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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피스 "기후변화 주범 엔진 차량…9년 안에 없애야"

지난 7일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항만에 들어온 SUV 차량이 배에서 내리지 못하게 막는 활동을 하고 있다. 현수막에 쓰인 글씨는 '기후 파괴자가 타고 있다'는 뜻. [그린피스 독일사무소]

지난 7일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항만에 들어온 SUV 차량이 배에서 내리지 못하게 막는 활동을 하고 있다. 현수막에 쓰인 글씨는 '기후 파괴자가 타고 있다'는 뜻. [그린피스 독일사무소]

"기후변화 주범은 자동차 제조사다."
 

'무너지는 기후…' 보고서 발표
현대기아 年생산 차 생애 배출량
국내 연간 배출량의 70% 수준

9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그린피스의 김지석 기후에너지 스페셜리스트는 "자동차는 한 번 생산되면 계속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는 '인프라'"라며 "2028년까지 석유를 태우는 자동차 생산을 중단하고, 전기자동차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엔진차, 전기차보다 평생 7배 배출

2018년 기준 일반 엔진차량은 생산부터 폐차까지 평생 53.8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그린피스]

2018년 기준 일반 엔진차량은 생산부터 폐차까지 평생 53.8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그린피스]

그린피스는 이날 발표한 '무너지는 기후, 자동차산업이 불러온 위기' 보고서에서 세계 12대 완성차 업체에서 만든 차들이 내뿜는 이산화탄소의 영향을 분석했다.
한 해에 생산된 차량의 배출가스만이 아니라, 차 한 대가 생산부터 폐차될 때까지 평생, 즉 생애주기(Life-cycle) 동안 배출하는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의 총량도 계산했다.
 
온실가스 최다 배출업체는 독일 폭스바겐이다. 이 업체는 지난해 생애주기 동안 총 5억8200만톤의 이산화탄소를 내뿜을 차량을 생산했다.
르노·닛산이 5억 7700만톤, 도요타 5억 6200만톤, GM 5억 300만톤, 현대기아차 4억 10만톤 순으로 뒤를 이었다.
현대기아차가 지난해 생산한 차량이 생애주기 내내 내뿜을 이산화탄소의 총량은 국내 1년간 온실가스 발생량의 70%에 달하는 양이다.
2018년 기준 준중형 전기차 1대는 생산부터 폐차까지 총 21.1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일반 엔진차량과 비교해 생산과정의 이산화탄소 발생량은 조금 더 많지만, 운행 중 연료사용량이 크게 절감돼 총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현저히 줄어든다. [그린피스]

2018년 기준 준중형 전기차 1대는 생산부터 폐차까지 총 21.1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일반 엔진차량과 비교해 생산과정의 이산화탄소 발생량은 조금 더 많지만, 운행 중 연료사용량이 크게 절감돼 총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현저히 줄어든다. [그린피스]

일반 세단의 경우 1대가 평생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는 53.8톤에 달한다.
반면 준중형 전기차 1대는 평생 21.1톤, 저탄소 전기차는 평생 7.6톤의 이산화탄소를 토해낸다.
엔진 차량과 전기 차량은 총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7배 넘게 차이가 난다.
 
김 스페셜리스트는 "환경부에서 '온실가스 1톤 줄이기 운동' 같은 걸 하지만, 차 한 대를 전기차로 바꾸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소 30톤 줄이는 효과가 난다"며 "이는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온실가스 저감정책이고, 이걸 놓치면 기후변화 대응에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기술적으로 가장 발전한 저탄소 전기차를 청정에너지로 운행할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7.6톤까지 낮출 수 있다. [그린피스]

기술적으로 가장 발전한 저탄소 전기차를 청정에너지로 운행할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7.6톤까지 낮출 수 있다. [그린피스]

 

그린피스 “9년 안에 엔진 차량 없애야”

지난해 기후변화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 1.5도'에 맞춰 2030년까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0년 대비 45% 줄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린피스가 2018년 독일 항공우주 센터(German Aerospace Centre)에 의뢰해 연구를 진행한 결과,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늦어도 2028년까지 내연기관 차량 생산을 중단해야' 한다. 10년도 채 남지 않은 셈이다.
 
그러나 제조사들의 변화는 더딘 편이다.
폭스바겐만 "2026년 마지막 출시 후 2040년까지 내연기관 차량 생산을 단계적으로 없애겠다"고 밝혔다.
 
벤츠‧마이바흐 등을 생산하는 다임러는 "2039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내연기관 폐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른 기업들도 전기자동차 확대, 디젤 차량 판매 중단만 얘기할 뿐 내연기관 폐지를 공언한 곳은 없다.
 

SUV 증가, 오히려 늘어난 CO2

전통적으로 SUV 점유율이 높은 미국뿐만 아니라, 최근 유럽 시장에서도 SUV의 판매량이 늘어났다. [그린피스]

전통적으로 SUV 점유율이 높은 미국뿐만 아니라, 최근 유럽 시장에서도 SUV의 판매량이 늘어났다. [그린피스]

유럽 28개국 차량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꾸준히 감소하다가 최근 오히려 증가했다.
 
김 스페셜리스트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증가를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유럽의 온실가스 저감 정책 중 자동차 부분만 충분히 내려가지 않고 있다"며 "굉장히 영향력 큰 자동차업계가 '이대로 가도 뭐 어때'라며 바뀌지 않은 탓"이라고 지적했다.
파란 선은 배출시험 기준 차량 1대당 이산화탄소 발생량, 위쪽 주황색 선은 실제 도로주행에서의 1대당 이산화탄소 발생량 그래프. EU 목표치인 '2030년까지 70g/㎞ '보다 더 엄격한 '2028년까지 0g'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가파른 감축이 필요하다. [그린피스]

파란 선은 배출시험 기준 차량 1대당 이산화탄소 발생량, 위쪽 주황색 선은 실제 도로주행에서의 1대당 이산화탄소 발생량 그래프. EU 목표치인 '2030년까지 70g/㎞ '보다 더 엄격한 '2028년까지 0g'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가파른 감축이 필요하다. [그린피스]

현재 EU 28개국의 이산화탄소 감축 목표는 ‘2030년까지 차량 1㎞ 주행 당 70g'이다.
그러나 2018년 기준 자동차 1대당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적게는 120g/㎞, 많게는 167g/㎞다.
 
2028년까지 0으로 줄이려면 적게는 1년에 12g/㎞, 많게는 1년에 17.1g/㎞씩 줄여야 한다.
적게는 연 12g, 많게는 연 17.1g씩 주행거리 1㎞ 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야 그린피스가 제안하는 '자동차 탄소제로'에 도달할 수 있다.[그린피스]

적게는 연 12g, 많게는 연 17.1g씩 주행거리 1㎞ 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야 그린피스가 제안하는 '자동차 탄소제로'에 도달할 수 있다.[그린피스]

 

"하이브리드 한계 뚜렷, SUV는 기후변화에 짐"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달 출시한 SUV 하이브리드 '코나 하이브리드' [사진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달 출시한 SUV 하이브리드 '코나 하이브리드' [사진 현대자동차]

김 스페셜리스트는 "SUV는 평균 자동차 1대보다 10~15% 이산화탄소를 더 발생시키는, 기후변화에 짐이 되는 존재"라며 "현대기아차는 '내년 신차의 90%를 SUV로 논의하고 있다'고 하는데, 단기적 실적개선에 도움이 될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어려움을 가중할 수 있는 선택"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부회장은 지난 6월 G20 에너지장관회의에서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해서는 멋진 말과 연구가 아닌 즉각적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지만, 현대차의 행보는 그에 반대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1997년 출시된 첫 하이브리드 자동차인 도요타 프리우스(Prius). [사진 한국도요타]

1997년 출시된 첫 하이브리드 자동차인 도요타 프리우스(Prius). [사진 한국도요타]

김 스페셜리스트는 "하이브리드도 한계가 뚜렷한 기술"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1997년 첫 하이브리드 차량 도요타의 ‘프리우스’가 등장한 지 22년이 됐지만, 전기와 석유를 같이 쓰는 한 1㎞ 주행 당 135g이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06g 정도 수준밖에 안 떨어졌다"며 "하이브리드 차량은 평생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30톤 밑으로 줄이기는 어렵다.
빠르게 진행하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엔 늦은 기술이라고 분석했다.
안전벨트가 없는 미국 자동차 초기 광고.[그린피스]

안전벨트가 없는 미국 자동차 초기 광고.[그린피스]

김 스페셜리스트는 "자동차 생산 초기, 안전벨트 법규가 없었던 시절에 안전벨트를 도입할 때도 '소비자들이 싫어한다', '비용이 늘어난다' 등 자동차 제조사의 반발이 심했지만, 지금은 안전벨트 없는 차를 상상할 수 없다"며 "차량 배출 온실가스 감축은 모두의 안전에 관한 일이고, 큰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장 큰 자동차 시장 중 하나인 중국은 2030년까지 전기차 40%, 2035년까지 전기차 60% 정책을 검토 중"이라며 "전기차가 아니면 사업을 아예 못할 수도 있는, 사업적인 측면에서도 전기차 전환이 유리한 시대"라고 설명했다.
 
최은서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자동차 산업이 얼마나 책임감 없이 행동하고 있는지 말하고 싶어서 '무너지는 기후, 자동차산업이 불러온 위기' 보고서를 냈다"며 "그린피스는 14일 프랑크푸르트 국제 모터쇼 앞에서 '지속가능한 교통수단'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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