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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생 공부 장면 생중계... 별 게 다 있는 유튜브 학습법

우리나라 국민이 유튜브를 이용하는 시간은 전 국민 소통, 검색 채널로 불리는 카카오톡과 네이버보다 많다. 지난 5월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의 4월 이용시간은 총 388억분으로 1년 전보다 50% 이상 늘었다. 카카오톡은 225억분, 네이버는 153억분으로 조사됐다. 유튜브 이용자 3271만명을 기준으로 하면 한 달에 20시간 정도 유튜브를 시청한 셈이다. 유튜브에 따르면 1분에 400시간씩 새로 올라오는 영상이 이용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유튜브 영상 중 '공부' 콘텐트도 점점 다양해진다.  유튜브로 ‘공부’를 검색하면 ‘공부하며 듣는 음악’부터 자신이 공부하는 모습을 찍거나 라이브로 방송하는 영상 등이 수없이 쏟아진다.

자신에 알맞은 학습법, 유튜브에도 있다
외로운 공부? 남도 하는 모습에 위안을 받는다.
목적이 이끄는 삶, 내 목적은 유튜브 수익으로 장학재단 설립


유튜버 정영우 씨도 자신이 대학교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모습을 라이브로 방송한다. 그가 운영하는 채널 ‘서울대 정선생’ 방송을 보면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2~3만 명에 이른다. 구독자 수 3만 5000명보다 영상 조회 수는 몇배 더 높다.
서울대 정선생 유튜브 캡처 화면

서울대 정선생 유튜브 캡처 화면


유튜브로 공부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는 건 유튜브에 정 씨처럼 학습 유튜브 채널이 계속해서 늘고 있다는 사실로 짐작할 수 있다. 그 중엔 공부하는 모습으로 구독자를 끌어모은 후 외모나 다른 특정 주제로 채널을 확장하는 유튜버도 있지만 정 씨는 학습법에 대한 콘텐트를 중점적으로 올린다. 이력도 특이하다. 멘사 회원인 그는 연세대 기계공학과를 나와 삼성전자 입사 후 1년 만에 퇴사, 치의학 대학원에 입학했다. 친누나와 함께 쇼핑몰도 운영한다.
유튜브 방송을 보면서 공부가 될까?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정 씨를 만나 물었다.
 
학습량도 많고 실습하기 바쁠 텐데 유튜브 채널을 만든 이유는?
"치대생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더 있을 거라 생각했다. 사람들과 소통하는 콘텐트를 만드는 게 적성에도 맞는 것 같다. 대학 졸업 후 삼성전자에 입사했다가 1년 만에 퇴사했다. 전공과 일은 다르다는 걸 실감했고 급여도 만족스럽지 않더라. 일이 재밌어야 하는데 아쉽게 그렇지 못했다. 치대에 입학한 건 손재주가 좋고 꼼꼼한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이고 안정적인 미래를 위해 전문직이 낫지 않을까 생각해서다. 유튜브 활동을 시작하게 된 건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재미난 일이라고 생각해서다."
 
주제를 ‘서울대생의 공부법’으로 정한 이유는 뭔가?
"내가 온라인 학습의 수혜자이기 때문에 받은 도움을 갚고 싶었다. 영어 암기법부터 성적 고민 등에 대해 누군가 올린 후기나 댓글을 통해 해결했고 나 역시 그렇게 누군가 돕고 싶었다. 그 방식이 글에서 영상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다들 서울대생은 뭔가 다른, 특별한 방법으로 공부하지 않을까 생각하겠지만 내가 경험하고 본 친구들은 그렇지 않더라. 엄청나게 노력하고 성실하다. 그들이 꾸준히 자리에 앉아 있을 수 있는 비결을 내 나름대로 친절하게 설명해 주고 경험을 공유하고 싶었다."
 
정선생이 생각하는 ‘공부 잘하는 학생’들의 특징은 뭔가?
"우선 주변의 경우를 보면 부정적인 사고 체계를 가지고 있지 않다. 자신의 현실이나 사안에 대해 긍정적이다. 그리고 자신이 하는 공부의 목적을 분명히 알고 있는 경우가 많더라. ‘목적이 이끄는 삶’이란 책의 제목처럼. 그러니 반복되는 일상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있는 것 같다. 성실함은 타고나는 거라고 하던데 무언가 꾸준히 하기 위한 동기부여 방식도 필요하다. 자신이 스스로 공부의 목적을 정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부모님이나 학교, 학원 선생님 등 주변에서 공부하는 이유를 잘 설명해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번은 지시대로 따를 수 있지만 계속해서 반복하면 반드시 “왜 해야 돼?”라는 질문이 떠오르는 것처럼 말이다."
 
유튜브로 다른 사람이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서 공부를 한다는 게 이해가 잘 가진 않는데?
"공부하는 모습을 찍어 올리는 채널 ‘노잼봇’을 2년 전에 봤다. 그땐 나도 이해가 안 가더라. 난 독서실에서 혼자 조용히 공부하는 체질이다. 하지만 사람마다 경우가 다른 것 같다. 그런데 내가 10시간 라이브로 공부하면 따라서 그 시간만큼 앉아서 공부하는 경우가 많더라. ‘형 덕분에 처음으로 8시간 앉아서 공부해 봤어요’라고 하는 친구들도 많다. 선의의 경쟁의식을 가지고 내가 일어날 때까지 참고 공부하는 친구들도 있고 '나 혼자 외롭게 공부한다'고 생각하는 친구들은 위안을 받기도 하더라.  결국 공부하는데 누군가 필요한 친구들이 있고 유튜브가 대안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쇼핑몰도 운영하고 있더라.
"친누나가 처음 시작했고 내가 돕는 정도다. 사람들을 관찰하고 필요나 기호를 읽어내는 게 즐겁고 적성에도 맞는다. 그걸 내 일과 취미 그리고 다양한 분야에 적용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1인 다직업 시대를 말하는 것 같다.
"그렇다. 내가 꼭 치과 의사로만 평생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전문성을 가지되 다양한 활동을 하며 살고 싶다. 내게 주어진 시간을 좋아하는 일과 재미난 일 그리고 의미 있는 일들로 채워나가고 싶다."
 
서울대 치대생의 유튜브 활동에 대한 평가도 나뉠 것 같은데.
"부정적으로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욕하는 사람들은 뭘 해도 욕한다. 나를 통해 도움을 받게 될 사람들을 생각한다. 내가 하는 일을 게을리하는 것도 아니고 내 시간을 쪼개어 하는 일들이다."
 
추가로 하고 싶은 활동 또는 제작을 계획하는 콘텐트가 있나?
"난 진로 적성에 관심이 많다. 후배들에게 다양한 직업과 직무를 소개하는 콘텐트를 보여주려고 생각하고 있다. 유튜브 활동의 목표는 장학재단이다. 유튜브 활동을 시작하고 지금까지 거둔 이익을 모두 모아뒀다. 올해부터 1명이라도 장학금을 지원하고 싶다. 아직 장학선발 기준을 정하진 못했지만, 공부를 더 하고 싶은데 돈이 모자란 친구를 돕고 싶다."
 
유부혁 기자 yoo.boohy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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