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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희 “미국 만날 용의” 7시간 뒤 발사체 도발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를 제안한 지 7시간 만인 10일 오전 발사체를 쐈다. ‘주한미군 전략적 재검토 가능’까지 언급하며 대화를 촉구한 미국에 손을 내밀면서, 위력 과시로 북·미 협상을 주도하려는 시위란 해석이 나온다.
 

협상 주도권 노린 무력시위 분석
트럼프 “만남은 좋은 것, 지켜보자”

동·서해안, 내륙 어디서나 발사 가능
북, 비건의 주한미군 언급에 움직여
최선희 “미국 새 계산법 가져와라”
북 발사체 2발 중 1발 내륙 탄착
실패했거나 사거리 단축 가능성

이날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오전 6시53분과 오전 7시12분 평안남도 개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상의 발사체를 각각 한 차례씩 모두 두 발을 발사했다. 최대 비행거리는 약 330㎞로 탐지됐다. 군 당국은 이번 발사체의 종류, 고도, 속도에 대해선 분석 중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북한판 에이태큼스(ATACMS)라는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나 초대형 방사포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 8시10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열고 “북한이 지난 5월 이후 단거리 발사체 발사를 계속하고 있는 데 대해 강한 우려를 표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북한의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전날 오후 11시40분쯤 “우리는 9월 하순께 합의되는 시간과 장소에서 미국 측과 마주 앉아 지금까지 우리가 논의해 온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토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또 “미국 측이 우리에게 접수 가능한 계산법에 기초한 대안을 가지고 나올 것이라고 믿고 싶다”고 말했다. 
 
“북한 전역 미사일 숲으로” 김정은 6년 전 장담 현실 됐다
 
북한이 올해 발사체 쏘아올린 장소.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북한이 올해 발사체 쏘아올린 장소.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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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열 번째에 해당하는 북한의 이날 발사체 발사 지점은 비교적 내륙 지역이었다. 그동안 아홉 차례 발사는 강원도 원산, 함경남도 함흥 등 서쪽 또는 황해남도 과일 등 동쪽 해안 도시였다. 군 당국자는 “북한 전역에서 언제든 공격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려 한 것 같다”며 “북·미 협상 전 한·미에 위협 수위를 끌어올리려는 의도”라고 평가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과거 천명한 ‘미사일 수림화’가 현실화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2013년 북한 전역을 미사일 숲처럼 만들어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공격력을 갖출 것을 지시했다고 한다. 그러나 정부 일각에선 분석 결과 발사된 단거리 발사체 두 발 중 한 발이 내륙에 떨어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만약 한 발이 내륙에 낙하한 것이 사실이라면 시험 실패인지, 의도적인 타깃 설정인지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
 
어찌 됐건 최 부상의 담화를 계기로 북·미 간 실무협상이 이달 말 유럽 등에서 열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 6월 30일 판문점 북·미 정상회동 이후 71일 만에 나온 북한의 이날 대미 유화 메시지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매우 흥미로울 것”이라며 “무슨 일이 벌어질지 지켜보자. 만남은 좋은 것”이라고 호응했다.
 
최 부상은 “미국에서 대조선 협상을 주도하는 고위 관계자들이 최근 조·미 실무협상 개최에 준비돼 있다고 거듭 공언한 데 대해 유의했다”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실무협상 대표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발언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어느 국가든 스스로 방어할 주권적 권리가 있다. 북한이 비핵화하면 안전보장을 제공하겠다”(6일)고 말했다.
 
비건 대표는 “긴장이 완화되면 우리 군이 전쟁에 대비하기 위해 항상 유지·훈련할 필요가 없다. 주한미군 주둔 문제는 모든 문제에서 진전이 있을 때 사용 가능한 전략적 재검토에 포함될 수 있을 것”(6일)이라고 했다. 비건은 올 2월만 해도 주한미군 철수에 대해 “이런 트레이드오프(거래)를 제안하는 어떤 외교적 논의에도 관여하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었다.
 
최 부상은 이번에도 ‘새로운 계산법’을 들고나오라고만 하며 사실상 미국이 먼저 실질적인 안전보장 방안을 만들어 가져와야 한다고 요구했다. 안전보장 의제가 자칫 잘못하면 협상의 ‘블랙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유지혜·이근평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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