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왼쪽)과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 [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9/18/9b35c44a-5425-40ad-b200-c3307947e3e3.jpg)
강경화 외교부 장관(왼쪽)과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 [연합뉴스]
강 장관이 지난 1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김 차장과 영어까지 쓰며 싸우지 않았느냐"는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부인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강 장관과 김 차장 간 불화설은 급속히 퍼졌다. 두 사람의 갈등을 넘어 정부 외교·안보 진용 내 엇박자가 심각하다는 우려로 이어졌다.
강 장관 '작심 시인' 뒤 갈등설 일파만파
외교가에선 ‘김현종 깔때기론’을 이야기하는 인사들이 많다. 배경이 명확히 설명되지 않는 이례적인 결정이나 발표가 있을 때마다 김 차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추측으로 이어졌다. 특히 지난 7월 김 차장이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를 청와대가 아닌 외교부 청사에서 만났을 때 석연치 않다는 평가가 많이 나왔다. 여름 개각에서 강 장관이 교체될 것이란 여러 소문과 맞물리면서다. 김 차장은 예전 통상교섭본부장 시절 썼던 9층 집무실에서 스틸웰 차관보를 만났다고 한다.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이 지난달 청와대에서 한-에티오피아 정상회담 전 통화하고 있다. 그 앞은 강경화 외교장관. [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9/18/08a7f438-6f2c-4252-92c9-0a015b59c35b.jpg)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이 지난달 청와대에서 한-에티오피아 정상회담 전 통화하고 있다. 그 앞은 강경화 외교장관. [연합뉴스]
김 차장 업무 스타일, 이례적 상황 연출
그러던 차에 16일 강 장관의 국회 발언이 나오자 17일에는 미확인 '지라시'까지 돌았다. 김 차장이 강 장관과 영어로 싸우다 영어 F로 시작하는 거친 ‘F 워드’ 욕설까지 썼다는 것이다.
당국자는 “사실무근”이라며 “아이들도 아니고, 고위 당국자들이 그런 싸움을 벌인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부인했다.
대일 외교전 중 '적전분열' 양상 우려
자신의 소신을 좀처럼 굽히는 법이 없는 김 차장이 트위터에 “소용돌이치는 국제정세에서 최선의 정책을 수립하려고 의욕이 앞서다 보니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 앞으로 제 자신을 더욱 낮추며 열심히 하겠다”는 글을 올린 것은 이런 우려를 차단하기 위한 청와대 차원의 결정이었을 것이라는 추측도 그래서 나온다.
'급한 불'은 껐지만 불씨 여전
다만 휴전은 했지만, 종전은 아니라는 시각도 많다. 이런 현상은 모든 외교·안보 정책에서 청와대가 전적인 결정권을 행사하고 외교부는 ‘패싱’ 당하는 구조적 문제에서 기인하는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 전경. 유지혜 기자
청와대 기류 "오히려 외교부가 변해야"
청와대 관계자는 “외교부와 산업부의 일하는 방식이 좀 다르다. 대통령 순방 행사 때는 좀 더 창의력을 요구하다 보니 무난하게 가려는 외교부 스타일과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산업부식 김 차장의 스타일이 부딪힌 것이지 뿌리 깊은 갈등이 있다거나 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