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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예산·인사권 뺏겠다는 법무부···대검과는 논의조차 안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1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기국회 대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워크숍을 마친 뒤 회의장을 빠져나오고 있다. 김경록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이 1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기국회 대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워크숍을 마친 뒤 회의장을 빠져나오고 있다. 김경록 기자

 
법무부가 검찰 인사와 예산을 책임지는 핵심 보직인 기획조정실장과 검찰국장 자리를 비(非)검사로 채울 방침이다. 검찰국장과 기조실장은 그동안 한 번도 검사가 아닌 일반 공무원이 차지한 적이 없는 자리다. 이와 관련해 대검찰청과의 업무 논의도 전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안팎에서는 '업무 공백'은 물론 ‘정치적 입김’이 반영된 인사와 예산이 가능할 것이란 비판이 이어진다.  
 

검찰 뺀 법무부 양대 요직… 대검찰청 업무 논의도 없었다  

 
법무부 검찰국장은 검찰 인사·예산·조직을 총괄하고 일선 검찰청의 중요 수사와 범죄 정보를 보고받는 자리다. 기조실장은 법무부 장·차관을 보좌하며 법무부의 정책 등을 총괄하는 자리다. 두 자리 모두 검사장 이상 검찰 고위 간부가 줄곧 맡아왔다.  
 
법무부는 전날 조국 법무부 장관이 더불어민주당과 사법·법무개혁 방안 협의를 하는 자리에서 이 같은 내용의 ‘탈(脫)검찰화’를 검찰개혁추진지원단 과제로 제시했다고 19일 밝혔다. 그러나 전국의 검찰청을 지휘하고 감독하는 대검찰청과의 업무 공조는 전혀 없었다고 한다.
 
 

일선 검사들 “협의는커녕 마찰만” "정권 입김에 흔들릴 것"

 
일선에서는 인사와 예산을 틀어쥔 검찰국장 자리에 비검사 출신이 앉는다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업무공백’은 물론 ‘정권 입김’에도 취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법무부 근무 경험이 있는 한 검사는 “(비검찰 출신 검찰국장은) 일선 반발이 큰 정도가 아니라 척을 질 일”이라고 걱정했다. 그는 “수사가 어떤건지, 형사 정책이 어떤건지 알지를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인사와 예산을 할 수 있으며 일선에서 어떻게 그 결과를 수긍하겠냐”며 “여러군데서 마찰이 생길 것이고 협의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르는 사람이 업무를 하니 ‘그 밖의 요인’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이어졌다. 정권 입맛에 맞는 인사가 가능해질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한 검사는 “검사가 업무실적으로 평가를 받지 못한다면 평가는 ‘다른 방식’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정치적 인사가 이뤄질 공산이 크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검사 역시 “검찰에 축적된 객관적 자료에 근거하지 않고 ‘그 밖의 요인’이 영향을 줄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 우려했다.  
 
특히 개정된 검찰청법 취지와도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003년 강금실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과 상의 없이 인사를 했다는 비판에 직면하자 검찰청법 34조(‘검사 임명과 보직은 법무부 장관 제청으로 대통령이 한다. 이 경우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 의견을 들어 검사 보직을 제청한다’)를 개정했다. 이에 대해 한 검사는 “장관이 검사 인사에 앞서 총장 의견을 듣도록 한 건 수사 외압 행사를 막기 위한 것"이라면서 "전체를 보지 않고 검찰 힘만 빼겠다는 건 ‘단견(短見)”이라고 꼬집었다.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이 9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조 장관은 이 자리에서 ’법무부의 검찰에 대한 적절한 인사권 행사, 검찰 개혁의 법제화, 국민 인권보호를 위한 수사통제 등 검찰에 대한 법무부의 감독기능을 실질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록 기자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이 9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조 장관은 이 자리에서 ’법무부의 검찰에 대한 적절한 인사권 행사, 검찰 개혁의 법제화, 국민 인권보호를 위한 수사통제 등 검찰에 대한 법무부의 감독기능을 실질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록 기자

 

굳이 ‘가족 수사’받는 지금 왜?

 
시행 시기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조 장관이 민정수석으로 재임하던 시기에 이미 충분히 비검사 출신 외부 인사 기용을 늘려 왔는데 갑자기 이런 인사안이 추진된 배경이 의문스럽다는 취지에서다. 
 
한 검사는 “갑자기 이런 정책이 추진되는 배경이 뭔지 잘 모르겠다”며 “(탈검찰화 인사는) 장관이 민정수석으로 재직할 때 이미 마무리된 일"이라면서 "검사들은 ‘이제 와서 왜 다시’란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조 장관은 취임사부터 "적절한 검사 인사권 행사"를 언급하며 검찰과 수사팀을 압박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가족 수사 보고만 안 받을 뿐 압박 카드는 다 꺼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조 장관은 국회에서 탈검찰화와 관련된 질문이 이어지자 "그런 말 한 적이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6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각종 의혹에 대해 소명했다. 오종택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6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각종 의혹에 대해 소명했다. 오종택 기자

 

조 장관 '밀착 보좌'해온 검찰 출신 검찰국장·기조실장

 
현재 검찰국장과 기획조정실장직은 이성윤(57·사법연수원 23기)·김후곤(54·25기) 검사장이 각각 맡고 있다. 특히 사실상 장관의 ‘비서실장’을 역할을 하는 기조실장의 경우, 법무부 공무원이 아닌 수사 경험이 풍부한 검사들의 보좌를 받는 것을 장관들이 선호한 이유가 컸다는게 법조계의 전언이다.
 
실제로 검찰 내 대표적 특수통인 김 기조실장은 조 장관이 후보자 시절 인사청문회준비단장을 맡아 조 장관에게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한 해명과 대응 논리를 방어해왔다. 이 검찰국장은 대검 간부들에게 "윤석열 총장의 지휘를 받지 않는 독립 수사팀을 꾸리자"는 제안을 해, 시민단체가 직권남용과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이 검찰국장 등 법무부 고위관계자들을 고발하기도 했다.  
 
한 검사는 “결국 힘이 빠지는 건 법무부다”며 “업무장악력은 물론 발언권과 영향력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검찰 출신 변호사도 “검사들의 조직에 대한 애정과 충성도는 높다”며 “사실상 법무부 장관이 손해를 보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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