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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10대, 이라크 전쟁보다 피해 크다" 국제유가 20% 폭등

지난 14일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는 동부 아브카이크 원유 처리시설과 쿠라이스 유전이 공격을 받자 원유 생산량을 절반으로 줄였다. 아브카이크 시설은 세계 최대 규모이며, 쿠라이스 유전은 사우디에서 두 번째로 크다. [사진 연합뉴스]

지난 14일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는 동부 아브카이크 원유 처리시설과 쿠라이스 유전이 공격을 받자 원유 생산량을 절반으로 줄였다. 아브카이크 시설은 세계 최대 규모이며, 쿠라이스 유전은 사우디에서 두 번째로 크다. [사진 연합뉴스]

국제 유가가 하루 만에 20% 치솟으며 요동쳤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세계 최대 석유 생산 시설이 예멘 반군의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아 가동이 잠정 중단됐기 때문이다. 세계 석유 공급량의 5%가 단숨에 사라졌다. 
 

브렌트유 선물 장초반 19.5% 급등
트럼프 "범인 누군지 알아…장전 완료"
JP모건, 3~6개월 유가 80~90달러 예상

미국이 전략비축유(SPR)를 방출하기로 결정하면서 원유 공급 우려는 줄었지만,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커지며 유가의 향방을 가늠하기 어려워졌다.  
 
지난 3개월간 국제유가.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지난 3개월간 국제유가.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16일(현지 시각) 싱가포르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은 장 초반 배럴당 11.73달러 오른 71.95달러로 19.5% 급등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와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도 한때 12~15%까지 급등했다가 다소 하락해 9~10%대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이번 공격으로 사우디 전체 산유량의 절반인 570만 배럴이 생산 중단됐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번 드론 공격이 1990년 8월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전 대통령의 쿠웨이트 침공 때보다 큰 생산량 손실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국제원유 생산 손실액.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국제원유 생산 손실액.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외신은 이번 공격이 사우디의 석유 수출을 몇 주 마비시키고 국제유가를 일시적으로 끌어올리겠지만, 에너지 시장과 세계 경제에 심각한 충격이 올 가능성은 작다고 내다봤다.  
 
뉴욕타임스(NYT)는 “운이 좋게도 이번 공격은 전 세계 비축량이 평소보다 많고, 몇몇 생산국이 충분한 여력을 갖고 있으며 세계 경기 둔화로 에너지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사우디는 국내뿐 아니라 네덜란드와 일본, 이집트 등 해외에도 저장 시설을 갖추고 있고, 아람코는 몇 주간 고객사에 차질 없이 원유를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에너지 공급 안정을 위해 SPR을 활용하고 미국 내 원유 생산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 전략 비축유 규모는 약 6억4500만 배럴이며, 이는 미국 기업과 개인이 약 한 달간 소비하는 석유량이다.  
 
NYT는 “불과 10년 전만 해도 이 같은 공격이 벌어지면 유가가 폭등했겠지만, 그건 미국의 셰일 시추가 시작되기 전 이야기”라고 전했다. 미국은 현재 하루에 1210만 배럴을 생산하고 있는데, 이는 2012년의 2배 수준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현재로선 재고가 충분해 원유 공급은 원활히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최대 정치 컨설팅 싱크탱크인 유라시아 그룹은 피해가 빨리 복구된다면 배럴당 유가 상승은 2~3달러 수준에서 그친다고 내다봤다. 브렌트유의 가격은 여전히 배럴당 65달러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다.
 
걸프지역 석유 생산량.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걸프지역 석유 생산량.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러나 일각에서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군사적 충돌로 악화될 경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 공격의 배후로 이란을 강력하게 지목하며 군사적 보복 가능성을 내비쳤다. 트럼프는 이날 트위터에 “(사우디 공격과 관련해) 범인이 누군지 안다고 믿을 만한 이유가 있다”며 “우리는 장전 완료된(locked and loaded) 상태”라고 경고했다. AFP통신은 “사우디 공격에 대해 트럼프가 군사적 대응을 내비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예멘 반군은 시아파 무장 단체로, 시아파 맹주로 통하는 이란으로부터 막대한 지원을 받고 있다. 이들은 이란산 무기로 수니파 맹주인 사우디를 공격하고, 사우디는 같은 수니파로 우방인 예멘 정부를 돕기 위해 예멘 반군을 공격하며 대치 중이다.  
 
이번 공격으로 사우디 방공망의 ‘취약점’이 드러난 점도 문제다. 이란이 막대한 군사를 동원해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기보다 드론이라는 소규모 군사 자원으로 사우디와 세계 석유 시장을 위기에 빠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RBC캐피털마켓은 “이번 공격은 일회성이 아니며, 중동 정세의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시장이 지정학적 요인에 집중하면서 향후 3∼6개월간 국제유가가 배럴당 80∼90달러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에너지산업 컨설팅회사 뮤즈앤스탠실는 “이번 공격은 석유 업계에 9·11 공격과 동등한 수준의 타격일 것”이라고 했다.  
 
배정원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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