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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미국 정부 금기어 ‘한·일 핵무장론’ 꺼낸 까닭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간) 한국·일본의 핵무장이라는 ‘작심 발언’을 내놓으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동북아 핵무장은 역대 어느 미국 정부도 일축해 왔던 금기어다. 그런데 비건 대표는 이날 미시건대 연설에서 북한 비핵화 협상이 실패하면 한·일 등이 핵무장을 재검토할 수도 있다고 발언했다. 비건 대표가 미리 준비해온 메시지였다.
 

비핵화 협상 안 풀리자 북한 압박
중국에 북한 돕지 말라는 경고

한·일 핵무장에 관한 한 워싱턴 전문가들의 기류는 ‘그럴 일 없다’이다. 랜드 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8일 중앙일보에 “미국은 한국이나 다른 아시아 국가가 핵무기를 보유하는 문제에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도 “미국은 한·일 핵무장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비건 대표의 말은 북한 압박용”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 외교관들이 국무부의 협상 제안에 아예 대답을 안 하는 것으로 안다.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30명 이상이 쫓겨난 마당에 미국과의 협상은 매우 위험한 업무가 돼 아무도 나서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외 소식통은 북·미 간 실무 협상을 위한 물밑 접촉이 교착상태여서 비건이 북한을 향해 돌직구를 날린 것이라고 평가한다. 베넷 연구원은 “비건이 핵 확장론을 꺼내 교착 상태를 풀려고 한 것 아니냐”고 했다.
 
비건 대표는 지난 1월 스탠퍼드대 공개 강연에서 핵물질 생산시설 폐기→핵·미사일 신고 및 비축고 폐기로 이어지는 비핵화와 상응 조치의 로드맵을 공개했다. 한 달 후인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렸다. 하지만 이번엔 비건의 작심 연설이 후속 회담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북핵 위협이 커지면 미국의 핵우산이 약화하고 동맹국들이 핵무기 보유를 심각하게 고려할 수 있다는 점을 비건 대표가 지적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 사회가 점점 북핵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선 곤란하다는 경고의 의미라는 것이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안보소장도 “비건 대표는 세계가 처한 냉혹한 앞길을 상기시키기 위해 헨리 키신저 국무장관의 핵무장론을 인용했다”고 말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비건 대표가 중국에 경고하는 의미”라고 말했다. 비핵화가 실패하면 한·일이 자기방어를 위해 동북아에서 군비 확장 경쟁을 벌일 수 있는데 이는 중국의 이익에 반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는 것이다.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비건 대표의 미묘한 경고는 최소한 중국이 북한을 돕는 상황은 만들지 않아야 한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비건의 발언은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방북(2~4일) 직후 나왔다. 왕 위원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예방하지 못했고, 이용호 외무상과의 양자회담도 비핵화 문제보다는 북·중 관계 과시에 방점이 찍혔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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