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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심 역행한 조국 임명…대통령이 국정 혼란 자초했다

정권이 끝내 민심(民心)에 등을 돌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법무부 장관에 임명함으로써 바른 길로 되돌아가기를 바란 국민의 기대를 기어이 저버렸다. 이제 문재인 정부는 민심의 강(江) 건너편에 성벽을 쌓고 그 안에 스스로 고립된 형국을 맞이했다. 누가 뭐라 해도 끝까지 함께한다는 이른바 ‘문빠’ 지지층에 의지해 국가를 운영해야 하는 지극히 불행한 사태를 자초했다. 정권이 내세우는 공정과 정의는 냉소의 대상이, ‘촛불 정신’은 한때의 신기루가 돼버렸다. 3년 전 “이게 나라냐”고 외쳤던 시민들이 지금은 “이건 나라냐”며 탄식한다. 대통령이 말한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가 본래 취지와는 전혀 다른 의미로 국민 입에 오르내린다.
 

정권의 공정·정의 구호에 국민은 냉소
“위법 없어 임명” 주장은 궤변에 가까워
국민 이기려 든 정권의 몰락 잊었는가

문 대통령은 어제 “개혁성이 강한 인사일수록 인사 청문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다”고 주장했다. 조 장관 임명 반대를 개혁에 대한 저항으로 여긴다는 뜻이다. 여론과 동떨어진 이런 외골수적 인식이 국민을 분노하게 한다. 문 대통령은 “자칫 국민 분열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을 보면서 깊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국민을 분열로 몰고 간 정권이 그 책임을 국민에게 떠미는 적반하장(賊反荷杖)이다.
 
문 대통령은 “본인이 책임져야 할 명백한 위법 행위가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의혹만으로 임명하지 않는다면 나쁜 선례가 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숱하게 많은 고위 공직 후보자들이 위법이 아닌 도덕성 문제로 낙마했다. 문 대통령을 비롯한 지금의 여권 인사들이 특히 그런 일에 앞장섰다. 조 장관의 경우 인사 검증 과정에서 드러난 위법으로 인해 부인이 기소됐다. 위장 전입 같은 경미한 범법이 아니라 문서 위조, 증거 인멸 등의 중대 범죄에 얽혀 있다. 조 장관 본인도 혐의에 연루돼 있다. 일가의 사모펀드 의혹 수사는 이제 시작된 상태다. 이처럼 임명이 부적절한 경우를 찾기도 힘들다. 대통령의 억지에 국민은 억장이 무너진다.
 
정기국회는 파행이 불가피해졌다. 야당은 조 장관 의혹 국정감사를 요구하고 장관 해임안을 내겠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권력기관 개혁 마무리”를 조 장관 임명 강행 이유로 제시했지만, 검경 수사권 조정이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는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결코 이룰 수 없는 일이다. 대통령과 여당은 중도 지지층의 상당 부분을 잃었다. 국정 운영 동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크다. 조기 ‘레임덕’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이 예견되기에 많은 사람이 지부상소(持斧上疏)의 심정으로 조 장관과 문 대통령에게 현명한 선택을 권했으나 결국 듣지 않았다. 늘 자기편만 바라보는 단견 탓에 이 지경에 이르렀다.
 
북한은 ‘굿모닝 미사일’을 쏘아대고, 한·미 동맹 역시 전례 없는 위기다. 미·중 무역전쟁의 파고가 나날이 높아가고, 일본과의 외교 관계는 최악이다. 경제도 추락해 중산층도 불안해 한다. 이런데도 국가의 운전대를 쥔 정권은 잘못 들어선 길에서도 멈추거나 우회할 줄 모르고 폭주한다. 브레이크가 고장난 차의 운전자처럼 보인다. 국민을 이기려 한 권력은 언제나 민심의 역풍에 몰락했다. 그 교훈을 잊은 정권은 망각의 대가를 혹독하게 치를 수밖에 없다. 자승자박(自繩自縛)이요, 자업자득(自業自得)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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