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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세 이후에는 기업에 고용 책임, 외국인 근로자 장기 체류 확대

정부가 문재인 정부 임기 내인 2022년까지 기업의 정년을 연장하거나 폐지하도록 의무화하는 '계속고용제도' 도입을 검토한다. 60세 정년 이후 일정연령까지 고용연장 의무를 부과하되 기업이 재고용과 정년연장, 정년폐지 등 다양한 고용연장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법적 정년은 현행 만 60세로 그대로 두지만, 근로자가 일할 수 있는 연령은 올라가는 효과가 기대된다. 급격한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생산연령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정년연장 도입의 '첫발'을 뗀 것으로 풀이된다.  
 

베일 벗은 정부 인구정책
사실상 ‘정년연장’ 첫발

이와 함께 현재 3개월로 돼 있는 외국인 근로자의 재입국 제한 기간을 단축하고, 인구감소지역에 거주하는 우수 외국인에게 장기비자 혜택을 부여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아울러 우리의 군 병력구조를 간부 중심으로 정예화하고, 첨단 기술을 활용해 상비병력을 감축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ㆍ법무부 등 관계 부처와 국책연구기관이 참여하는 범부처 ‘인구정책 TF’는 18일 열린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인구구조 변화 대응방안’을 발표했다. 유례없는 저출산 고령화 현상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생산연령인구 연령구조 변화,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생산연령인구 연령구조 변화,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이에 따르면 정년이 지난 고령근로자를 계속 고용하는 경우 정부가 월 30만원을 지원하는 ‘고령자 계속고용장려금’ 제도를 신설한다. 정년제도를 운영 중인 중소ㆍ중견기업이 정년에 도달한 재직 근로자를 정년 이후에도 계속 고용하는 제도를 도입하거나, 정년을 폐지할 경우 근로자 1인당 월 30만원을 지원한다. 내년 약 1만1000명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있던 ‘60세 이상 고령자 고용지원금’ 제도도 병행 실시된다. 이 제도는 정년을 따로 정하지 않은 사업장에서 고용 기간 1년 이상인 60세 이상 고령자를 일정 비율 이상 고용하면 분기당 일정 금액을 지원하는 제도다. 올해는 근로자 1인당 분기 27만원을 지원했지만 내년부터는 30만원으로 늘린다. 
노년부양비 추이,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노년부양비 추이,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일본의 제도를 벤치마킹해 실질적인 정년연장의 효과를 볼 수 있는 ‘계속고용제도’를 2022년 제도화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일본 정부는 2013년 고령자고용안정법을 개정해 종업원이 희망하면 ▶65세까지 정년 연장 ▶정년 폐지 ▶재고용 세 가지 중 하나의 대안을 기업이 택해 사실상 만 65세까지 고용하게끔 의무화한 바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 제도는 ‘정년 연장’과 실제로 동일한 효과를 내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2022년에 도입을 검토할 예정이며, 도입하기로 결정되면 그 이후에 도입 시점을 다시 논의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노인 빈곤과 생산가능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다. 현재 장년층은 60세에 정년퇴직을 하면 고용시장에서 밀려나 별다른 소득 없이 집에서 쉬거나 소규모 자영업ㆍ비정규직을 전전한다. 근로소득 감소에 따라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구조다. 한국 65세 이상의 ‘상대적 빈곤율’이 45.7%(2016년 기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 회원국 가운데 압도적 1위를 기록하는 이유다. 일하는 노인이 늘면 그만큼 복지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특히 국민연금 수급개시연령은 2033년까지 만 65세로 높아진다. 수급개시연령이 계속 높아지면 장년층은 정년퇴직(현재 만 60세) 이후 근로소득은 물론 연금소득도 없이 견뎌야 하는 기간이 길어진다. 이에 정부는 기업이 자발적으로 정년 후 근로자를 재고용하도록 인센티브 부여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대비해 외국인 근로자 고용을 활성화하는 방안도 내놓았다. 우선 국내에서 일하다 해외로 출국한 외국인 노동자 재입국 제한 기간을 3개월 이내로 단축한다. 현재 고용허가제(E-9) 등의 비자를 통해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 근로자는 4년 10개월간 체류하며 근무할 수 있다. 이를 채울 경우 ‘성실 외국인 근로자’로 인정돼 3개월간 본국으로 귀국한 이후 다시 입국해 4년 10개월간 체류할 수 있다. 중소기업들은 이들이 본국으로 나가 있는 3개월 동안 대체근로자를 찾기 어렵다며 재입국 기간을 줄여달라고 요구했는데 이를 반영한 것이다.  
 
또 인력 부족이 심한 업종ㆍ직종을 중심으로 비전문인력(E-9 비자)의 장기체류(E-7) 비자 전환 규모를 확대한다. 당장 올해부터 지난해보다 400명 늘어남 1000명으로 늘린다.
 
해외 우수인재 유치를 위해서는 ‘우수인재 비자’를 신설하고 장기체류·가족동반·취업허용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인구감소지역 제조업체에서 일하는 숙련기능공 등 우수 외국인에게 장기비자 혜택을 주는 ‘지방 거주 인센티브제’ 도입도 검토한다.  
 
이는 국내 체류 외국인은 2011년 140만명에서 지난해 237만명으로 크게 늘어났으나, 우수 전문인력 유입은 같은 기간 4만8000명에서 4만7000명으로 되려 줄어드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기재부 관계자는 “향후 국가경쟁력 유지, 국민 일자리 보호와 경제활력 제고를 위해 외국 우수인력 유입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며 “미국ㆍ일본ㆍ중국 등은 이미 전문인력을 적극 도입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꿔나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자료: 인구정책 TF

자료: 인구정책 TF

이와 함께 출산율 저하에 따라 병역자원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함에 따라 병력구조를 간부 중심으로 정예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드론봇, 정찰위성, 중ㆍ고고도 무인항공기 등의 과학기술을 활용해 상비병력을 감축하고 여군 활용 확대 방안, 귀화자 병역 의무화 등을 검토한다. TF에 따르면 지난해 35만명 수준의 병역의무자는 2025년 23만명 수준으로 줄어들고, 2037년 이후에는 20만명 이하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학생 인구의 급격한 감소를 고려해 교원수급 기준 및 교원 양성 규모를 재검토하고, 다양한 통합학교 운영 모델 개발 및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을 지원하기로 했다. 인구가 급격히 줄어드는 지역이 늘어나는 것을 대비해서는 공공ㆍ생활시설 거점지역과 주변 지역의 연결체계를 구축하고, 찾아가는 보건ㆍ복지 서비스를 확대한다.
 
아울러 자발적 노후준비를 위해 주택연금 가입 문턱도 낮춘다.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는 연령을 현재 만 60세에서 더 낮추고, 9억원 이하로 돼 있는 주택가격 기준은 올리는 식으로 가입조건을 완화하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현재 만 65세인 노인 기준 연령을 올리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예산상 인센티브를 주거나 시행령을 고치면 가능한 고용장려금, 외국인 비자 관련 제도는 단기과제로 설정해 가능한 빨리 시행할 예정"이라며 "그러나 국회에서 법을 손봐야하는계속고용제조나 군·교원 수급 문제 등은 여론 수렴과정을 거쳐 장기과제로 추진하겠다"라고 말했다.
자료: 인구정책 TF

자료: 인구정책 TF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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