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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수주→틈새 공략… 원전 수출, 中企 위주로 간다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 가장 오른쪽이 지난해 영구정지한 고리1호기다.[중앙포토]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 가장 오른쪽이 지난해 영구정지한 고리1호기다.[중앙포토]

대형 신규 원자력발전(원전) 수주 위주 수출 전략을 운영ㆍ정비ㆍ해체로 범위를 넓힌다. 한국전력ㆍ한국수력원자력 같은 공기업뿐 아니라 원전 중소기업도 수출 전선에 뛰어들 수 있도록 정부가 돕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9일 원전수출전략협의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원전 전(全) 주기 수출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협의회엔 산업부와 원전 공기업ㆍ민간기업, 무역보험공사ㆍ수출입은행 등 16개 기관ㆍ기업이 참석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이 자리에서 “우리 원전 산업은 국내외에서 인정하는 경쟁력을 갖고 있지만, 중소기업의 독자적 수출 역량 부족, 원전 운영ㆍ정비ㆍ해체 등 다양한 서비스 시장 진출 미진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며 “우리 원전 수출도 원전 전 주기, 중소ㆍ중견기업 중심 전략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출 활성화 방안의 골자는 그동안 잘해온 것(원전 건설) 대신 새로운 시장(원전 서비스)에 도전하는 내용이다. 신희동 산업부 원전산업정책관은 “신규 원전 건설 시장은 경쟁이 치열하고 불확실해 원전 운영, 노후 원전 해체 같은 후방 시장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 원전 운전ㆍ정비 시장 규모는 연 350억~400억 달러(약 41조8000억~47조8000억원)로 추산된다. 노후 원전 해체 시장은 2017~2030년 123조원, 2031~2050년 204조원 규모다.
 
대책은 중소기업에 힘을 실었다. 신 정책관은 “국내 원전 업계는 중소ㆍ중견기업이 90%인데 수출은 대기업, 대규모 사업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정부가 수출 대상국별 맞춤형 수주를 돕는다. 원전 공기업과 중소기업이 ‘원 팀’으로 해외에 동반 진출할 수 있도록 사절단을 파견하고, 해외 사업자를 초청하고, 해외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식이다. 중소기업 연구개발(R&D) 지원액도 기존 연평균 827억원에서 2019~2023년 연평균 1415억원으로 확대한다. 민관 합동 펀드도 만들기로 했다. 원전 해체 연구소를 설립하고 원전 수출 규제를 간소화한 ‘패스트트랙’을 운영하는 내용도 포함했다.  
 
하지만 기존 ‘탈(脫)원전’ 궤도를 수정하지 않고 마련한 대책이라 땜질 처방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에선 원전 문을 닫으면서 수출을 확대하기 어려워서다. 원전 설계ㆍ건설과 운영ㆍ정비ㆍ해체는 보안 문제가 걸린 데다 서로 시너지를 내는 분야라 칼로 무 자르듯 명확히 경계를 가르기 어렵다. 후방 시장에서도 설계ㆍ건설ㆍ운영자가 강점을 가진다. 성풍현 KAIST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비슷한 원전을 설계ㆍ건설ㆍ운영하지 않고서는 해체 과정에서 어떤 위험에 직면할지 모른다”며“자칫 방사능 유출 참사를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후방 서비스 산업이 원전 건설의 대안이 될 수도 없다. 폐기물 처리 비용을 빼고 원자로 1기를 해체해 벌어들이는 돈은 15년에 걸쳐 약 6000억원, 연 400억원 수준이다. 1기당 8년간 약 4조원, 연간 5000억원가량인 원전 건설 수익의 10분의 1도 못 미친다. 온기운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는 “잘하던 ‘공격수(원전)’를 뒤로 빼고 신참 ‘수비수(원전 운영ㆍ정비ㆍ해체)’를 돕는 건 원전 산업 육성 취지와 맞지 않다”며 “후방 산업을 키우려면 탈원전 정책부터 재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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