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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5단체 “해고자ㆍ실업자 노조가입 허용에 반대"

경제 5단체가 해고자와 실업자의 노동조합 가입을 허용하는 노동조합법 개정안에 "전면 반대한다"는 의견을 정부에 제출했다. 노조 파업시 경영진의 대체근로 투입을 금지한 규제는 여전한데, 개정안은 노동계 요구에 편향돼 있다는 이유다. 
 
10일 한국경영자총협회ㆍ대한상공회의소ㆍ중소기업중앙회ㆍ한국무역협회ㆍ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5단체는 “정부가 7월말 입법예고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전반적으로 반대한다는 입장을 정부에 전달했다”며 “균형되고 선진화된 개정안을 새로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탄력근로제 확대와 최저임금 공약 파기에 반발하며 총파업에 돌입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지난 7월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총파업 대회에서 경찰과 대치를 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전국 5만여 조합원이 참여하는 이번 총파업을 통해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 반대, 최저임금 1만원 공약 파기 규탄,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비준 촉구와 비정규직 철폐 등을 정부에 촉구했다. [뉴스1]

탄력근로제 확대와 최저임금 공약 파기에 반발하며 총파업에 돌입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지난 7월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총파업 대회에서 경찰과 대치를 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전국 5만여 조합원이 참여하는 이번 총파업을 통해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 반대, 최저임금 1만원 공약 파기 규탄,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비준 촉구와 비정규직 철폐 등을 정부에 촉구했다. [뉴스1]

 
정부는 국제노동기구(ILO)의 핵심 협약인 제87호와 제98호 비준을 위해 노동조합법 개정을 추진해왔다. 제87ㆍ98호는 한국 정부가 1991년 ILO 가입후 29년째 비준을 미뤘던 협약이다.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서 노사 간 대타협에 실패하자, 정부가 경사노위 공익위원의 권고안을 토대로 개정안을 만들었다.
 
정부 입법예고안의 핵심은 해고자ㆍ실업자가 노조에 가입할 수 있게 허용하는 조항이다. 현재는 기업에 재직 중인 근로자만 기업단위 노조에 가입할 수 있다.  
 
경제 단체는 “한국의 노사관계는 유럽의 산별노조 체제와 달리 기업별 노조 중심이라는 특수성이 있다”며 “해직자나 실업자까지 기업 노조에 가입하게 되면 대립ㆍ투쟁적 노사관계와 맞물려 기업과 산업에 더욱 큰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총 관계자는 “정당하게 기업이 해고한 직원이나 시민단체 활동가가 기업 노조에 가입한다면 노사 관계가 더욱 투쟁적으로 될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경영계는 노조의 쟁의행위에 사용자가 대항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재 노동조합법에선 노조 파업시 대체 근로를 금지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07년 이후 10년간 국내 기업에서 쟁의행위로 인한 근로손실일을 따져보니 한국은 근로자 1000명당 평균 43.4일로 나타났다. 같은 기준에서 일본은 0.2일이었다. 한국을 제외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은 쟁의행위시 사용자의 대체근로를 전면 또는 부분적으로 허용한다. 경영계는 또 사용자뿐만 아니라 노조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해서도 처벌하는 규정을 신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4월 15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산하 노사관계 제도·관행 개선위원회가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에서 ILO(국제노동기구) 기본협약 비준 논의에 대한 결과를 발표한 뒤 취재진 질의를 듣고 있다. 노사관계 제도·관행 개선위원회는 막판까지 사회적 합의를 내지 못하고 경사노위 운영위원회로 논의를 넘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뉴스1]

지난 4월 15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산하 노사관계 제도·관행 개선위원회가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에서 ILO(국제노동기구) 기본협약 비준 논의에 대한 결과를 발표한 뒤 취재진 질의를 듣고 있다. 노사관계 제도·관행 개선위원회는 막판까지 사회적 합의를 내지 못하고 경사노위 운영위원회로 논의를 넘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뉴스1]

 
입법예고안에선 또 노조 전임자에게 회사가 급여 지급을 금지하는 조항이 삭제됐다. 이에 대해 경영계는 “근로를 안하고 노조 업무만 하는 전임자 월급은 노조가 조합비에서 지급하는 게 상식적”이라며 “ILO 협약 제98호에서도 노조에 회사가 재정상 원조를 하면 통제나 간섭으로 보는 만큼, 정부안은 ILO 협약에도 위배된다”고 주장한다.  
 
노동계도 정부안에 반대하기는 마찬가지다. 해직자ㆍ실업자가 노조에 가입하더라도 노조 활동을 위해 이들이 사업장에 출입할 때는 노사 합의가 필요하다고 제한한 조항에 반발했다. 민주노총은 “재직자와 비재직자의 노조활동에 차등을 둘 근거가 없다”며 “산별노조 활동을 제약하는 족쇄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속노조의 임원이 현대차 울산공장에 출입해 산별노조 활동을 하는 데 제약을 두지 말라는 것이다. 노동계는 또 대리운전 기사나 보험설계사ㆍ학습지교사 같은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을 인정하지 않았다며 “정부가 ILO 협약을 이행하는 게 아니라 역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 의견 수렴을 마친 고용노동부는 개정안을 확정해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야당 간사인 임이자 의원(자유한국당)은 “ILO 협약은 해야하지만 그전에 우선 노사 간 균형을 맞춰야 한다”며 “노조 파업 때 대체근로를 허용하고, 노동자의 부당노동행위도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은 “노동계와 경영계 모두 자신들에게 유리하지 않은 점만 들어 반대한다”며 “양측이 추천한 공익위원이 만든 안을 기초로 정부가 만든 안이므로 정기국회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련ㆍ임성빈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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