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현장에서] 불리하니까 “농담”…유시민 가벼운 입

김준영 정치팀 기자

김준영 정치팀 기자

말은 생명이다. 정치인에겐 더더욱이다. 말 한마디로 국정을 좌우할 수도 있다. 받아들이는 쪽에선 그 압박감이 남다를 수밖에 없고, 정치인 역시 다시 주워 담기엔 내놓은 말이 무겁다.
 

최성해 동양대 총장에게 전화
“앞뒤 생각하고 말하라” 해놓고
외압설엔 농담이라며 얼버무려

그런 ‘말의 중요성’을 여러 특강에서 설파해온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15일 유튜브 ‘김어준의 뉴스뵈이다’에 출연해 지난 4일 최성해 동양대 총장에게 전화한 것과 관련, “15분 44초 통화했다. 그중 절반 정도는 팩트 체크 관련 통화였고, 절반은 안부 묻고 농담을 주고받은 것”이라고 했다.
 
그가 인정한 통화 시점은 ‘동양대 총장 표창장’ 허위 의혹이 처음 보도된 날이다. 관련해서 검찰이 조국 법무부 장관 배우자 정경심 교수의 동양대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바로 다음 날이기도 했다. 전화를 받은 최 총장은 앞서 여러 인터뷰를 통해 유 이사장이 “앞뒤 생각하고 말하라”, “최 총장님도 정치인 한 번 해보셔야겠다. 말에 기술을 좀 넣으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과연 최 총장은 유 이사장의 발언을 ‘농담’으로 받아들였을까. 그랬다면 참고인으로 검찰에 출두해 조사까지 받은 최 총장이 “교육자의 양심을 걸고 말한다”며 털어놓는 일이 벌어졌을까.
 
유 이사장 자신도 당시 ‘농담’을 한다고 생각했을까. 그는 표창장 의혹을 ‘작업’ ‘가족 인질극’ 등으로 표현했다. 사안을 ‘비열한 공세’ 쯤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런 감정 상태에서 던지는 말은 ‘농담’일까, 아니면 ‘압력’일까.
 
유 이사장처럼 언행 논란이 일자 ‘농담’이라고 해명한 사례는 앞서 많았다. 그때마다 역풍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해 6월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사의를 표명하자 “첫눈이 오면 놓아주겠다”(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며 반려하던 청와대는 5개월 후 진짜 첫눈이 내리자 “‘첫눈’ 발언은 사실 청와대 내부에서 농담처럼 오간 말”이라며 말을 거뒀다. 탁 행정관은 지난 1월 두 번째 사의 표명을 하고 수리되는 순간까지 “사직서 제출 쇼”라는 비판을 들어야 했다.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도 농담 해명으로 구설에 올랐었다. 지난해 3월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5당 대표 회동에서 임종석 비서실장에게 “안희정(충남지사에게 제기된 미투 운동)이 임종석 기획이라던데…”라고 한 말이 화근이 됐다. 미투 운동을 음모론 소재로 삼기엔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고, 홍 대표는 반나절 만에 “농담한 것”이라 해명했다.
 
농담 해명으로 여론을 급랭시킨 경우도 있었다. 2013년 9월 통합진보당 관계자들이 ‘총기탈취’ ‘시설파괴’ 등을 언급한 ‘RO(혁명조직)’ 회합 녹취록(같은 해 5월 12일)이 공개됐을 때다. 당시 통진당을 해산해야 한다는여론이 높아지자, 이정희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자처했다. “총기탈취 및 시설파괴 언급은 있었지만 130여명 중 한두 명이 농담처럼 말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요즘 시대에 내란 음모가 어디 있냐’던 일부 지지층도 뒤돌아서게 됐고, 통진당은 이듬해 헌법재판소에 의해 해산됐다.
 
‘농담을 즐기는 정치인들’에게 한 정치인이 한 말이 있다. 홍준표 전 대표에게 한 말이지만 다른 이에게도 해당 될 게다. “홍 대표는 발언이 문제가 되자 ‘농담’이라며 얼버무리고 있다. 홍 대표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제윤경 당시 민주당 원내대변인)
 
김준영 정치팀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