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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채운 검찰총장 8명뿐···조국의 인사권, 윤석열 흔들까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이 지난 7월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해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이 지난 7월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해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법률에 "검찰총장의 임기는 2년으로 한다"

조국(54)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59·사법연수원 23기) 검찰총장이 전면으로 맞붙은 모양새다. 김오수(56·20기) 법무부 차관 등이 9일 대검 고위 간부에게 조 장관 관련 수사를 검찰총장 지휘를 받지 않는 독립수사팀을 구성해 맡기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다. 하지만 윤 총장은 이런 법무부의 제안이 “수사의 중립성을 흔들 수 있다”고 판단해 거절했다고 한다.
 
검찰의 조 장관 관련 수사가 속도를 내면서 여권 일각에서는 ‘윤석열 교체론’까지 나왔지만 검찰총장의 임기는 법률에 따라 보장된다. 인사권자인 대통령이라고 해도 윤 총장의 거취를 마음대로 할 수 없다. 1988년 검찰청법이 개정되면서 검찰총장 임기는 2년으로 정해졌다. 검찰총장을 비롯한 검찰 조직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검찰총장을 제외하고 다른 검사들에 대한 인사권은 조 장관이 가지고 있다. 
2015년 10월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이 정부 과천청사 법무부 장관실에서 김종빈 전 검찰총장과 5분간 이야기를 나눈 뒤 배웅하고 있다. [중앙포토]

2015년 10월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이 정부 과천청사 법무부 장관실에서 김종빈 전 검찰총장과 5분간 이야기를 나눈 뒤 배웅하고 있다. [중앙포토]

천정배-김종빈, 강금실-송광수 충돌史

임기제가 도입된 이후부터 윤 총장 임명 전까지 21명의 검찰총장이 나왔고 이 중 8명만이 임기를 모두 채웠다. 청와대나 법무부와의 충돌 등 문제로 검찰총장이 중도에 자진해서 사퇴한 경우가 많았다.
 
2005년 천정배 법무부 장관은 “한국전쟁은 북한의 통일 전쟁” 등의 발언을 했다가 고발된 강정구 동국대 교수를 불구속 수사하라며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 당시 김종빈 검찰총장은 장관이 검찰 수사에 개입하려고 하자 사표를 던지면서 항의했다. 당시 상황을 잘 아는 검찰 관계자는 “김 전 총장이 구속수사 원칙을 스스로 지키기 위해 검찰총장직을 내려놨던 것이지 사퇴 압력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4년 청와대와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중수부) 폐지를 밀어붙이자 송광수 당시 검찰총장이 거세게 반발하기도 했다. 송 전 총장은 “중수부를 없애려거든 먼저 내 목을 치라”고 말했다. 송 전 총장은 임기 2년을 모두 채웠고 대검 중수부는 이명박 정부 때 폐지됐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이전에 있었던 ‘법무부-검찰’ 갈등과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며 “이전엔 이해관계나 생각이 달라서 생긴 문제였지만 윤 총장은 지금 위법에 대한 수사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검찰총장이 사퇴할 이유가 없고 어떤 이유에서든 사퇴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9일 오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이 9일 오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조국발 검찰 인사에 주목하는 檢

검찰 안팎에서는 조 장관이 조만간 검찰 인사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조 장관은 9일 취임식에서 “법무부가 적절한 검찰 인사권 행사 등 검찰에 대한 감독 기능을 실질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바로 다음 날인 10일 법무부 산하에 ‘검찰개혁지원단’을 만들라고 지시하며 이종근 인천지검 2차장검사를 실무를 총괄하는 단원으로 임명했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 7월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하면서 대전·대구·광주고검장 3자리와 부산‧수원 고검 차장검사,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등 검사장급 3자리를 공석으로 놔뒀다. 차장검사 출신의 변호사는 “고검장‧검사장 6자리를 채운다는 명분으로 조 장관이 인사를 하면서 수사팀 구성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수사팀 입장에서는 압박을 느낄 수도 있다”고 했다.
 

인사 시점따라 직권남용 의혹 생길 수도 

일선 검사들 상당수가 조 장관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서울에 근무하는 한 평검사는 “검찰 내부망에 공개적으로 글을 쓰는 것은 꺼리지만 검사들끼리 사석에서 조 장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만일 이 시점에 납득하기 어려운 인사이동이 있으면 조 장관은 검찰 구성원의 신뢰를 완전히 잃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조 장관이 검찰 인사를 놓고 직권남용에 대한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 조 장관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인사의 정당성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서지현 검사에 대해 부당한 인사를 했다는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를 받는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의 경우 1‧2심에서 실형이 선고돼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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