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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사건 용의자는 1급 모범수···가구제작 전시회 입상도"

1987년 1월 5차 사건 현장인 화성 황계리 현장을 경찰이 살펴보고 있다.[연합뉴스]

1987년 1월 5차 사건 현장인 화성 황계리 현장을 경찰이 살펴보고 있다.[연합뉴스]

 
1980년대 후반 국민을 공포에 몰아넣었던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유력 용의자 이모(56)씨가 1995년 10월부터 24년간 부산교도소에서 1급 모범수로 수감 생활을 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부산교도소 측은 “모범수는 맞다. 하지만 가석방을 검토한 바 없으며, 고려치도 않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화성 연쇄 살인 사건 용의자 이모(56)씨
1995년 10월부터 부산교도소 수감 생활
규율 위반 없이 동료와 원만한 관계유지
교도소 측 “가석방 검토한 바 없다” 밝혀

 
이날 부산교도소에 따르면 이씨는 95년 7월 살인죄로 무기징역이 확정돼 같은 해 10월 23일부터 부산교도소에서 수감 생활을 하고 있다. 1994년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기 때문이다. 
 
이씨는 수감 생활 동안 규율위반 등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아 징벌이나 조사를 받은 적이 없으며, 동료 수용자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4개 등급으로 나뉘는 수감자 등급 중 가장 높은 S1(1급 모범수)으로 분류됐다. 이씨는 주로 다른 수용자와 함께 혼거실(대방)에서 생활해왔다. 
 
하지만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되면서 18일 경찰의 접견 수사를 받은 뒤 교도소 측이 이씨 안전 등을 위해 독거실(독방)에 수용했다.  
화성 연쇄살인사건 7차 사건 당시 용의자 몽타주 수배전단. [연합뉴스]

화성 연쇄살인사건 7차 사건 당시 용의자 몽타주 수배전단. [연합뉴스]

교도소 측은 “매년 2~3회 가족과 지인이 접견을 오고 있으며, 수용 생활 초기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작업장에 나가 노역을 하고 있다. 가구제작 기능사 자격을 취득했으며 교정작품 전시회에 출품해 입상한 경력도 있다”고 밝혔다. 

 
이씨가 부산교도소에서만 계속 수감 생활한 것은 교도관 지시에 잘 따르고 모범수여서 가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강희 부산교도소 총무과장은 “1급 모범수 지정은 맞지만, 한 번도 사고를 안 쳤다고는 할 수 없다. 1급 모범수 지정도 상황마다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교도소 측은 그러나 “그동안 가석방을 검토한 바 없으며, 현재 고려치도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도소 측은 수감자의 재범예측도 등 여러 상황을 따져 가석방 여부를 결정하지만, 가석방 여부는 개별 수용자마다 모두 다르다는 게 교도소 측 설명이다. 
  

이씨가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됐다는 사실에 교도소 관계자들은 깜짝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관계자는 “이씨는 평소 말이 없고 조용히 수감 생활을 해온 대표적 모범수”라며 “희대의 연쇄살인 사건 용의자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교도소 측이 처제 살인사건 외에 다른 사건 연루 여부를 전혀 알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씨는 화성 연쇄살인 사건과 관련된 사건 10건 중 3건의 피해자 유류품에서 나온 DNA와 일치해 용의자로 특정됐다. 화성 연쇄살인 사건 10건 중 5차(1987년), 7차(1988년), 9차(1990년) 사건에 해당하는 용의자로 확인된 것이다. 
경찰이 19일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19일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이씨는 화성 연쇄 살인사건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 18일 수감 중인 교도소로 찾아온 경기남부경찰청 소속 경찰은 이씨를 상대로 수용자 별건 수사를 벌였다. 이씨는 경찰의 추궁에 별다른 반응 없이 담당한 표정을 지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1차 수사 접견 때 혐의를 부인한 이씨 추가조사를 위해 경기 인근 교정기관으로 이감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19일 브리핑에서 “용의자는 1차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했다”고 밝혔다. 해당 사건 공소시효는 2006년 4월 2일에 완성됐다. 용의자에 대한 수사당국의 수사권 및 공소권도 만료됐다. 용의자가 자백해도 처벌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날 브리핑에서 반기수 화성 연쇄살인 사건 수사본부장은 “대표 미제사건에 대해 공소시효가 완성됐더라도 역사적 소명을 갖고 실체적 진실 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1999년 5월 대구에서 김태완(당시 6세) 군이 괴한의 황산 테러로 숨진 뒤 이 사건이 영구미제로 남지 않도록 살인죄의 공소시효를 폐지하자는 여론이 나왔고 국회는 2015년 살인죄 공소시효를 완전히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태완이법)을 통과시켰다. 태완이법은 법이 통과된 2015년 당시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살인죄에 대해서는 법 적용이 가능(부진정소급)하지만, 화성 연쇄살인 사건은 당시 이미 공소시효가 만료됐기 때문에 적용되지 않는다.
 
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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