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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에 물 몇 방울 떨어뜨렸을 때 일어나는 일

맑은 호박색의위스키 한 잔으로 연휴 동안 쌓인 피로를 풀어보자. 이때 별다른 안주는 필요 없다. 오직 물 몇 방울만 필요할 뿐. [사진 중앙포토]

맑은 호박색의위스키 한 잔으로 연휴 동안 쌓인 피로를 풀어보자. 이때 별다른 안주는 필요 없다. 오직 물 몇 방울만 필요할 뿐. [사진 중앙포토]

연휴 마지막 날, 지금부터 필요한 건 충분한 휴식이다. 고향에 다녀오느라, 명절 음식 만드느라 피곤했던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이때 한 잔의 술은 꽤 도움이 된다. 만약 오늘 저녁 딱 한 잔의 술로 지친 몸과 마음을 편하게 위로하고 싶다면 위스키는 어떨까. 
서양에선 잠자기 전 하루의 피로를 떨어내기 위해 혼자 마시는 술로 위스키를 애용한다. 40도 이상의 알코올 도수가 부담스럽긴 하지만, 그래서 많이 마시기보다 천천히 조금씩 딱 한 잔만으로 나른한 상태를 만들고 싶을 때 좋다.  

지난 9일 한국을 방문한 싱글 몰트 스카치 위스키 ‘글렌모렌지’의 제조 총괄책임자인 빌 럼스던 박사는 부담 없이 위스키를 마시는 방법으로 물 몇 방울을 떨어뜨려 볼 것을 조언했다. 와인을 숙성시켰던 캐스크들을 사용하는 글렌모렌지의 위스키들은 섬세하고 독특한 맛을 내기로 유명한데, 빌 박사는 그 전체적인 제조과정을 디렉팅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 그런 그가 추천하는 위스키 음용법 중 하나가 물을 이용한 칵테일이다. 
그는 “위스키의 풍미를 제대로 느끼면서 부드럽게 한 잔 하고 싶다면 물 몇 방울을 떨어뜨려 마셔보라”고 제안했다. 사실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40도 이상의 높은 알코올 도수와 특유의 센 향을 가진 위스키가 부담스러워할 때가 있다. 빌 박사의 조언은 이런 사람들에게도 유용하다.  
그에 따르면 위스키 컵에 물 몇 방울을 떨어뜨리면 위스키 온도가 순간 올라가는데, 이때 위스키에 내재된 아로마가 확 살아난다는 것. 때문에 강하고 진하게 뭉쳐져 있던 위스키의 풍미가 초콜릿, 오렌지, 꽃, 풀, 오일 등 다양한 향으로 섬세하게 살아난다. 와인 시음 때 흔히 말하는 '아로마 부케'와 비슷하다. 물이 섞였으니 위스키 도수도 조금은 떨어져서 마시기 좋을 정도가 된다. 스트레이트로 마셨을 때 혀를 누르는 느낌이 훨씬 약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바에서 위스키를 마실 때 흔히 사용하는 ‘언더 락(얼음을 넣어 마시는 방법)’과 물 몇 방울을 섞는 이 방법은 뭐가 다를까. 똑같은 물 아닌가. 
빌 박사는 “확연히 다르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언더 락으로 위스키를 마시는 경우, 차가운 얼음과 닿은 위스키는 온도가 낮아져 오히려 아로마 부케가 닫힌다. 대신 위스키의 강하고 중후한 향이 더 세진다. 때문에 위스키 자체의 카리스마 있는 풍미를 제대로 느끼기에는 언더 락이 좋고, 위스키를 조금 부드럽고 편안하게 즐기려면 물 몇 방울이 좋다는 것.  
글=서정민 기자 meantr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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