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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본 적 없는 히어로물을 원해? 더 보이즈

히어로 때려잡는 집단 '더 보이즈'   [Amazon]

히어로 때려잡는 집단 '더 보이즈' [Amazon]

이른바 슈퍼히어로가 동네마다 하나씩 있는 시대. 오만 히어로들이 최고의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시대. 그렇게 해서 뽑힌 히어로들만 부익부 빈익빈으로 부와 명성을 누리는 세상에선 어떤 일이 벌어질까? 백만장자, 연예인, 스포츠 스타로 구성되어 온 미국의 셀러브리티 균형이 일거에 무너지지는 않을까?

슈퍼히어로가 '셀럽'이 된 세상
<더 보이즈>의 한 장면.  [사진 IMDb]

<더 보이즈>의 한 장면. [사진 IMDb]


아마존 프라임 오리지널 시리즈인 <더 보이즈>의 세계에서 최고의 슈퍼히어로들은 인류의 적들과 싸우는 정의의 사도로 군림하는 동시에, 각자의 캐릭터를 브랜드로 승화시킨 대중문화 영웅의 자리에 올라 있다. 이들을 관리하는 기업 보우트(Vought)는 영웅들의 활약을 영화, 드라마, 리얼리티 시리즈 등 다양한 콘텐트로 만들어 유통하는 한편, 이들의 캐릭터를 활용한 상품 판매로 떼돈을 벌고 있다. 이들의 일거수 일투족이 모두 대중의 관심사다. 당연히 그럴 법 하다.

물론 모든 초인들이 그렇게 잘 나갈 수는 없을 터. 성공한 슈퍼히어로가 되기 위해선 치열한 경쟁을 거쳐야 한다. 각 지역에서 소소하게 정의 수호활동을 펼쳐 온 군소 히어로들은 지명도와 호감도를 높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이들의 최종 목표는 일종의 어벤저스인 ‘세븐’의 일원이 되는 것(그런데 사실 어벤저스보다는 <프로듀스 101>의 세계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더 보이즈>의 한 장면.  [사진 IMDb]

<더 보이즈>의 한 장면. [사진 IMDb]


일단 세븐의 멤버가 되고 나면 천하에 부러울 것이 없다. 경찰도 제지하지 못하는 막강한 공권력을 휘두르며 악의 무리들을 잔혹하게 처단하고, 그를 통해 인기와 막대한 부를 얻는다. 당연히 자녀를 잘 나가는 슈퍼히어로로 키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열혈 학부모들이 대거 등장하고, 어떻게든 슈퍼히어로들의 손끝이라도 만져 보려는 그루피들이 가는 곳마다 들끓는다.

아아...'그 분'이 떠오른다
<더 보이즈>의 한 장면.  [사진 IMDb]

<더 보이즈>의 한 장면. [사진 IMDb]


곳곳에서 슈퍼히어로 오디션이 열리는데 능력치만 뛰어나서 될 일도 아니고 뛰어난 용모와, 매력적인 캐릭터를 갖춰야 보우트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 히어로 과외학원이 등장한다 해도 놀랄 일이 아니다(이 대목에서 언뜻 2005년작 영화 <스카이 하이>가 생각난다. 사실 <더 보이즈>가 슈퍼히어로들이 드글드글한 세계를 다룬 최초의 작품은 아니다).

아무튼 이 시스템의 꼭대기엔 슈퍼맨과 캡틴 아메리카를 반반 섞어서 붙인 홈랜더(Homelander)라는 슈퍼 엉웅이 있다. 언뜻 보기에도 건장한 금발에 사각턱, 망토를 펄럭이며 하늘을 날고, 눈으론 레이저 빔을 쏜다. 입만 열면 "진짜 영웅은 여러분입니다"와 "갓 블레스 아메리카"를 되뇐다. 이교도와 동성애자를 싫어하고, ‘해안선에 사는 엘리트(전통적으로 미국 중부 농촌지대의 공화당 지지자들이 오바마, 클린턴, 앨 고어 등 민주당 지지층을 가리킬 때 쓰는 말)’들을 혐오하는 분이다. 어딘가 익숙한 인물의 냄새가 풍기지 않는가? 요즘 THS(트황상)으로 불리는, 딱 그 분이다.

악당이 없다고? 만들면 되지
표면적으로 이 드라마는 평범한 남자 휴이(잭 퀘이드)가 잘 나가는 슈퍼히어로의 실수로 여자친구를 잃고, 때묻지 않은 착한 슈퍼걸 애니(에린 모리어티)의 도움으로 정의를 실현해가는 복수극의 형식을 갖추고 있지만, 이건 그냥 겉포장일 뿐이다. 이 드라마를 이렇게만 소비한다면 그건 이 드라마를 절반밖에 즐기지 못했다는 뜻이 된다.

<더 보이즈>의 한 장면. [사진 IMDb]

<더 보이즈>의 한 장면. [사진 IMDb]


뭘 좀 아는 시청자라면 이 드라마 전체가 현재의 미국에 대한 풍자라는 사실을 눈치채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명성이 곧 돈이 되는 세상에서 어떻게 해서든 자녀를 셀러브리티로 키워 보려는 열성 학부형들이 등장하는 것도 그리 놀랍지 않다. SNS든 전통 미디어든, 좋은 이미지만 만들어지면 돈은 저절로 들어온다. 급기야 이 겁 없는 슈퍼히어로 집단은 자신들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선 전 세계에 슈퍼 빌런들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 대목에서 이 슈퍼히어로가 곧 미국이 자랑하는 군산복합체를 형상화(“우리 미국이 실제로 생산하는 건 무기밖에 없잖아요”라는 대사도 등장한다)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미국이 전 세계에 무기를 팔기 위해서는 빈 라덴이나 IS같은 악의 무리들이 계속 등장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국가와 대중이 슈퍼히어로의 존재를 계속 지지하게 하기 위해선 슈퍼히어로만이 해치울 수 있는 슈퍼 악당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그런데 그런 악당이 없다고? 그럼 만들어 내면 된다는 얘기다. 아무튼 한편의 드라마로 미국의 정치체제, 군수산업, 미디어 산업, 그리고 쇼 비즈니스를 가지고 노는 제작진의 솜씨에 감탄을 금할 수 없다. 강추하지 않을 재간이 없다.

글 by 송군(송원섭). 10년차 방송인, <보난자>로 미드 입문.

TMI
<더 보이즈>에 등장하는 엘리자베스 슈(왼쪽)  [사진 IMDb]

<더 보이즈>에 등장하는 엘리자베스 슈(왼쪽) [사진 IMDb]


정말 뜻하지 않은 배우들이 많이 나온다. 멕 라이언/데니스 퀘이드 커플의 2세인 잭 퀘이드가 주인공 휴이 역을 맡은 것은 물론, 왕년에 <리빙 라스베가스>에서 니콜라스 케이지의 마지막 가는 길을 보살피는 여주인공으로 올드 팬들의 가슴을 촉촉하게 했던 엘리자베스 슈가 악의 조직(?) 보우트를 이끄는 실세 임원인 스틸웰 역으로 등장한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서 강한 남자 에오메르 역으로 강한 인상을 남긴 칼 어반도 반갑다.

그밖에 <새벽의 황당한 저주> 등에서 코믹 연기로 세계적인 명성을 누린 사이먼 펙이 주인공 휴이의 아버지 역으로, <식스 센스>의 천재 아역이었던 할리 조엘 오스몬트가 ‘한때는 잘 나갔지만 지금은 잊혀진 슈퍼히어로’ 역으로 깜짝 등장한다. 어째 캐릭터가 본인의 현재 위상을 반영하는 것 같기도 한데 아무튼 그런 얼굴들을 찾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제목  더 보이즈(The Boys)
제작  에릭 크립케, 다니엘 아티아스, 스테판 슈워츠 등
출연  칼 어번, 잭 헨리 퀘드, 안토니 스타, 에린 모리아티, 체이스 크로포드 등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시즌  시즌1(2019)   
평점  IMDb 9.0  로튼토마토 82%  에디터 꿀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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