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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철의 차이 나는 차이나] 한밤 외국인에 “여권 보자”…천안문선 마이크 잡기 어렵다

지난 3월 8일 중국 경찰이 중국 당국에 항의하는 시민들을 취재하러 나온 기자들이 시민들에게 가까이 가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3월 8일 중국 경찰이 중국 당국에 항의하는 시민들을 취재하러 나온 기자들이 시민들에게 가까이 가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 [AP=연합뉴스]

홍콩에서 주말마다 시위가 열리니 베이징의 기자들도 자주 홍콩 취재를 나간다. 돌아온 동료 기자들에게 “고생했다” 말을 건네면 “좋았다”는 답이 돌아온다. 무슨 말인가. 최루탄과 화염병에 가끔은 실탄도 발사되는 시위 취재인데 “좋았다”니. “위험하긴 했지만, 누구든 인터뷰가 가능하고 아무 데나 카메라로 찍을 수 있어서 모처럼 해방감을 느꼈다”는 것이다. 이는 역설적으로 중국에선 인터뷰나 카메라 취재가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중국, 외신·외국인 통제장벽 높여
건국 70주년 앞두고 안정 더 강조
권력·부 지킬 것 많아져 관리 강화
2022년 CCTV 2명에 1대꼴 될 듯

중국의 상징 천안문(天安門) 광장에서 마이크를 잡기는 쉽지 않다.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6월 4일 천안문 사태 30주년 취재를 위해 천안문 광장에 나갔던 일부 외신 기자들은 현장에서 통제를 받다가 귀가 조치됐다. 당일 베이징역에서 생방송을 진행하던 CNN 기자는 중국 사복경찰로 보이는 남성에 의해 제지를 당했고, 이 장면이 뜻하지 않게 전세계에 그대로 방송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천안문 사태 30주년을 전후해 자사 웹사이트에 대한 중국 내 접속이 차단됐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 NBC 방송, 허프포스트 등 미국 언론들도 차단 대상이었다고 가디언은 덧붙였다.
 
중국에선 취재가 불가능한 건가. 그렇진 않다. 단 중국 당국은 외신이 요구하는 취재를 허가하는 데선 극히 인색하다. 대신 외신을 집단으로 초청해 취재에 응하는 데는 무척 관대하다. 그러다 보니 중국 정부가 보여주고 싶은 것을 중국 당국이 원하는 시간에 맞춰 취재하게 한다는 비판이 베이징 외신에서 등장한 지 오래다.
 
또 최근 중국에선 ‘대변인’ 제도가 발달하고 있다. 현안에 대해 언론을 상대로 설득력 있게 설명할 대변인의 필요성이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콩 사태가 불거지자 홍콩과 마카오 업무를 총괄하는 홍콩마카오사무판공실이 갑작스레 대변인 제도를 신설한 게 대표적 예다.
 
중국의 속내는 당국의 공식적 설명만이 아니라 관영 매체를 통해서 더 직접적으로 파악되기도 한다. 외신기자들 사이에선 환구시보(環球時報)가 꼽힌다. 당 기관지 인민일보 산하 신문인 환구시보는 에둘러 말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감정을 표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환구시보의 통속적 문풍(文風)은 후시진(胡錫進) 총편집이 주도하는데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칭찬을 받아 ‘후시진 배우기’ 바람이 분다. 그 영향으로 신화사와 인민일보는 ‘쾌평(快評)’과 ‘단평(短評)’, 중앙텔레비전은 ‘앵커가 뉴스를 말하다’ 같은 코너를 신설했다.
 
중국 언론은 ‘선전’에 열심이면 되지만 외신은 도처의 취재 장벽으로 갑갑할 뿐이다. 중국엔 왜 이리 제약이 많나. 예전엔 가리고 싶은 게 많아서라는 게 일반적인 해석이었다. 하지만 최근엔 그보다는 중국 당국이 모든 걸 관리 및 통제하고 싶기 때문 아니냐는 관측이 대두된다.
 
중국은 ‘관리되는 사회’다. 지난달 영국 소비자 보안업체 컴페리테크에 따르면 중국은 전세계에서 감시 카메라가 가장 많이 작동하는 나라다. 인구 1000명 당 CCTV(폐쇄회로TV) 수 조사에서 충칭(重慶)이 260만대로 1위를 하는 등 10위까지 도시 중 중국이 8곳을 차지했다. 이 업체에 따르면 중국이 현재 수준인 14억명 인구를 유지할 경우 2022년엔 CCTV가 2명 당 1대 꼴이 된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하품하는 초등학생까지 잡아내려는 게 중국이다.(지난달 25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 보도)
 
7일 밤 베이징 천안문 앞 창안가를 중국 인민해방군 여군부대가 행진하고 있다. [CC-TV 캡처]

7일 밤 베이징 천안문 앞 창안가를 중국 인민해방군 여군부대가 행진하고 있다. [CC-TV 캡처]

중국의 이 같은 사회 관리는 10월 1일 중국 건국 70주년을 앞두고 한층 더 강화되고 있다. 베이징의 경우 외국인 거주자 조사가 불시에 수시로 이뤄진다. 공안(경찰) 여러 명이 예고 없이 외국인 집 문을 두드린 뒤 들어와 여권 대조 등을 통해 그 안에 사는 외국인 신분이 실제 해당 거주지역 공안에 신고한 것과 일치하는지를 점검한다. 중국 공안은 당연한 업무로 여길지 모르겠지만 여권을 들고나와 신분 확인을 받는 외국인 입장에선 놀라움과 두려움이 교차한다. 특히  대낮이 아닌 한밤중 가택 방문은 공포감을 느끼게 하는 게 이상하지 않다.
 
관리에 나서는 중국을 놓곤 여러 해석이 있지만 가진 게 많아지며 지킬 게 늘어났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아무 것도 가진 게 없어 잃을 것이 두렵지 않았던 마오쩌둥(毛澤東) 시절엔 “크게 부수고 크게 세우자”는 “대파대립(大破大立)”이 전면에 부각됐다.
 
하지만 중국은 이제 살만해졌다. 집권 공산당의 권력은 더욱 공고해졌다. 앞으로 중요한 건 부수는 게 아니라 지키는 것이 됐다. ‘안정’ 유지다. 부는 지키고 권력은 유지해야 한다. 중국에선 이를 ‘온(穩)’으로 표현한다. 베이징의 지금 화두는 바로 이 ‘온’이다. ‘온’을 위해 중국 내 각 직장에선 다양한 사상 학습 바람이 불고 있다. 중국인들은 우스갯소리로 “두뇌를 무장한다”고 말한다. 시진핑 주석도 사상 학습은 “아기 때부터 틀어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모두 ‘온’을 위해 복무하고 있는 게 9월의 중국 모습이다.
 
유상철 베이징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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