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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외무성 “몇주내 북·미 실무협상 기대…장애물 제거돼야 비핵화 논의”

북한 비핵화 문제를 논의하는 북·미 실무협상 개최 분위기가 무르익는 가운데 북한이 16일 “이번 실무협상은 조(북)·미 대화의 금후 기로를 정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정근 북한 외무성 국장은 이날 담화에서 “미국이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문제를 해결하려는 입장을 거듭 표명하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가까운 몇 주일 내에 열릴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실무협상이 좋은 만남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이 어떤 대안을 가지고 협상에 나오는가에 따라 앞으로 조·미가 더 가까워질 수도 있고 반대로 서로에 대한 적의만 키우게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체제 보장 등 전제조건으로 요구

이날 담화는 지난 9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담화를 통해 “9월 말 실무협상 의사”를 밝힌 지 일주일만이다. 당시 최 제1부상은 실무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회담 복귀’ 의사를 밝히면서도, 미국의 새로운 셈법을 요구하며 “이번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놨다.
 
일주일 전 ‘새로운 셈법’을 요구했던 북한은 이날 “우리(북한)의 입장은 명백하며 불변하다”며 “우리의 제도 안전을 불안하게 하고 발전을 방해하는 위협과 장애물들이 깨끗하고 의심할 여지 없이 제거될 때에라야 비핵화 논의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일종의 전제 조건이자 협상에 나서는 북한의 입장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권 국장이 언급한 ‘제도 안전’은 체제 보장 조치와 한·미 연합훈련 중단 등을 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달 11~20일 진행된 한·미 연합훈련을 빌미로 단거리 미사일을 쏘며 반발했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또 ‘발전을 방해하는 위협과 장애물 제거’라는 표현은 대북 제재 해제를 염두에 뒀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에 ‘깨끗하고 의심할 여지 없는 제거’로 맞선 것이다. 문제는 제도 안전과 장애물이 제거될 때에라야 비핵화 논의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부분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제재 해제 문제 따위에는 이제 더는 집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고려한다면 북한이 협상장에서 제재 해제와 비핵화를 맞바꾸겠다는 의도라기보다는 협상을 위한 적대시 정책 철회의 일환 또는 전제 조건으로 여길 가능성이 크다.
 
전현준 국민대 겸임교수는 “최근 미국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해임하고, 대북체제 보장의 뜻을 담은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며 “미국이 다소 양보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북한이 본 게임(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벼랑끝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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