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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 일치하는데도 '화성연쇄살인 용의자' 실명 안 쓴 이유

1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서 반기수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장이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 관련 브리핑을 하며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1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서 반기수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장이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 관련 브리핑을 하며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1980년대 전국민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화성 연쇄살인사건 용의자가 33년만에 특정됐다. 그는 청주 처제 살해사건 범인으로 부산교도소에 수감 중인 50대 이모씨였다. 경찰 미제수사팀은 화성 사건 피해자 3명의 유류품에서 용의자 DNA를 추출하는데 성공해 이씨를 특정할 수 있었다.
 
과학적 증거가 나왔지만 이씨는 범죄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사건을 수사 중인 반기수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장은 19일 브리핑 후 "용의자는 1차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했다"고 밝혔다.
 
해당 사건 공소시효는 2006년 4월 2일에 완성됐다. 용의자에 대한 수사당국의 수사권 및 공소권도 만료됐다. 
 
1987년 1월 5차 사건 현장인 화성 황계리 현장을 경찰이 살펴보고 있다.[연합뉴스]

1987년 1월 5차 사건 현장인 화성 황계리 현장을 경찰이 살펴보고 있다.[연합뉴스]

용의자가 자백을 해도 처벌할 수 없는 상황에서 용의자의 범행 부인은 경찰로서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명백한 과학적 증거를 확보했음에도, 법적으로 유무죄를 다툴 수 없기 때문이다. 장기 미제사건의 마지막 퍼즐을 완성할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경찰이 DNA가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도 용의자의 신상을 공개하지 않은 것도 이런 까닭이다. 중앙일보도 용의자 이모씨의 실명을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경찰은 대신 장기 미제사건 진실규명에 이번 사건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반 본부장은 이번 용의자 특정의 의미에 대해 "대표 미제사건에 대해 공소시효가 완성됐더라도 역사적 소명을 갖고 실체적 진실 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성연쇄살인사건 7차 사건 당시 용의자 몽타주 수배전단. [연합뉴스]

화성연쇄살인사건 7차 사건 당시 용의자 몽타주 수배전단. [연합뉴스]

 
현재 살인죄 공소시효는 사라진 상태다.
 
1999년 5월 대구에서 김태완(당시 6세) 군이 괴한의 황산테러로 숨진 뒤 이 사건이 영구미제로 남지 않도록 살인죄의 공소시효를 폐지하자는 여론이 나왔고 국회는 2015년 살인죄 공소시효를 완전히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태완이법)을 통과시켰다.
 
태완이법은 법이 통과된 2015년 당시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살인죄에 대해서는 법 적용이 가능(부진정소급)하지만, 화성연쇄살인사건은 당시 이미 공소시효가 만료됐기 때문에 적용되지 않는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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