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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한국GM 노조 파업, 일자리 지킬 수 없다

김효성 산업1팀 기자

김효성 산업1팀 기자

“한국GM 노조가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건 미국 본사는 물론 한국 국민도 이해하기 어려울 겁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부 교수는 9~11일 예고된 한국GM 노동조합의 총파업에 대해 “노조의 무리한 주장이 오히려 구조조정을 가속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GM은 지난 5년간 4조4000억 원에 달하는 누적적자를 남겼다. 지난해 2월 군산공장을 폐쇄했고, 8월엔 산업은행이 8000억원의 공적자금을 수혈했다. 한 마디로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환자’다. GM 미국 본사는 세계 자동차 산업 변혁을 맞아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11월부터 북미공장 5곳과 해외 공장 2곳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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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의 말처럼 한국GM 노조의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 노조의 요구안을 보면 회사의 상황을 잊은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기본급 5.65% 인상과 함께 성과급 및 격려금 명목으로 1670만원을 요구했다. 형편이 훨씬 좋은 현대차 노조가 올해 임단협 초기에 제시한 격려금 700만원의 2배 이상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대차는 그래도 올 상반기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있지만, 외국계 완성차 업체는 구조조정 국면”이라고 말했다. 경영상황이 확연히 나쁜데도 한국GM 노조가 고집을 부리고 있다는 얘기다.
 
업계에선 노조도 GM 본사의 구조조정 계획을 잘 알고 있다고 본다. 교섭 과정에서 노조는 사측에 부평 2공장의 장기 생산계획에 대해 질의했다. 국내공장 폐쇄와 실업사태를 두려워한다는 의미다. 지난해 공적자금이 투입되면서 구조조정은 이미 시작됐다. 노사가 힘을 합쳐야 할 때인데, 사정을 알면서도 이런다면 더욱 한심한 일이다.
 
자동차 업계는 한국GM 노조가 오는 11월 집행부 선거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현 집행부가 지난해 군산공장 폐쇄 이후 일반 조합원에게 비판을 받아왔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강경투쟁에 나서는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한국GM 노조의 파업이 길어질수록 경영정상화는 멀어진다. 지난달 방한한 줄리언 블리셋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파업으로 생산 차질이 빚어지면 물량 일부를 다른 국가에 넘길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파업을 하고 싶지 않지만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해야 하는 파업이란 없다. 명분도 실리도 얻을 수 없는 보여주기식 강경투쟁으로는 이미 위험에 처한 일자리를 지킬 수 없다.
 
김효성 산업1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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