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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뉴욕서 트럼프와 만난다…출발 열흘 전 전격 발표, 왜

 문재인 대통령이 22~26일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올해 6월 청와대에서 열린 한ㆍ미 정상회담 이후 석 달 만이자 문 대통령 취임 후 9번째 만남이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추석 연휴 기간인 지난 13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뉴욕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갖기로 했으며, 회담의 구체적인 일정은 청와대와 백악관 간에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소인수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소인수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출발 열흘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발표한 것이다. 청와대는 그동안 문 대통령의 유엔총회 참석에 대해 미온적인 반응이었다. 이 때문에 이낙연 국무총리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대리 참석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뉴욕 행을 결정했다. '전격적'이란 단어가 어울리는 상황이다. 북·미 비핵화 대화가 중대한 국면을 맞았다는 판단이 작용한 듯하다. 
 
 실제로 고민정 대변인은 “최근에 나온 북·미 간 일련의 발언들을 보면 한반도 평화를 향한 거대한 톱니바퀴가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 아닌가 조심스럽게 관측을 해본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은 지난 9일 밤늦게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를 통해 “이달 하순경 합의되는 시간과 장소에서 미국 측과 마주 앉아 지금까지 우리가 논의해온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토의할 용의가 있다”며 실무 협상 재개를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12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올해 어느 시점에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날 것인가’라는 질문에 “어느 시점엔가 그렇다”고 답하면서 톱다운 방식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놨다.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0일 판문점 남측지역에서 문재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동했다고 1일 보도했다. [노동신문]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0일 판문점 남측지역에서 문재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동했다고 1일 보도했다. [노동신문]

 문 대통령은 뉴욕회담에서 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하루빨리 실무협상이 재개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말 '하노이 노딜' 이후 정체됐던 비핵화 논의는 6월 말 판문점에서의 극적인 남·북·미 정상회담으로 다시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됐지만, 다시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15일 “트럼프 대통령도 내년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연내에 북측과 뭔가 만들어내기 위해 지속해서 얘기를 해왔던 것이고 북한도 하노이 회담 이전으로 원상회복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3자가 같은 목표 아래 있는 것이고, 비핵화 협상 타결을 더는 늦출 수 없는 시점이 온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내부에선 이번엔 변화가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조심스레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각) 대북 강경파로 분류돼 온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을 전격 해고하면서 첫 번째 이유로 “김정은 위원장에게 리비아 모델을 언급한 건 재앙이었다”고 한 점을 특히 주목하고 있다. 북·미가 가장 큰 이견을 보여온 대목이 비핵화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문 대통령이 양측 간 견해차를 좁힐 수 있는 제안을 새로 내놓을 것인지 주목하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두 정상이 얼마나 비핵화 문제로 진지한 대화를 할 수 있을지 아직은 미지수다.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방위비 분담을 대폭 요구하면서 시간이 흘러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번 순방에서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외에도 유엔총회 기조연설(24일, 현지시각) 을 하고 주요국 정상들과 양자 회담을 할 예정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만날 가능성에 대해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지만, 그쪽(일본)에 달린 거지 우리 쪽에서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며 “한ㆍ미ㆍ일 3자 회의도 ‘현재 우리가 그렇게 하겠다’고 가능성을 열어놓고 얘기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 11일 경남 양산 사저에서 차례를 지낸 뒤 15일 청와대로 복귀했다. 연휴 동안에는 부산 영도에 있는 모친 강한옥 여사를 찾아 인사했다. 14일엔 부인 김정숙 여사와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문화원을 방문했다.  오는 11월에 열리는 한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한ㆍ메콩 정상회의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청와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1월 특별 정상회의에 참석할 가능성과 관련, “북ㆍ미 회담 트랙을 돌고 난 뒤의 문제”라고 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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