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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색? 자주색? 파파라차 사파이어의 미묘한 빛

기자
민은미 사진 민은미

[더,오래] 민은미의 내가 몰랐던 주얼리(25)

파파라차 사파이어(Padparadscha sapphire). [사진 Wikimedia Commons]

파파라차 사파이어(Padparadscha sapphire). [사진 Wikimedia Commons]

 
석양(夕陽)을 닮은 보석이 있다. 석양의 노을 빛깔에 자주색 연꽃이 어우러진 듯한 색상이다. ‘파파라차 사파이어’ 얘기다. ‘파파라차’(padparadscha)란 스리랑카어의 ‘연꽃’을 의미하는 파드마(padma)와 ‘색’을 뜻하는 ‘라가’(raga)의 합성어인 파드마라가(padmaraga)에서 유래됐다.
 
그냥 자주색이라고 부르기엔 오렌지색이 들어 있어 자주색이라 부르기 곤란했고, 그렇다고 오렌지색으로 부르기에는 자색의 색조가 너무 강했다. 그래서 일찍이 스리랑카의 보석 전문가들은 파파라차 사파이어를 “스리랑카의 자색 연꽃이 인도양을 곱게 물들이면서 지는 석양 노을빛과 결혼한 색”이라는 낭만적인 표현을 했다.
 
9월의 탄생석인 사파이어는 흔히 푸른색을 띠는 보석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정확히 말하면, 그렇지 않다. 사파이어는 붉은색을 제외하고 다양한 색상이 존재한다. 사파이어는 강옥(鋼玉, Corundum)의 일종으로 빨간색 커런덤만 루비라고 부르며, 나머지 색을 띠는 모든 강옥이 사파이어다. 돌이 가지고 있는 색을 붙여 녹색 사파이어, 노란색 사파이어라는 식으로 부른다.
 
사파이어가 세팅된 주얼리(목걸이, 반지, 팔찌). [사진 피아제 홈페이지]

사파이어가 세팅된 주얼리(목걸이, 반지, 팔찌). [사진 피아제 홈페이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접두사에 색깔을 붙이지 않는 ‘사파이어’는 푸른색을 뜻한다. 많은 사람이 여러 색의 사파이어 중에서 청색 사파이어를 가장 선호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가장 매력적인 색깔임을 알려 주는 증거다. 보통 사파이어는 루비보다 희소가치가 떨어지지만, 맑고 투명한 청색 사파이어는 예로부터 14세기까지 루비 이상의 최상급 대우를 받았다. 크기가 큰 사파이어(푸른색)는 왕의 보석으로 대접을 받아 왕관이나 왕실의 목걸이, 고위 성직자의 반지로 사용됐다.
 
영국 튜더 왕가의 강력한 군주인 헨리 8세(재위 기간 1509년~ 1547년), 나폴레옹 1세의 첫 번째 아내였던 프랑스의 조세핀 황후(1763년~ 1814년) 등 여러 왕족의 초상화에서 사파이어를 휘감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파이어의 청색은 루비의 열정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영원함, 신뢰와 믿음을 상징한다. 그래서 현재는 약혼반지로 널리 애용되고 있다.
 
헨리 8세의 초상. 사파이어와 다양한 보석이 장식된 의상을 입고있다. [사진 pixabay]

헨리 8세의 초상. 사파이어와 다양한 보석이 장식된 의상을 입고있다. [사진 pixabay]

 
그러나 어떤 한가지 색으로만 표현할 수 없는 미묘한 색을 띠는 돌이 스리랑카에서 발견됐다. 그런 색을 띠는 커런덤을 특별하게 파파라차라고 부른다. 원래 파드마라가(padmaraga)라는 말은 스리랑카인들이 붉은색을 띠는 보석인 루비에 사용하던 용어였다. 그러나 파파라차는 루비의 붉은 색과는 또 확연하게 구별이 되는, 핑크빛이 도는 오렌지색(pinkish orange)이다.
 
수년 동안 일부 서양의 보석상들은 파파라차를 핑크색을 띠는 오렌지색의 스리랑카 사파이어로만 정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보석 전문가들은 이런 미묘한 색을 갖는 사파이어의 독특함을 인정하게 됐다. LMHC(Laboratory Manual Harmonisation Committee, 감정소 매뉴얼 통일 협의회)같이 보석을 다루는 기관에서는 색의 범위를 규정해 놓고, 그런 범주에 드는 돌에 한정해서 ‘파파라차’라는 이름을 사용하기에 이르렀다.
 
보통 오렌지색이 깊을수록 파파라차의 가치가 높다. 워낙 희귀하고 대중적으로 알려진 보석은 아니기 때문에 주얼리 브랜드나 보석상에서 흔히 볼 수는 없지만, 파파라차 사파이어는 존재 자체가 흥미로운 보석이다. 루비와는 형제뻘인 보석이 파파라차 사파이어다.
 
민은미 주얼리 마켓 리서처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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