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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의료원 "병원 이전 전면중단" 서울시·복지부 "안 될 소리"

국립중앙의료원 전경. [연합뉴스]

국립중앙의료원 전경. [연합뉴스]

국립중앙의료원이 16년간 추진하던 서울 서초구 원지동 신축 이전 사업을 전면 중단키로 했다. 부지가 적합하지 않은데다 사업이 지연되면서 이전의 의미가 없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사업 주체인 보건복지부와 서울시는 "금시초문"이라며 이전 협의를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혀 견해차를 보였다.
 

의료원 "부지 부적합, 결정 지연에 중단"
"행정력 낭비 지속" 서울시·복지부 비판

서울시 "일방적으로 약속 어길 수 있나"
복지부 "의료원은 주체 아냐, 계속 협의"

중앙의료원은 이전 전담 조직(신축이전팀)을 6일 자로 해체하고, 현 위치(중구 을지로)에서 자체 경영혁신 계획을 수립하겠다는 입장을 8일 밝혔다. 중앙의료원 관계자는 “원지동 부지가 이미 강남ㆍ분당에 인접해 의료 공급 과잉지역인데다 경부고속도로와 화장장으로 둘러싸여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계속됐다. 최근엔 소음 문제가 제기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천문학적 비용까지 추가로 부담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업 주체인 복지부와 서울시의 의사결정 지연으로 행정력 낭비가 지속되고 있어 더 이상 방치하고만 있을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사업 진행에 참여한 복지부와 서울시 모두를 문제삼은 것이다.
 
중앙의료원은 현재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80년대 증ㆍ개축된 건물을 사용하고 있다. 2003년 국가중앙병원으로 확대ㆍ개편하는 계획이 수립되면서 낡고 좁은 현 병원의 이전 부지로 원지동이 떠올랐다. 그 뒤 행정중심복합도시 이전과 원지동 이전 재추진 등을 거쳐 2014년 12월 신축 이전을 위한 복지부ㆍ서울시 간 업무협약이 맺어졌다. 현 을지로 부지에는 서울의료원 분원을 설립하고 서울시에 기부채납 조건으로 매각ㆍ개발한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지난해와 올해 주민 반대에 따른 공청회가 열리고 소음환경 기준 부적합 판정을 받으면서 사업은 지지부진했다. 올해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선 경부고속도로 소음으로 인해 방음 터널을 설치해도 부지 전체에 병원 건물을 쓸 수 없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이후 새로운 대안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의료원은 ‘추진 불가’를 공식화했다.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은 “그동안 현실적인 안을 수용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더 이상 어떻게 할 수 없는 기술적 한계에 다다랐다. 복지부부터 새로운 사실을 받아들이고 책임 있는 자세로 정책의 취지에 맞는 대안을 마련해주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서울시와 복지부의 입장은 다르다. 서울시는 “원지동 이전 약속이 틀어지면 많은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나백주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기술적인 검토를 통해 중앙의료원이 이전할 수 있도록 협의 중이었다. 복지부가 부지를 매입했고 잔금도 많이 치렀다”면서 “서울시는 도로 개설, 부지 변경 등에서 복지부와 협력적인 관계였는데 (중앙의료원에서) 일방적으로 약속을 어길 수 있나. 이전 사업은 계속 진행된다”고 말했다. 사정을 잘 아는 또다른 관계자는 "원지동 이전은 국민과의 약속인데 정기현 원장 개인 생각으로 판단한 거 같다. 중앙의료원이 서울이 아닌 지방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듯 하다"고 비판했다.
 
복지부도 계속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업무협약을 복지부와 서울시가 맺었기 때문에 양측이 최종 결정할 문제다. 중앙의료원이 답답함을 이야기할 수 있지만 의사 결정의 주체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중앙의료원 기능 강화에 따른 추가 부지 매입, 고속도로에서 발생하는 소음 문제 해결 등을 놓고 논의 중이지만 정부 차원의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 여러 문제가 얽혀 있어서 한 번에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서울시와 실무 협의를 계속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정종훈·이상재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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