 마리 같은 사건이 또 있었다구요? 당황하는 담당 형사 파커 [사진 넷플릭스 ]

뭐라구요? 마리 같은 사건이 또 있었다구요? 당황하는 담당 형사 파커 [사진 넷플릭스 ]


제목    믿을 수 없는 이야기(Unbelievable)
출연    토니 콜렛,  메릿 위버, 케이틀린 디버
등급    19세 이상 
평점    IMDb 8.7 로튼토마토 96% 에디터 꿀잼 





와칭(watc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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