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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소록도 천사 마리안느·마가렛 “다시 태어나도 한센인과 함께”

한센병 환자 치료에 평생을 바친 '소록도 천사' 마리안느·마가렛 간호사가 오스트리아 고향 땅에서 "다시 태어나도 한센인과 함께하겠다"는 소망을 전했다.
'소록도 천사' 마리안느·마가렛 간호사(왼쪽에서 두·세번째)가 지난 13일(현지 시각)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요양원에서 김영록 전남도지사와 만났다. [사진 전남도]

'소록도 천사' 마리안느·마가렛 간호사(왼쪽에서 두·세번째)가 지난 13일(현지 시각)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요양원에서 김영록 전남도지사와 만났다. [사진 전남도]

 

약 40년 간 한센병 환자에 헌신했던 두 간호사
오스트리아 고향서 요양 중 "소록도가 그립다"

이들은 지난 13일(현지 시각) 오스트리아 티롤 주 인스브루크 요양원에서 유럽을 순방 중인 김영록 전남도지사와 만났다. 마리안느 스퇴거(85) 간호사는 김 지사와의 면담에서 "이곳까지 찾아와주고 관심을 가져줘 고맙다"며 "소록도에서 환자들과 보냈던 생활이 그립다"고 말했다. 마가렛 피사렉(84) 간호사는 현재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어 김 지사 일행과 긴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찾아줘서 고맙다"는 뜻을 전했다.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간호학교를 졸업한 마리안느·마가렛 간호사는 각각 1962년, 1966년 전남 고흥군 소록도를 찾아 약 40년간 한센병 환자를 치료했다. 한센병은 일명 '문둥병'으로 불리며 의료진조차 환자와 접촉을 꺼리던 질병이다. 이들은 2005년 고령으로 봉사가 어려워 고국으로 떠날 때까지 한센병 환자를 위한 헌신적 삶을 보내 '현대판 나이팅게일'로 불린다.
소록도에서 한센인을 돌보는 젊은 시절의 마리안느(왼쪽)와 마가렛 간호사. [사진 전남도]

소록도에서 한센인을 돌보는 젊은 시절의 마리안느(왼쪽)와 마가렛 간호사. [사진 전남도]

 
마리안느·마가렛 간호사는 김 지사 일행과 함께 한 자리에서 "다시 태어난다 해도 똑같은 선택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남도 측은 전했다. 두 사람은 소록도를 떠날 때 아무런 보상도 원하지 않고 직접 쓴 '편지 한장'만 남겼었다.
 
두 사람의 건강 상태는 고령 탓에 좋지 않다고 한다. 면담에 참석한 전남도 관계자는 "마가렛 간호사는 알츠하이머로 인해 '고맙다'는 말 외에 별다른 대화가 없었고, 두 분 모두 연로해 예전보다 기력이 약해진 것 같다"고 전했다.
 
두 간호사가 떠난 지 10년이 넘었지만 이국 외딴 섬에서의 희생정신과 헌신은 계속 회자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전남 고흥군 녹동고등학교 학생 250명이 교황청과 노벨상추진위원회에 국문과 영문으로 된 500통의 손편지를 보냈다. 편지에는 이들의 봉사에 대한 감동과 감사, 노벨평화상 수상 기원 등이 담겼다. 2017년 4월에는 두 사람의 삶이 다큐멘터리 영화로 제작돼 국내에서 개봉되기도 했다.
 
나이팅게일 탄생 200주년인 2020년을 맞아 두 사람에 대한 노벨평화상 추천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2년 전  '마리안느·마가렛 노벨평화상 추천위원회'가 발족해 100만인 서명 운동이 진행 중이다. 국제적으로는 지난 6월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노벨평화상 후보 추천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마리안느·마가렛 간호사가 우리나라에 아로새긴 참 봉사의 삶은 전남도와 그들의 고향 티롤 주간 우호 교류로 이어진다. 김영록 지사는 오스트리아 티롤주 군터 플라터 주지사와 회담을 갖고 신재생에너지와 관광산업 등 교류를 위한 우호 교류 의향서를 체결했다. 김 지사는 회담에서 "전남도와 티롤 주가 우호 교류 의향서를 체결하게 된 것은 마리안느와 마가렛 간호사 두 분이 만들어준 인연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했다.
 
전남도는 이날 마리안느·마가렛 간호사의 노벨평화상 추천에 티롤 주도 힘을 보태 달라고 부탁했다. 군터 플라터 주지사는 "마리안느와 마가렛 간호사의 노벨평화상 추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며 "관광뿐만 아니라 농·축산업도 전남도와 협력하고 싶다"고 화답했다.
 
무안=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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