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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시위에 가슴 덜컥 ‘파생 포비아’

50대 직장인 김철규(가명)씨는 지난 4일 캐리람 홍콩 행정장관이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을 철회한다고 발표했다는 뉴스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홍콩 H지수(HSCEI)를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에 2억원을 투자했는데, 시위로 인해 홍콩 증시가 불안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프라이빗뱅킹(PB)센터 직원은 “손실 구간(녹인·knock-in)에 진입하려면 H지수가 10% 이상 더 떨어져야 한다”고 했지만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김씨는 “송환법을 철회했지만 당분간 H지수 연계 ELS 투자를 더 하진 않을 것”이라며 “해외 채권펀드 등 안전한 투자상품으로 갈아탈 생각”이라고 말했다.
 

독일금리 연계 DLS 손실 위기에
H지수 연계 ELS 국내 투자자들
아직 손실 없지만 불안감 확산
“고위험 파생상품 투자 신중해야”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며 ‘파생상품 포비아’가 퍼지고 있다. 원금 손실 우려가 커지는 해외 금리연계형 파생결합증권(DLS) 사태에 H지수 연계 ELS까지 위험 신호를 보내면서 투자자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다. 실물 경제와 주가가 파생상품을 매개로 연결되면서 2000㎞ 떨어진 홍콩 시위가 국내 투자자의 통장 잔고를 위협하게 된 셈이다. 그 영향으로 ELS와 DLS 발행도 급감하고 있다.
 
ELS·DLS 발행금액 추이.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ELS·DLS 발행금액 추이.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와 원유 가격이나 환율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DLS는 판매사가 제시하는 조건에 베팅하는 일종의 ‘머니 게임’ 성격이 짙다. 약속한 기간 안에 기초자산 가격이 가입 당시의 90% 아래로 떨어지지 않으면 연 4~5% 수익률을 약속하는 식이다. 보통 만기는 2~3년이지만 3개월이나 6개월 단위로 조기 상환 기회를 준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ELS와 DLS는 인기를 끌었다. 수요가 늘어나면서 상품도 다채로워졌다. 원유 가격과 채권 금리, 금, 은, 환율, 기업의 신용도 등이 DLS 기초자산으로 활용됐다. 기초자산과 조건의 조합에 따라 상품 종류는 수백가지도 넘는다.
 
문제는 기초자산 가격이 흔들릴 때다. 최근에는 해외 금리 연계형 DLS의 대규모 원금 손실 우려가 커진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독일 국채 값이 예상치 못한 수준으로 올랐기 때문이다(금리 하락). 6일 현재 금리 연계형 DLS의 기초자산인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는 -0.622%다. 지난달 28일에는 원금 전액 손실 기준선(-0.7% 미만)을 밑도는 -0.714%까지 하락했다. H지수 ELS 투자자도 불안하다. 홍콩 H지수는 3월 이후 9.35% 하락했다. 아직은 원금 손실을 크게 걱정할 정도까진 아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현재 수준보다 H지수가 10% 떨어져도 손실 구간으로 진입하는 ELS는 1개에 불과했다. 지수가 하락률이 10~15%이면 6개, 15~20%이면 36개, 20~25%는 77개, 25~30%의 경우 185개가 손실 구간으로 접어든다.
 
유가와 연계된 DLS는 조기 상환이 이뤄지지 못한 경우가 늘면서 미상환잔액이 쌓이고 있다. 국제 유가가 지난 1년간 최고점 대비 30% 가까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유(WTI) 연계 DLS의 미상환잔액은 1조4568억원, 브렌트유 연계 DLS는 1조2301억원에 달한다.
 
구조가 복잡하고, 기초자산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파생상품 투자는 신중히 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머니게임 규칙을 알고 뛰어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신기영 한국투자증권 잠실 PB센터장은 “원금 비보장형 ELS와 DLS는 보통 중위험 상품으로 소개되는데 일부는 초고위험 상품”이라며 “선진국 채권 금리 DLS처럼 변수가 많은 기초자산을 활용한 상품은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강광우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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