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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 블럭 헤어스타일도 나왔다···예상 못한 황교안 삭발 효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16일 삭발식에서 '반(反)조국' 전선의 선봉에 서겠다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담았다. 조국 법무부 장관을 향해선 장관 칭호도 붙이지 않았다. 삭발을 한 직후엔 "조국에게 마지막 통첩을 보낸다. 스스로 그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또박또박 읽었다. 
 
삭발은 효과가 있었을까. 일단은 "어느 정도 효과는 거뒀다"는 게 야권의 자평이다. '조국 정국'에서 황 대표가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며 리더십 위기에 몰렸는데 이를 어느 정도 극복했다는 취지다. 삭발이 소수파의 극단적 선택으로 여겨졌던 기존 정치 문법과는 다른 전개란 주장이다. 
 

'조국 정국'서 리더십 위기 겪었던 황교안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6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에 반발하며 삭발한 뒤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변선구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6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에 반발하며 삭발한 뒤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변선구 기자

야권에서는 조국 정국에서 황 대표가 제1야당 대표로서 투쟁의 선봉에 섰다는 인상을 주지는 못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특히 ①검찰 압수수색 ②기자간담회 및 인사청문회 ③장관 임명 등 결정적 국면에서 실기(失期)했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이같은 지적은 지난달 27일 검찰이 조 장관 관련 의혹 수사를 위해 대대적 압수수색에 나선 직후부터 나왔다. 이튿날(28일) 더불어민주당은 "전례 없는 행위로 나라를 어지럽히는 일"(이해찬 대표)이라고 공세에 나서며 '청와대·여당 vs 검찰' 구도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황 대표는 의원 연찬회에서 "국민이 정말 분노할 일이다. 투쟁수단이 많이 있다"는 정도로만 반응했다.
 
2일 조국 장관이 국회에서 전격 기자간담회를 열었을 당시에도 비슷했다. 당시 야권 전체가 들끓었지만, 황 대표는 이튿날 페이스북을 통해 "흉측한 삶의 궤적 그대로, 반칙·편법·위선·날림으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며 간단한 입장만 냈다. 지난 6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 협상도 나경원 원내대표가 주도하는 모양새였다. 
 
9일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장관을 임명한 뒤 대응도 "효과적이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 등은 임명 이튿날인 10일 서울 시내 곳곳을 돌며 '게릴라식' 집회를 열고 장외투쟁을 했다. 하지만 같은 날 이언주 무소속 의원이 삭발한 게 더 큰 주목을 받았다.
 

반성 끝에 '삭발' 결론, 2030 사이에선 의외의 반응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6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파면 촉구' 삭발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6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파면 촉구' 삭발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 대표는 결국 추석 연휴 기간인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조국 사태는 야당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통렬하게 깨우쳐 줬다. 지금까지 그런 역할을 충분히 해내지 못했다는 뼈아픈 반성도 했다"고 고백했다. 16일 오전까지도 이런 흐름은 이어졌다. 황 대표가 이날 오전 삭발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에도 "뒷북이다" 등 회의적 여론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황 대표가 실제로 삭발을 한 뒤, 야권 내 여론은 다소 반전됐다. 제1야당 대표 최초 삭발이라는 충격 요법을 통해 야권 지지층을 결집하는 효과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조국 정국에서 당 지도부를 비판해온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적극 지지한다. 결기를 계속 보여달라"고 했다. 
 
"분풀이·화풀이 정치"(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 "매우 부적절한 처사"(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 "약자 코스프레"(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 17일 범여권이 강하게 반발했지만, 한국당 내부에서는 이 역시 삭발이 효과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주장한다. 야권에서는 릴레이 삭발 움직임도 일고 있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17일 오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삭발했고, 강효상 한국당 의원은 이날 오후 동대구역 광장에서 '위선자 조국 사퇴 촉구' 삭발식을 진행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삭발 장면을 합성한 사진 [SNS 캡처]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삭발 장면을 합성한 사진 [SNS 캡처]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삭발 장면을 합성한 사진 [SNS 캡처]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삭발 장면을 합성한 사진 [SNS 캡처]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삭발 장면을 합성한 사진 [SNS 캡처]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삭발 장면을 합성한 사진 [SNS 캡처]

 
더욱이 인터넷에서는 20~30대를 중심으로 황 대표의 삭발을 유희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분위기도 나타나고 있다. 황 대표의 삭발 사진을 다양한 포즈에 합성한 사진이 돌고 있다. 황 대표가 옆머리부터 깎으면서 삭발 도중 연출된 일명 '투 블럭' 헤어스타일이 주로 사용됐다. 영화 '터미네이터'를 배경으로 오토바이에 탄 모습도 나왔다. "전형적인 공무원 스타일이었던 황 대표의 새로운 모습"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해외 언론에서도 황 대표의 삭발을 다뤘다. 한국당 관계자는 "지지 여부를 떠나 황 대표가 이전보다 친근한 이미지로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다는 점에서 나쁠 게 없다"고 말했다.
 
해외 언론도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삭발 소식을 다뤘다. [bbc 캡처]

해외 언론도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삭발 소식을 다뤘다. [bbc 캡처]

 
다만, 삭발한 황 대표가 ‘반(反)조국’을 기치로 향후 정국을 주도할 수 있을지에는 여전히 의문 부호가 달린다. 한국당의 한 중진의원은 “급한 불은 껐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보수통합이라는 더 크고 어려운 숙제가 남아있다. 패스트트랙 법안 등 정치적 이해관계가 달린 변수가 많아 '반조국'만 갖고 이를 성사시키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 역시 "제1야당 대표의 삭발이 거의 유례 없기 때문에 과소평가하고 싶진 않다"면서도 “과거 탄핵 문제에 대한 반성이 같이 수반돼야 중도층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 반조국만 앞세워선 구시대적이란 비판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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