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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노승열 “전역 셀프선물은 우승”

노승열은 군 복무를 하고도 뛰어난 성적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 한다. [최승식 기자]

노승열은 군 복무를 하고도 뛰어난 성적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 한다. [최승식 기자]

2017년 11월,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골퍼 노승열(28)은 군  입대를 앞두고 “휴가 가는 심정”이라고 했다. 그는 “골프 시작한 지 20년, 프로가 된 지 10년인데 하루도 쉰 적이 없다. 그래서 군에 가는 게 20년 만의 휴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19일 개막 신한동해오픈 복귀전
제대할 때 섭섭할 만큼 군대 체질
골퍼에 군 복무는 자기 성찰 시간
드라이브 거리 305야드로 늘어

국방부 시계는 돌아갔고, 노승열은 지난달 제대했다. 전역하고도 어느덧 6주가 지난 그를 16일 만났다. 노승열은 “사회에 나오니 너무 힘들어서 다시 군대 가고 싶다”고 농담했다. 그는 19일 개막하는 KPGA 신한동해오픈에서 복귀전을 치른다. 그는 “대회를 앞두고 새벽부터 하루 5~7시간씩 연습을 하니 군대보다 더 힘든 것 같다”고 했다.
 
노승열은 입대하면서 PGA 투어 출전권을 유예받았다. 이번 시즌 26개 대회에 나갈 수 있다. PGA 투어 2019~20시즌은 이미 시작됐다. 그는 올해 국내에서 준비한 뒤 내년 초 미국으로 건너갈 계획이다. 단순히 실전 감각을 회복하기 위한 국내 대회 출전이 아니다. 그는 “우승하고 싶다. 신한동해오픈과 제네시스 챔피언십 등 두 대회 출전이 확정됐는데, 모두 우승하고 싶다”고 했다.
 
지난달 전역신고를 하는 노승열. [연합뉴스]

지난달 전역신고를 하는 노승열. [연합뉴스]

입대 전 노승열은 부드러운 이미지였다. 최연소 우승, 최연소 프로 같은 타이틀 때문에 나이보다 어린 느낌이 들기도 했다. 지금은 분위기가 다르다. 그는 “이왕 뭔가를 한다면 대충하는 성격은 아니다”고 했다.  
 
딱 군대 체질이다. 그는 “제대할 때 섭섭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군 생활이 좋았다”고 했다. 또 “특수부대에 가고 싶었는데, 일과 외 시간에 골프를 하려고 고향인 강원 고성에서 상근 예비역을 택해 아쉬움도 있다”고 했다.
 
노승열은 “1년에 네 번 하게 돼 있는 행군을 왜 두 번밖에 안 하느냐”고 부대장에게 찾아가 항의한 적도 있다. 부대장은 “예비군 부대라 훈련품 예산이 부족해서 할 수 없다”고 그를 달래야 했다. 그는 “훈련을 많이 하자고 해서 부대에서 밉상이 되기도 했다”며 웃었다. 그는 군복무기간 동안 “새벽에는 뛰고, 전투 체육 시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했고, 퇴근 후엔 샷 연습을 했다”고 소개했다.
 
노승열은 “후배들에게 군 생활이 나쁘지 않다고 얘기해주고 싶다”고 했다. “자신의 골프를 정리하고, 스스로가 누구인지 생각할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라는 이유에서다. 그는 “군대 가기 전 한동안 골프가 지겹다고 생각했다. 왜 내가 이걸 할까. 낯선 미국 땅에서 홀로 이 외로운 싸움을 해야 할까 고민했다. 그러나 군에서 골프와 좀 떨어져 있어 보니 다시 의욕이 솟았다. 특히 타이거 우즈의 마스터스 우승을 보며 전율을 느꼈다. 군 복무를 마친 내가 얼마나 할 수 있을지 궁금하고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군에 다녀온 선수도 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군 복무를 걱정하는 후배들에게 좋은 선례가 되고 싶다.
 
복귀전을 치르는 신한동해오픈에서 샷을 하는 노승열. [연합뉴스]

복귀전을 치르는 신한동해오픈에서 샷을 하는 노승열. [연합뉴스]

편식도 고쳤다. 노승열은 오른쪽으로 돌아가는 홀을 좋아하지 않았다. 샷이 왼쪽으로 휘는 드로 구질이었기 때문이다. 오른쪽 도그레그 홀에선 성적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 홀이 많은 대회는 참가를 꺼렸다. 먹고 싶은 음식만 먹는 스타일이었는데 군대에서 이를 바꿨다. 그는 “기본 구질을 페이드로 고쳤다. 드로는 필요할 때만 친다. 투어 생활을 하면서는 구질을 바꾸기는 어려운데, 2년 공백 덕분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노승열은 아시아 최고의 볼 스트라이커라는 평가를 받았다. 2012년 PGA 투어의 아시아 선수 중에서는 처음으로 평균 300야드를 넘겼다. 군대에서 포의 화력이 더 늘었다. 그는 “군에 가기 전 드라이브샷 평균 캐리 거리가 295야드였는데 지금은 305야드다. 볼 속도는 시속 170마일(약 274㎞)대 후반에서 180마일 정도”라고 했다. PGA 투어 20위 이내에 드는 수치다.
 
노승열은 아이언샷도 명품이다. 로리 매킬로이처럼 높이 솟아올랐다가 부드럽게 떨어지는 샷을 친다. 입대 직전 PGA투어에서 파 3홀 성적은 6위였다. 그는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무엇보다 벙커샷을 잘한다. 완도 바닷가에서 연습한 최경주처럼, 노승열은 속초 바닷가에서 연습을 많이 해 그렇다.
 
정상에 서려면 드라이버 정확도, 그리고 퍼트가 관건이다. 노승열은 전역 후 모교인 고려대 부속병원에 2000만원을 기부했다. 진인사 대천명의 자세로 복귀전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2년 만의 첫 공식 라운드”라며 “이번 신한동해오픈에선 첫 몇 개 홀이 중요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인천=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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