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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의 재테크 스페셜리그 ‘사모펀드’ 시장 400조 코 앞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던 사모펀드 시장이 DLS 사태와 '조국 펀드'라는 두 암초를 만났다. [중앙포토]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던 사모펀드 시장이 DLS 사태와 '조국 펀드'라는 두 암초를 만났다. [중앙포토]

부자들 사이에서 재테크 스페셜리그로 불리는 사모펀드 시장에 최근 10년 동안 300조원 가까운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상 첫 400조원 돌파가 코앞이다. 다만 선진국 금리연계형 파생결합증권(DLS)을 담은 사모펀드의 손실 사태로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조국 펀드’로 인한 오해가 쌓이면서 사모펀드 전성시대가 지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10년 사이 300조원 자금 유입…공모펀드는 '제자리 걸음'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국내 사모펀드 순자산은 397조원으로 집계됐다. 2009년 말 108조원이었던 사모펀드 규모가 10년 동안 4배 가까이 급성장한 것이다. 
 
같은 기간 공모펀드는 제자리걸음이다. 2009년 말 공모펀드 순자산액은 210조원이었지만 252조원으로 성장하는 데 그쳤다. 그나마도 2016년까지 200조원 밑을 맴돌다 최근 3년간 원상회복한 결과다.  
 
불특정다수를 투자자로 끌어들이는 공모펀드와 달리 사모펀드는 투자자의 수를 49인으로 제한한 펀드다. 전문적인 투자 지식과 정보가 있는 고액 자산가나 기관 투자가들이 주로 투자한다. 규제 강도가 약한 특징을 살려 고수익을 추구할 수 있지만 그만큼 손실 위험도 크다. 투자 대상은 주식과 채권뿐만 아니라 인프라·선박·유전·파생 상품(여기까지 투자 대상으로 하는 사모펀드는 전문투자형) 그리고 기업의 경영권(경영참여형) 등으로 소위 돈 되는 곳을 가리지 않는다.
 
공모, 사모펀드 규모 추이.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공모, 사모펀드 규모 추이.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DLS 사태·'조국 펀드' 논란에 전성시대 유지될지 미지수 

시장 규모가 커지는 만큼 최근 금리연계형 DLS·DLF 사태 같은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사모펀드는 투자 전략과 대상에 따라 크게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와 전문투자형 사모펀드(헤지펀드)로 나눌 수 있다. 최근 은행권에서 판매해 전액 손실이 유력한 선진국 채권 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가 대표적인 헤지펀드다. 사모펀드 시장의 성장세에 맞춰 정부가 사모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 인가 문턱을 대폭 낮추면서 다양하고 복잡한 상품이 쏟아져 나왔다.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은행 직원들의 말만 믿고 섣불리 투자에 나선 투자자들이 큰 낭패를 봤다. 
 
신기영 한국투자증권 잠실PB센터장은 “사모펀드 투자는 더 높은 수익을 추구할 수 있지만 그만큼 위험이 커져 전문적인 투자 지식이 있는 일부 투자자들 외에 일반 투자자들에게 잘 권하지 않는다"며 “보통 1인당 최소 1억~3억원, 많게는 10억원까지 투자해 투자가들의 ‘스페셜 리그’라고 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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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국펀드' 논란으로 사모펀드에 대한 오해도 생겼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가족이 투자한 펀드는 증권사 PB센터에서도 투자자가 먼저 요청하지 않으면 가입할 수 없는 경영참여형 사모펀드다. 돈이 많다고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게 아니란 말이다. 경영참여형은 주로 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한 뒤 기업 가치를 높여 되파는 투자 방식으로 운용되며 보통 수천억, 수조 원대의 자금을 굴리는 연기금 등 기관 투자가가 투자한다. 펀드의 운용사도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자산운용사가 아닌 업무집행사원(GP)이 운용한다. GP는 자산운용사와 달리 금융위원회의 설립 인가를 받아야 하는 금융투자회사가 아니며 이에 따라 설립 자본금 규제(1억원 이상) 등 대부분의 규제를 피할 수 있다. 주로 회사명에 'PE'가 포함된 경우가 많다.  
 
최근 10년 동안 급성장한 사모펀드는.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최근 10년 동안 급성장한 사모펀드는.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조국 펀드'는 경영참여형 사모펀드…"개인 참여는 극소수"

고액 자산가들을 주로 상대하는 강남의 한 증권사 PB는 “'조국 펀드’의 사례처럼 PEF에 개인이 참여하는 경우는 극소수에 불과하고, 고액 자산가들이 주로 투자하는 사모펀드는 헤지펀드로 불리는 전문투자형 사모펀드”라고 말했다. 

 
조 후보자가 “블라인드 펀드라 투자 내역을 모른다”고 말해 퍼진 오해도 있다. 블라인드 펀드는 투자처를 확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결성한다고 해서 ‘블라인드’로 불리며, 투자자에게 투자처를 알려주지 않는 펀드가 아니다. 블라인드 펀드의 반대 개념은 투자처를 확정한 상태에서 펀드를 결성하는 ‘프로젝트’ 펀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논란들이 사모펀드 시장의 위축으로 이어질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업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정부와 업계가 49인 이하 투자자 수 제한을 99인 이하로 확대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데,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났다"고 전했다.  
 
강광우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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