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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미리 털고 암나무 퇴출…악취 주범 ‘가을 지뢰’ 방어전

지난 16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인도에 은행 열매가 잔뜩 떨어져있다. 지나가는 시민이 은행을 밟고 다녀 고약한 냄새가 풍긴다. 서영지 기자

지난 16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인도에 은행 열매가 잔뜩 떨어져있다. 지나가는 시민이 은행을 밟고 다녀 고약한 냄새가 풍긴다. 서영지 기자

‘은행의 계절’이 돌아왔다. 은행나무는 매년 9~10월 열매를 맺는다. 열매가 몸에 좋다지만 특유의 냄새 때문에 골치다. 가로수 은행나무의 악취는 서울시 가을 민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서울 시내 가로수 은행나무 최다
지난해 “냄새” 민원 500건 넘어
새 나무는 DNA 분석해 수나무만
주민엔 “떨어진 열매 주워가세요”

서울 시내 가로수 30만6313그루 가운데 은행나무가 가장 많다. 10만9784그루로 35.8%를 차지한다. 그 뒤로 버즘나무(플라타너스) 6만4807그루(21.2%), 느티나무 3만5880그루(11.7%), 벚나무 3만2641그루(10.7%) 순이다.
 
은행나무는 가로수에 매우 적합한 나무다. 극단적인 환경이 아닌 이상 어디든 적응해 왕성하게 잘 자란다. 공해나 병충해에 강하고 수명이 길다. 노란색 단풍의 멋진 자태를 자랑한다.
 
문제는 악취다. 열매는 암나무에만 열린다. 가로수 은행나무 10만9784그루 가운데 암나무는 2만8698그루(26.1%)다. 지난해만 서울 시내 은행나무 악취 민원이 507건에 달했다. 암나무가 가장 많은 데는 서울 송파구다.
 
서울시 가로수 수량.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서울시 가로수 수량.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서울시는 악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묘안을 짜내고 있다. 암나무를 수나무로 교체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올해 여기에 1억5000만원을 투입한다. 한 그루를 바꿔 심는 데 100만~150만원이 든다. 적지 않은 비용 때문에 한 해 100~150그루밖에 바꾸지 못한다. 버스 정류장이나 지하철 출입구, 횡단보도 주변부터 수나무로 바꾸고 있다. 송파구 같은 데는 내년에 은행나무 교체에 4억원을 투입해 민원이 많은 지역을 우선적으로 교체한다.
 
열매가 떨어지기 전에 털어서 없애는 방법도 있다. 서울시는 16일 25개 구청에 “은행 열매가 떨어지기 전에 미리 털어달라”고 공문을 발송했다. 지난해부터 그물망을 시범적으로 동원해 열매를 받친다. 주민 반응이 좋아 올해는 확대하고 있다. 다만 작은 나무에 그물망을 설치할 경우 차량 통행에 방해가 될 수 있어 늘리는 데 제약이 따른다.
 
주민이 은행을 주워가도록 독려하기도 한다. 원래 가로수 열매는 채취할 수 없게 돼 있다. 그러나 은행나무는 예외로 인정한다. 은행이 떨어지기 전에 주민들이 따가는 것도 권고한다.
 
김병원 서울시 조경관리팀장은 “은행나무가 가로수로는 탁월해도 냄새 때문에 민원이 많이 들어온다. 은행 미리 털기, 은행 줍기 등으로 기존 은행나무를 관리하고 새로 심을 때는 수나무로 심도록 독려한다”고 말했다.
 
종전에는 은행나무의 암수를 구분하기 어려웠다. 은행나무는 보통 20~30년 지나야 꽃이 피기 시작하고 열매가 열려 암수를 구별할 수 있는데, 가로수는 10~15년생 묘목을 심다 보니 암수를 구별하기 어려웠다. 몇 년 전부터 1년생 묘목도 암수를 알 수 있게 됐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지난 2011년 암수 나무 조기 식별 DNA 분석 기술을 개발했다. 2014년 국내 특허 등록을 마친 이 기술은 현재 4개 민간기업에 기술이전을 마친 상태다. 지자체의 의뢰로 2016년까지 3000그루의 암수를 판정했다.
 
이제완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명정보연구과 연구사는 “은행나무는 수명이 길고 환경에 잘 적응하고, 공해를 잘 견딘다. 경관도 좋아서 가로수로 탁월한 수종이다. 은행 열매 냄새가 심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암수 식별 기술을 활용해 수나무만 심는다면 이 문제를 원천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vivi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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