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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도 싫고 한국당도 싫어···20대, 정치 냉소주의 빠졌다"

중앙대 사회학과 신진욱 교수[신진욱 교수 제공]

중앙대 사회학과 신진욱 교수[신진욱 교수 제공]

“20대가 향후 정국의 최대 변수가 될 것이다.”  
신진욱(49·사회학) 중앙대 교수는 ‘조국 사태’의 효과에 대해 “‘다 싫다’층이 크게 늘 것”이라며 이렇게 전망했다. 신 교수는 정치 담론과 여론, 정당 정치와 사회 운동 등에 관심을 두고 진보적 목소리를 내어 온 소장 학자다. 신 교수는 “인사청문회를 포함한 장관 임명절차는 대단히 중요한 정치과정인데 역량과 개혁론 등에 대한 정책적 검증과 토론이 생략된 채 내로남불 공방만으로 흘러가 버린 것이 무척 아쉽다”고 말했다.  

4인 학자가 본 조국 사태가 남긴 것
③ 신진욱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다 싫다’층은 20대를 의미하나.
“그렇다. 20대의 여론을 ‘청년층의 분노와 환멸’ 같은 단순한 프레임으로 보는 것에는 반대한다. 기성세대들이 자신들의 허상을 대입하는 것이 오히려 청년층을 이해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본다. 이번 국면에서 조국 장관의 적격성 여부에 대한 20대의 찬반 여론과 함께 주목해야 할 것이 20대의 자유한국당 지지도가 급락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미투 운동이 고조됐던 시기에는 20대 남성 사이에선 일시적이긴 했지만 거의 노년층과 유사한 수준으로 자유한국당 지지가 상승했다. 그러나 이번에 조 장관에 대한 부적격 여론이 급증하는 과정에서도 20대의 자유한국당 지지도는 8%까지 떨어졌다.(9월 첫주 한국갤럽 조사) 동시에 ‘지지정당이 없다’는 답이 30%까지 올라갔다.”
 
20대는 상대적으로 인구가 적고 투표율이 낮다. 거대 정당들도 이점을 고려한다. 
“만약 그렇다면 큰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2007년 대선 이후 청년층 투표가 선거 판세를 가른다는 인식이 정치권에 분명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진보 진영에선 선거연령을 한 살이라도 낮추고 싶어했고 보수 정당은 막으려 하지 않았나. 2007년 대선 결과는 당선자의 득표가 1987년 민주화 이후 최저였지만 2위 후보와의 표차는 역대 최다였다. 20대 투표율이 극단적으로 저조했기 때문에 생긴 결과가 보수 후보의 압승이었다. 그러나 지난 총선에선 청년층이 투표율이 반등하면서 현 여권은 자신들이 기대한 이상의 결과를 얻었다.”  
 
사회적 가치라는 측면에서 ‘조국 사태’를 바라본다면.
“현재까지 나와 있는 조국 장관 관련 의혹이 결정적 불법은 없다고 볼 수도 있지만, 지금 국민들이 장관직에 대해 어떤 수준의 도덕적 기대를 하느냐를 생각해 봐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전 정권의 탄핵을 배경으로 탄생한 권력인 만큼 과거와 유사한 수준의 일반적 도덕 기준으로는 시민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없다. 이것은 현 정권의 역사적 사명이다. 시민들은 높아진 도덕적 기준을 근거로 현 정권에 실망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실망감에서 자유한국당이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은 '0'에 가깝다. 이미 심판받은 전 정권과의 단절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상할 수 있는 최악의 결과는.  
"총체적 냉소주의에 빠질 우려가 있다. ‘촛불을 들고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만들기 위해 같이 힘써왔는데 결국 큰 변화는 못 가져오는구나’하는 인식이 넓게 퍼질 수 있다. 정치 참여에 대한 효능감이 상실될 수 있다는 것이다. 큰 걱정이다. ”
 
‘검찰 정치’에 대한 반감이 조국 임명에 대한 실망감을 대체할 수도 있다는 기대가 여권에 있다.
“조국 장관에 대한 찬반만큼이나 검찰 수사에 대한 여론은 변동성이 심하다는 게 특징이다. ‘부적격’여론이 높았었는데 임명 후엔 ‘잘했다’는 여론이 반등하지 않았나. 수사 찬성 여론이 절반을 넘었지만 압수수색 직후에는 ‘너무 한다’는 여론이 커졌다. 검찰 수사는 현 정권에 대한 강한 지지와 강한 반대를 강화하는 요인이다. 검찰이 자신들의 행위에 스스로 부여하는 의도와 예측과는 상관없이 고도의 정치적 결과를 가져올 것만은 분명하다.”
 
30~40대는 586들에 대한 반감이 가장 강할 수 있는 연령대인데 상대적으로 조국에 우호적일까.
“최근 나오는 386 관련 담론에 동의하지 않는 편이다. 현 정권의 최고위층은 386 운동권 출신들이 점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미 실무진들은 30~40대들로 채워져 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30~40대가 공유하고 있는 정치적 경험이다. 정치적 감수성의 형성기인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나 광우병 파동 당시 촛불집회 등으로 정치적 경험을 공유한 지금의 30~40대가 386세대보다 더 폭넓게 정치적으로 의식화된 세대라고 생각한다. SNS를 통한 정치적 감성과 정보의 공유도 무시할 수 없는 의식화 요인이다. 스스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문재인 정부 출범의 주역이라는 의식이 강하다. 30~40대의 지지는 총선 때까지도 큰 변화 없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변수는 20대다.”
 
신 교수는 ‘조국 장관 지지 여론에 촛불시위 때와 같은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비전에 담겨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신 교수는 “지금 여권 지지층의 말과 글은 공격적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방어적이다”라며 “촛불시위에는 정말 제대로 작동하는 민주주의, 국민과 제도 정치가 제대로 소통할 수 있는 민주주의에 대한 기대가 있었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제일 큰 문제는 자유한국당”이라며 “자유한국당이 국민적·헌법적 심판을 받은 전 정권과 단절하고 새로운 비전을 보여줘야 상대적으로 국민들이 현 정권에 들이대는 기대수준이 높아지고 심판 여론도 형성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여권이 믿는 것도 자유한국당뿐인 것 아니냐”는 말도 했다.
 
임장혁 기자 im.janghy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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