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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검찰 개혁 빙자한 수사 무력화 안 된다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이 14억원을 투자한 사모펀드의 운용사(코링크PE)를 실질적으로 운영한 조 장관의 5촌 조카가 지난 14일 새벽 검찰에 체포되면서 검찰 수사가 의혹의 정점을 향하고 있다. 사건의 ‘키맨’인 그는 펀드 자금 흐름과 관련해 “이거는 같이 죽는 케이스”라고 말한 녹취록이 공개되기도 했다. 조씨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와 법원의 발부 여부는 모든 의혹의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는 분수령이라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이 중차대한 국면에서 조 장관과 여권이 앞다퉈 검찰 개혁에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온당치 않다.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어제 “검찰의 정치적 개입 내지는 수사 기밀 유출 문제는 검찰과 법무부 내에서 자체 개혁을 통해 개선해야 한다”면서 당정 협의를 예고했다. 법무부는 피의사실 공표 제한 등의 훈령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공교롭게도 최근 조 장관 부인은 SNS에 “진위와 맥락이 점검되지 않은 녹취록으로 인한 저의 방어권 침해에 대하여 강력한 항의를 표명한다”고 썼다. 검찰은 유출 의혹을 부인했지만, 여당은 검찰보다는 피의자에게 힘을 실어 주며 검찰의 힘을 빼는 모양새다.
 
조 장관이 조카 체포 당일인 추석 다음 날 부산시 기장군에 있는 고 김홍영 전 검사의 묘소를 참배한 것도 의도가 순수하다고 하기 어렵다. 고인은 2016년 상관의 폭언과 압박감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조 장관은 “검사 선발, 승진, 교육에 대해 재검토하라는 것이 고인의 요청이라고 생각한다”며 검찰 인사권 행사를 암시했다. 앞서 조 장관은 법무부의 인사·감찰권 강화를 강조하며 “임은정 검사를 비롯한 검찰 내부의 자정과 개혁을 요구하는 검사들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라”는 지시도 했다. 임 검사는 “조 장관의 부인이라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더 독하게 수사했던 것이라면 검찰의 조직적 비리도 봐주기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그 부인보다 더 독하게 수사해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했다.
 
미리 짜놓은 듯 맥락이 맞아떨어지는 법무부와 여권의 움직임은 자칫 개혁을 빙자해 검찰을 손보고 수사를 무력화하려는 시도라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어제 한 시민단체는 검찰총장을 수사에서 배제하자고 검찰에 제안한 법무부 차관과 검찰국장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발했다. 불공정과 특혜 의혹에서 불거진 이번 사태가 수사 과정에서 똑같이 불공정·특혜 의혹을 남긴다면 그 후폭풍을 어떻게 감당하려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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