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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에 먹는 월병, 싱가포르선 햄·두리안·새둥지까지 넣어

기자
전지영 사진 전지영

[더,오래] 전지영의 세계의 특별한 식탁(11)

둥근 달을 본떠 만든 월병은 달을 숭배하는 동양에서 주로 만들어 먹는 추석의 대표 음식이다. [사진 pxhere]

둥근 달을 본떠 만든 월병은 달을 숭배하는 동양에서 주로 만들어 먹는 추석의 대표 음식이다. [사진 pxhere]

 
동양에서는 오래전부터 달이 지구 둘레를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을 한 달로 삼아 만든 음력을 사용해 왔다. 따갑게 내리쬐는 햇볕에  습하고 끈끈한 여름날의 무더위가 입추와 처서를 지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선선한 가을 날씨로 변하는 것을 보면 음력이 정말 정확하다는 생각이 든다.
 
추석은 음력 팔월 보름으로 가을의 한가운데 달이며 팔월의 한가운데 날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는 으뜸 명절이다. 월(月)은 '달', 병(饼)은 '떡'을 뜻하는 월병(月饼)은 '달 모양을 닮은 떡'을 말한다. 둥근 달의 모양을 본떠서 만든 월병은 달을 숭배하는 동양에서 주로 만들어 먹는 추석의 대표 음식이다.
 

송나라 때 처음 기록에 등장

중국에서는 추석에 둥글게 빚은 월병을 만들어 가족이나 가까운 이웃과 나누어 먹는 풍습이 있다. 단순히 음식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행복을 빌어준다.
 
고대 월병은 제사 음식으로 본래 중추절에 먹었다. 선물용으로 애용됐는데, 당나라는 진사에 합격한 사람들에게 상으로 월병을 내리기도 했다. 기록에 의하면 월병은 송나라(宋, 960~1279) 때 처음 등장한다.
 
당나라 때는 중추절에 달을 쳐다보며 과일이나 월병을 먹는 것이 유행이었지만 북송(北宋, 960~1127) 시기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중추절에 보름달 모양의 월병을 먹었다는 기록을 찾을 수 있다.
 
월병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중국 원나라를 무너뜨린 도구로 사용된 우월병이 그 예다. 원나라(元, 1271~1368) 때 한족은 원나라의 고통스런 지배를 받았다. 이에 주원장이 반원 운동을 펼치려 했지만 원나라 군사의 통제가 심해 의병들과 소통을 할 수 없었다. 이때 유백온(刘伯温)이란 사람이 이웃 간에 월병을 주고받는 추석의 풍습을 소통수단으로 이용했다. 월병 속에 음력 8월 15일 보름달이 뜨는 날 ‘달로(鞑虏/鞑子, 한족이 만주족이나 몽고인을 폄하해 가리키는 말)를 죽이자’라는 반란계획을 적은 쪽지를 넣어 의병들에게 전달했던 것이다.


비밀문서 운반 수단으로도

청나라 때도 한족들의 반청운동에도 월병이 동원됐다. 종이 가방 안에 반청복명(反青复明)운동의 준비를 알리는 쪽지를 넣은 월병을 담아 전했다. 핸드폰을 사용하는 우리에게는 너무나 생소한 이야기이지만 보름달 모양의 월병 속에 비밀문서를 넣어 의사소통했다 하니 월병은 음식 뿐아니라 커뮤니케이션 도구로도 활용됐던 것이다.
 
중국 북송 시기에 지금과 같이 보름달 모양을 한 월병이 등장했다. 월병은 지역에 따라 서로 다른 재료를 이용해 만든다. 장시성에서는 고추와 양파를 월병 속에 넣고, 윈난성에서는 소시지를 넣는다. 후난성에서는 겉이 과자처럼 바삭한 느낌을 주는 월병을 만든다. 일반적으로 월병은 밀가루와 돼지기름, 설탕, 달걀 등을 섞어 반죽을 만들고 그속에 밤이나, 팥, 견과류 등의 소를 넣는다. 보름달을 상징하는 소금 친 달걀 노른자 한 개를 통째로 넣기도 한다.
 

베트남의 월병 ‘바인 쭝투’  

베트남의 월병 브랜드 Kinh Do의 월병. [사진 Kinh Do 홈페이지]

베트남의 월병 브랜드 Kinh Do의 월병. [사진 Kinh Do 홈페이지]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은 베트남에서는 ‘바인 쭝투(BanhTrung thu)’라는 월병을 먹는다. 계란, 돼지고기 등으로 만든 부드러운 반죽에 깨, 호도, 해바라기씨 같은 견과류와 말린 열대과일 잼, 밤 등을 소로 넣은 월병이다.
 
베트남의 추석 음식인 바인쫑투는 중국과 마찬가지로 가족·친지들과 선물로 주고 받는다. 추석 시즌에는 길거리에 설치된 바인쫑투 판매 매대를 흔히 볼 수 있다.
 
대만의 추석과일 원단. [사진 pixabay]

대만의 추석과일 원단. [사진 pixabay]

 
대만에서는 추석에 새콤달콤한 과일 원단(文旦 Pomelo )과 함께 월병을 주고받는 풍습이 있다. 중국 본토와는 다르게 바비큐도 함께 구워 먹는다. 원단은 대만에서  일년 내내 재배하는 과일로 추석 때 많이 먹는다. 모양은 초록색 자몽같이 생겼고 물이 많고 심심하면서 새콤달콤한 맛을 낸다.
 
과일을 넣은 월병. [사진 pxhere]

과일을 넣은 월병. [사진 pxhere]

 
싱가포르에도 월병이 존재한다. 단팥, 견과류, 씨앗류뿐 아니라 소금에 절인 햄, 두리안 반죽, 짓이긴 타로토란, 심지어 새둥지까지 매우 다양한 소가 쓰이고 있다. 달콤한 쌀가루 반죽을 이용한 눈 내린 월병, 망고 샤베트를 넣은 아이스크림 월병 등 젊은 세대의 취향에 맞는 새로운 월병도 개발됐다.
 
우리도 올 추석에는 둥근 달을 닮은 월병을 가족들과 나누며 서로의 행복을 빌어 보는 것은 어떨까.
 
전지영 세종대 관광대학원 겸임교수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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