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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외교안보 라인에서 잦아진 ‘김현종 리스크’ 우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의 불화설이 국회에서 터져나왔다.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의 해외 순방을 수행하던 중 두 사람이 가시 돋힌 설전을 벌였고, 막판에는 영어로 언쟁을 했다는 낯뜨거운 내용이다. 진위를 묻는 정진석 의원 질의에 한쪽 당사자인 강 장관이 “부인하지 않겠다”고 답했으니 사실에 가까운 이야기로 판단된다. “일을 하다 보면 사소한 견해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큰 문제는 아니다”는 모범답안을 놔두고 굳이 그렇게 말한 장면은 강 장관의 오랜 불만이 자연스레 표출된 것일 수 있다. 국가의 운명이 걸린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하는 고위 당국자들 사이의 갈등이 공개적으로 노출된 것은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당사자들 모두 임명권자인 대통령으로부터 엄중 경고를 받고도 남을 사안이다.
 

외교장관과 불화 터진 건 필연적
지소미아 파기 등 강경 정책 주도
겸손, 유연 태도와 신중 언행 절실

강 장관과 김 차장의 불화설은 사실 오래전부터 소문이 무성했다. 그것이 개인 간 불화의 차원을 벗어나 외교부와 청와대 안보실 간의 갈등이나 엇박자에 따른 것이라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청와대가 중요 현안에 대한 의사 결정 과정에서 외교부의 입장을 배제하고 일을 진행하는 ‘외교부 패싱’에 불화의 근본 원인이 있다는 것은 현업에 있는 당국자들 사이에 공공연히 퍼져 있다. 이런 갈등과 불화의 상당 부분은 유달리 개성이 강한 김현종 차장의 독선적 업무 스타일과 강경 일변도의 정책 추진과 무관치 않다는 평가들이다. 그래서 ‘김현종 리스크’란 말까지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달 22일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파기 결정이다. 당일까지만 해도 연장 결정이 유력시되던 것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소집 이후 뒤집어진 과정에 김 차장이 주된 역할을 했다는 것은 이제는 거의 정설로 돼 있다. 김 차장은 지난 7월 일본의 수출규제 보복조치 이후에 대일 강경 정책을 주도하고 있다.
 
김 차장의 대미 외교 행보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김 차장은 7월초 일본의 보복조치 발표 직후 미국으로 달려갔다. 한·일 갈등 해결에 대한 미국의 역할을 요청하기 위해서였음은 당시 청와대도 부인하지 않았다. 하지만 김 차장은 “(방미 과정에서) 중재란 표현을 쓰지 않았다”며 “뭘 도와달라고 요청하는 순간 글로벌 호구가 되는데”라고 발언했다. 이후 미국 인사들이 언짢아했다는 전언이 여러 갈래로 나왔다. 사실 여부를 떠나 통상 전문가의 비(非)외교적 발언으로 불필요한 불쾌감을 산 것이다.
 
최근 들어 외교적 고립에 대한 우려가 나올 만큼 한국과 주변 강대국들 간의 관계가 원활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지혜를 모아도 난국을 돌파하기가 쉽지 않은 엄중한 시점에 와 있다. 청와대와 외교부 등 현업 정부 부처의 손발이 맞지 않고 당국자들의 갈등이 외부로 노출되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 대통령의 신임을 바탕으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김현종 차장은 정책 결정과 언행에 각별히 신중을 기해주길 거듭 촉구한다. 인간적 겸손함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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