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해외펀드 동원 자녀에 편법 증여…기업주에 수십억 추징

김현준

김현준

부동산 임대업자인 할아버지는 역세권 꼬마빌딩을 만 3세인 손자에게 편법 증여했다. 매매계약서를 쓰고 정상 매매인 것처럼 꾸몄지만, 잔금 없이 전체 양도금액의 5%인 계약금만 받고 소유권을 손자에게 이전했다. 할아버지의 증여세 탈루 혐의는 결국 국세청(청장 김현준)에 적발돼 수억원대 세금이 추징됐다.
 

국세청, 자산가 219명 세무조사
파생상품 이용 등 탈세 교묘해져
세살 손자에 판 것처럼 빌딩 이전

A제조업체 사주는 자녀에게 거액의 재산을 증여하려고 해외펀드를 동원했다. 해외펀드는 자녀 소유 회사 B기업의 주식을 시장가격보다 비싸게 사들였고, A사는 해외펀드와 풋옵션 계약을 체결하는 식으로 이를 보상해줬다. 해외펀드를 ‘우회로’로 활용해 자녀 소유 회사의 주식가치를 ‘뻥튀기’ 하는 식으로 재산을 편법 증여한 것이다. 국세청은 수십억원대 증여세를 추징하고 회삿돈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국세청은 19일 이런 탈세 혐의가 있는 고액 자산가와 미성년·연소자 부자 219명에 대한 전국 동시 세무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들의 보유 재산은 총 약 9조2000억원(1인당 평균 419억원)에 달하며 1000억원 이상 보유자도 32명에 이른다.
 
국세청은 세법 망을 피해 기업이 번 돈을 사주 일가에 빼돌리거나 정상 거래로 꾸몄지만 세금을 내지 않고 자녀에게 부를 이전하는 행위 등을 엄격히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과거에는 탈세 수법이 매출누락이나 가공원가 계상 등 비교적 단순했으나, 최근에는 파생상품을 이용하는 등 수법이 교묘해지고 있다는 게 국세청의 설명이다. 이준오 국세청 조사국장은 “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투자와 고용에 쓰여야 할 자금이 사주 일가의 치부에 유용되는 일이 없도록 부당한 부의 이전에 대응하게 된 것”이라고 조사 취지를 설명했다.
 
조사 대상자는 납세자가 신고한 재산·소득 자료와 외환 거래, 금융정보분석원(FIU) 자료, 언론 보도 등을 바탕으로 부당 내부거래와 차명주식 거래 등을 검증했다. 검증에는 차세대 국세행정시스템(NYIS) 등 정보기술(IT) 분석 도구도 활용됐다.  
 
조사 대상자 중 미성년자와 연소자는 147명에 달했다. 이중 무직자 16명, 학생 12명, 미취학 아동 1명 등 돈 벌 능력이 없는 데도 부모의 편법 증여로 고액의 부동산과 주식·예금 등을 보유하는 사례도 상당수 발견됐다. 이들 조사 대상 미성년·연소자 가구는 2012년 약 8000억원 규모 재산을 보유했지만, 지난해에는 약 1조6000억원(평균 111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이 국장은 “필요하면 조사 대상자의 친·인척이 증여 자금을 조성한 경위와 소득세 탈루 여부 등도 면밀하게 추적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김도년 기자 kim.donyn@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