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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대화·미사일 동시 쏘아올린 北···"불리한 협상 않겠다는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9월 하순 협상" 담화에 "만남은 언제나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세 시간 뒤 북한은 올해들어 열 번째 발사체 시험발사를 강행했다.[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9월 하순 협상" 담화에 "만남은 언제나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세 시간 뒤 북한은 올해들어 열 번째 발사체 시험발사를 강행했다.[AP=연합뉴스]

최선희, 비건에 "새로운 계산법 들고 나오라"…협상 나설지 주목  

북한이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의 한밤 담화로 "9월 하순 북·미 대화" 의사를 밝힌 지 7시간 만에 발사체를 시험 발사했다. 대화 제의와 미사일을 동시에 쏜 것이다. 미국 전문가들은 이를 놓고 "6월 말 판문점 약속을 지키지만 불리한 협상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켄 고스 "제재 완화 가져 오면 진전, 아니면 끝"
클링너 "한미동맹 전력 증강 중단 요구할 수도"
소식통 "최선희 '나는~' 세 번, 협상 주도 주목"

북한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최 부상의 담화를 봤다. 만남은 항상 좋은 것"이라고 화답했는데도 세 시간 뒤 10일 새벽 시험 발사를 강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오후 2시 40분(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유세로 떠나기에 앞서 "조금 전 담화를 봤는데 아주 흥미롭다"며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그런 다음 "나는 김 위원장과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며 "그들이 만나고 싶다는 담화를 냈는데 두고 봐야겠지만 내가 항상 말했듯 만나는 것은 좋은 일이지 나쁜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북한이 8월 24일 발사한 신형 초대구경 방사포의 모습.[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8월 24일 발사한 신형 초대구경 방사포의 모습.[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유세 일정이 바빠 시험 발사에 대해선 별도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대신 미 정부 고위 관리가 "북한의 발사체 발사 관련 보도를 알고 있으며 상황을 계속 예의 주시하고 있다"면서 "지역 동맹국들과 긴밀한 협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와 국무부 모두 "9월 하순 협상을 방해하는 행동이 아니냐"는 별도 질의에는 답을 하지 않았다. 단거리 미사일에 대한 절제된 대응 기조를 이어간 셈이다.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적성국 분석국장은 중앙일보에 "김 위원장의 판문점 회담 약속을 이행하는 최 부상 담화 직후에 시험 발사를 한 것은 불리한 입장에서 협상하진 않겠다고 분명히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최 부상이 스티브 비건 대표와 마주 앉겠다고 한 건 하노이 이후 미국이 입장이 바뀌었는지 들어보겠다는 뜻"이라며 "만약 미국이 제재 완화를 협상 테이블에 올릴 의향이 있으면, 후속 대화가 진전되고 3차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수 있겠지만 미국이 비핵화 우선 입장을 고수할 경우 대화는 중단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스 국장은 북한이 현 시점에 대화에 나선 것을 놓고는 "최선희는 비건의 지난 6일 미시간대 연설에서 미국이 입장을 완화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고 고무됐을 수 있다"며 "탈레반과 평화협상이 무산됨에 따라 트럼프에게 2020년 대선에 외교정책의 승리를 추진할 수 있는 선택지가 북한밖에 남지 않았다는 상황도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비건 대표는 지난 6일 북한에 "우리가 바로 지금 해야할 가장 중요한 조치는 함께 힘을 모아 적대시 정책을 극복하는 것"이라며 "일단 협상을 시작하기만 하면 북·미관계를 갈등으로부터 돌이킬 수 없게 전환했다고 전 세계에 천명할 수 있는 중대 조치에 신속하게 합의할 수 있다"고 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9일 밤 심야 담화를 통해 "9월 하순 미국 측과 마주앉아 지금까지 우리가 논의해온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토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연합뉴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9일 밤 심야 담화를 통해 "9월 하순 미국 측과 마주앉아 지금까지 우리가 논의해온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토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연합뉴스]

고위 외교 소식통도 이날 "최선희 담화로 실무협상을 수용하면서도 미사일 시험으로 미국의 양보를 압박하는 기 싸움은 계속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 부상이 담화에서 '나는~' 주어를 세 번 쓴 것은 북·미 협상을 자신이 주도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동시에 본인이 직접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일 수 있어 주목해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북·미 협상 일정이 뉴욕 유엔총회 기간인 9월 하순으로 정해짐에 따라 최 부상이 유엔총회 불참을 통보한 이용호 외무상 대신 뉴욕을 찾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최 부상의 담화는 3단계 메시지를 담고 있다"며 "① '협상에 복귀할 용의가 있다'는 긍정적 메시지와 ② '미국이 북한의 요구에 응한다면'이란 조건, ③ '평양의 인내심은 연말까지이고, 심각한 조치를 할 수 있다'는 경고"라고 분석했다. "실무협상 재개는 환영할 일이지만 이전 협상에서 북측 대표는 비핵화를 논의할 권한이 부여받지 못했고, 오직 정상회담 준비에 국한했던 점을 생각해 고려할 때 열린 자세로 논의하되 너무 큰 기대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북한이 이번 협상에선 미국의 비핵화 요구는 낮추되, 대북 체제 보장과 제재 완화, 한미동맹의 전력 저하나 평화협정을 요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한국의 F-35 스텔스전투기 도입을 "대북 선제공격용"이라고 문제삼았듯이 단순히 훈련 축소나 취소를 넘어 전력 증강 중단 요구를 들고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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