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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즈 없는 세상의 청춘 로맨스, '예스터데이'가 재발견한 것들

모두가 ‘비틀즈’의 존재와 노래를 잊어버린 세상에서 착상에서 그 음악을 기억하는 유일한 무명 뮤지션의 '가짜 성공'과 '진짜 사랑'을 그리는 음악 영화 '예스터데이'. 히메쉬 파텔, 릴리 제임스, 에드 시런, 케이트 맥키넌 등 주연. [사진 유니버설 픽쳐스]

모두가 ‘비틀즈’의 존재와 노래를 잊어버린 세상에서 착상에서 그 음악을 기억하는 유일한 무명 뮤지션의 '가짜 성공'과 '진짜 사랑'을 그리는 음악 영화 '예스터데이'. 히메쉬 파텔, 릴리 제임스, 에드 시런, 케이트 맥키넌 등 주연. [사진 유니버설 픽쳐스]

이것은 ‘재발견’의 영화다. 비틀즈의 재발견, 사랑의 재발견, 인생의 재발견. ‘다시 재(再)’가 있으니 눈치 챘을 법하다. 익숙한 음악, 익숙한 로맨스, 익숙한 감동이 116분을 채운다. 하지만 착상은 기발하고 완성도도 준수하다. 각기 자기 스타일로 히트작을 빚어온 두 영화 장인, 대니 보일(감독)과 리차드 커티스(각본)가 만났으니 어련할까. 1956년생 영국 출신 두 사람은 자신들 성장기의 음악 아이콘을 청춘들의 로맨스를 통해 재발견해낸다. 그게 가능한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비틀즈라서다.  
 

[영화리뷰]
흥행 귀재 대니 보일, 리차드 커티스 합작
무명 뮤지션의 '표절 아닌 표절' 코미디
명곡 재해석 속에 엇갈린 사랑 녹여내

인생이 뜻대로 풀리지 않는 뮤지션 겸 마트 직원 잭 말릭(히메쉬 파텔). 어느 날 전 세계에 12초간 정전 사태가 벌어지고 교통사고를 당한 잭이 깨어나 보니 아무도 비틀즈(The beatles)를 모른다. 구글에 쳐봤더니 자동변환돼서 딱정벌레(beetle)가 뜬다. ‘예스터데이’ ‘오블라디 오블라다’ ‘인 마이 라이프’ 같은 노래를 다들 처음 들어본단다. 비틀즈를 기억하는 유일한 사람이 나 하나뿐, 이런 운명의 데스티니라니.
모두가 ‘비틀즈’의 존재와 노래를 잊어버린 세상에서 착상에서 그 음악을 기억하는 유일한 무명 뮤지션의 '가짜 성공'과 '진짜 사랑'을 그리는 음악 영화 '예스터데이'. 히메쉬 파텔, 릴리 제임스, 에드 시런, 케이트 맥키넌 등 주연. [사진 유니버설 픽쳐스]

모두가 ‘비틀즈’의 존재와 노래를 잊어버린 세상에서 착상에서 그 음악을 기억하는 유일한 무명 뮤지션의 '가짜 성공'과 '진짜 사랑'을 그리는 음악 영화 '예스터데이'. 히메쉬 파텔, 릴리 제임스, 에드 시런, 케이트 맥키넌 등 주연. [사진 유니버설 픽쳐스]

비틀즈의 1966년 일본 도쿄 부도칸 콘서트 장면. [중앙포토]

비틀즈의 1966년 일본 도쿄 부도칸 콘서트 장면. [중앙포토]

 
18일 국내 개봉하는 ‘예스터데이’는 이런 발칙한 상상에서 시작하는 음악 영화다. 실존했던 레전드를 다루지만 ‘보헤미안 랩소디’ ‘마일스’ 같은 전기물이 아니다. 그렇다고 ‘원스’ ‘비긴 어게인’과 같은 무명 가수의 성장담도 아니다. 영화 속 잭의 과제는 20세기 ‘대중문화유산’과도 같은 비틀즈 노래를 동시대에 재생해 내는 것. 이것은 보일과 커티스의 고민이기도 했을 거다. 지난 50년간 전 세계‧세대에서 사랑받고 인정받은 명곡들을 어떻게 하면 새롭게 느껴지게 할까.  
 

창작의 고통과 희열 빠져 아쉬움

‘예스터데이’가 선택한 방식은 그간 음악 영화와는 달리 창작이나 연주에 비중을 두기보다 ‘비틀즈’ 대표곡의 가사를 곱씹는 것. 잭이 여자사람친구이자 로드매니저 역할을 해주는 엘리(릴리 제임스)에게 ‘When I'm Sixty-Four’ 가사로 마음을 전하거나 얼떨결에 가게 된 러시아 공연 무대에서 ‘Back in the U.S.S.R’을 부르는 식이다. 특히 후자의 경우 냉전 시대 활동했던 비틀즈가 소련을 소재로 패러디곡을 불렀던 사실을 새삼 환기시킨다.  
 
하지만 재발견은 발견이 아니다. ‘예스터데이’에는 음악 영화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인 ‘창작의 고통과 아름다움’이 빠져 있다. 영화 속 잭은 존 레논도 폴 매카트니도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가 가장 집착하는 건 ‘일리노어 릭비’의 가사를 정확하게 복원하는 것이다. 명곡 가수를 정확히 모사하는 ‘히든 싱어’와 마찬가지 자세로.
 
그래서 그가 ‘신곡’을 불러달라는 가족 요청에 ‘렛 잇 비’를 부를 때 딴짓하는 사람들에게 인내심을 잃고 “지금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모나리자’를 그리는 걸 직접 목격하는 중”이라고 역정 내는 장면은 아이러니하게 코믹하다. 마찬가지로 영화에 실명으로 등장하는 천재 뮤지션 에드 시런(28)이 잭과 ‘10분 창작’ 대결을 벌인 뒤 “자네는 모차르트, 나는 살리에르”라면서 패배를 인정하는 대목 또한 헛웃음을 자아낸다. 동시대성이 증발한 음악이 처음 선보였는데도 ‘세상에 없던 명곡’이라고 바로 인정받는다니, 그야말로 ‘신화’ 아닌가.
 
모두가 ‘비틀즈’의 존재와 노래를 잊어버린 세상에서 착상에서 그 음악을 기억하는 유일한 무명 뮤지션의 '가짜 성공'과 '진짜 사랑'을 그리는 음악 영화 '예스터데이'. 히메쉬 파텔, 릴리 제임스, 에드 시런, 케이트 맥키넌 등 주연. [사진 유니버설 픽쳐스]

모두가 ‘비틀즈’의 존재와 노래를 잊어버린 세상에서 착상에서 그 음악을 기억하는 유일한 무명 뮤지션의 '가짜 성공'과 '진짜 사랑'을 그리는 음악 영화 '예스터데이'. 히메쉬 파텔, 릴리 제임스, 에드 시런, 케이트 맥키넌 등 주연. [사진 유니버설 픽쳐스]

이런 안이한 틈새를 메우는 것은 잭과 엘리의 ‘우정과 사랑 사이’ 로맨스. 이것 역시 예상되는 전개이지만 밉지 않게 사랑스러운 건 엘리 역의 릴리 제임스(30)에 힘입은 바 크다. 영국 드라마 ‘다운튼 애비’에서 주인공 친척 로즈 맥클레어 역으로 이름을 알렸고 영화 ‘신데렐라’(2015)에서 타이틀롤을 연기했다. 이번 영화에선 영국 지방 서퍽(Suffolk) 출신 교사이자 오랜 친구 잭의 꿈을 지원하는 로드매니저로서 작품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수천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주연에 캐스팅된 히메쉬 파텔은 표절 아닌 표절로 인한 ‘가짜 인생’을 괴로워하고 진짜 사랑을 추구하는 소시민 뮤지션을 섬세하게 표현해냈다. 4인조 밴드 비틀즈의 노래를 안정감 있는 솔로곡으로 해석한 가창력이 돋보인다. 프레디 머큐리를 연기한 라미 말렉과 같은 카리스마를 기대할 순 없는 캐릭터이지만 이번 작품을 통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차기작‘테닛’에 캐스팅되는 행운까지 거머쥐었다고.  
 
모두가 ‘비틀즈’의 존재와 노래를 잊어버린 세상에서 착상에서 그 음악을 기억하는 유일한 무명 뮤지션의 '가짜 성공'과 '진짜 사랑'을 그리는 음악 영화 '예스터데이'. 히메쉬 파텔, 릴리 제임스, 에드 시런, 케이트 맥키넌 등 주연. [사진 유니버설 픽쳐스]

모두가 ‘비틀즈’의 존재와 노래를 잊어버린 세상에서 착상에서 그 음악을 기억하는 유일한 무명 뮤지션의 '가짜 성공'과 '진짜 사랑'을 그리는 음악 영화 '예스터데이'. 히메쉬 파텔, 릴리 제임스, 에드 시런, 케이트 맥키넌 등 주연. [사진 유니버설 픽쳐스]

깜짝 캐스팅된 에드 시런이 어눌한 연기력에도 불구하고 담당하는 몫은 제법 크다. “어떻게 곡을 그렇게 써요? 난 못 믿겠는데”라는 대사를 이 시대 최고의 젊은 싱어송라이터가 하지 않았다면 설득력이 있었을까. 반면 ‘헤이 주드’를 녹음하는 잭에게 “주드라는 이름이 올드하다”면서 “헤이 두드”로 바꾸도록 제안하는 대목은 관객에게 웃음과 함께 내적 갈등을 자극한다. 21세기 취향에 촌스럽긴 하지만, 비틀즈인데 감히 손대도 될까. 참고로 영화의 배경인 서퍽은 에드 시런이 유년기를 보낸 지역이기도 하다.
 

여사친이 연인으로…뻔해도 사랑스러워

대니 보일 감독은 이 영화가 “음악과 예측불가능한 (남녀 간의) 사랑 이야기”이자 “무엇인가 잊혔을 때라도 당신이 다시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줄 것”이라고 했다. 이 말이 아이러니한 것은 비틀즈 없는 세상 사람들이 애초에 그다지 결핍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잭이 복원한 노래들이 영화 마디마디를 채울 때, 비로소 깨닫는다. 늘 곁에 있어서 소중함을 몰랐다고. 진부하게 되풀이되는 ‘워킹타이틀’표 인생 예찬이지만 반세기 넘게 사랑받아온 비틀즈 노래의 메시지이기도 하다.(혹은 비틀즈 노래를 이렇게만 해석했다는 불만이 팬들로부터 나올 수 있다.) 
 
비틀즈 멤버 유족들의 저작권 승인에 힘입어 역대 어느 영화도 담지 못한 숫자의 비틀즈 주요곡이 흐르는 게 최대 감상 포인트다. 서퍽의 소박한 풍경과 비틀즈가 활동했던 흔적이 곳곳에 남겨진 리버풀을 비교하는 재미도 있다. 해외에선 지난 6월 말 개봉해 제작비 2600만 달러의 5배가 넘는 흥행 수익(1억 3700만 달러)을 올렸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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