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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서 마스크 쓴 대학생들 "부모님까지 조롱 당하더라"

지난 6일 오후 서울 성북구 안암로 고려대학교 민주광장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 입시특혜 의혹 진상 규명 촉구 3차 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가 죽었다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6일 오후 서울 성북구 안암로 고려대학교 민주광장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 입시특혜 의혹 진상 규명 촉구 3차 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가 죽었다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가 열린 지난 6일 오후 서울 안암동 고려대 민주광장에선 후보자 딸의 입시 비리 특혜의혹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3차 촛불 집회가 열렸다. 집행부는 오후부터 ‘장례식’ 퍼포먼스를 준비했다. '기회·과정·결과, 삼가 정의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글이 적힌 근조화환을 세웠다. 탁자에는 국화를 쌓아 올렸다. 상주완장도 준비했다.  
    
집행부는 후원받은 검은색 일회용 마스크 2000개를 준비했다. 고려대는 1·2차 집회 때도 주최 측이 마스크를 준비했다. 반면 서울대는 1차 집회 때 마스크 200개를 준비했고, 2차 집회 때는 준비하지 않았다. 김다민 서울대 부총학생회장은 “1차 집회 때 왜 마스크를 쓰고 집회를 하느냐는 의혹에 촛불 집회 의미가 퇴색될까 싶어 2차 집회부터 마스크를 준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총학은 2차 집회 때 ‘학생회관에서 마스크를 판매한다’는 안내방송을 했다. 9일 예정된 3차 집회 때도 주최측은 마스크를 따로 준비하지 않는다. 참여자들이 각자 준비한다.
6일 오후 서울 성북구 안암로 고려대학교 민주광장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 입시특혜 의혹'관련 분향소가 설치돼 있다.   학생들은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가 숙환(위선과 편법)으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6일 오후 서울 성북구 안암로 고려대학교 민주광장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 입시특혜 의혹'관련 분향소가 설치돼 있다. 학생들은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가 숙환(위선과 편법)으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4년 만에 뒤바뀐 여·야의 ‘마스크’ 평가 

마스크를 쓴 대학 촛불 집회 참가자를 두고 정치권에선 공방이 오갔다.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은 지난달 29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진실을 비판하면 불이익이 우려될 때 마스크를 쓴다”며 “조국 욕한다고 누가 불이익을 주느냐, 마스크들은 안 쓰고 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마스크 훈계를 보며 얼굴이 화끈거렸다”며 유 이사장을 비판했고, 야당들도 논평을 내는 등 문제 제기했다.    
 
4년 전엔 여·야 입장이 지금과 달랐다. 2015년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의원들은 “얼굴을 가린 채 무분별한 폭력을 저지르는 집회를 막아야 한다”며 일명 ‘복면금지법’(집시법개정안)을 수차례 발의했다. 당시 정갑윤 새누리당 의원은 ‘시위에도 실명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전신)은 이에 반대했다. 당시 당대표였던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이 복면을 쓰고 거리에 나설 이유가 없도록 민생을 돌보기 바란다”고 했다. 조 후보자도 2008년 ‘‘집시법개정안(복면금지법)’은 사회적 약자의 의사 표현을 무시한 법안’이라는 입장을 밝힌 적 있다.
 
찬반이 갈려도 현행법상 집회·시위에서 복면 착용은 허용된다. 다만 신원확인을 피할 목적으로 마스크를 쓰고 불법·폭력집회에 가담하면 죄가 더 무거워질 수 있다. 지난 2003년 헌법재판소도 “(집회)참가자는 참가 형태·정도·복장을 자유로이 결정할 수 있다”는 판결로 복면 착용을 긍정한 바 있다. 그런데도 논란은 여전하다. 마스크 착용을 반대하는 입장에선 ‘시위자들이 마스크 뒤에 숨어 불법·폭력집회로 변질되기 쉽다’고 하지만 찬성 측은 ‘마스크(복면)를 쓰는 게 폭력집회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라며 맞선다.    
6일 오후 서울 성북구 안암로 고려대학교 민주광장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 입시특혜 의혹 진상 규명 촉구 3차 촛불집회에서 한 참가자가' 평등한 기회는 죽었다는 근조 손팻말을 들고 있다.[연합뉴스]

6일 오후 서울 성북구 안암로 고려대학교 민주광장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 입시특혜 의혹 진상 규명 촉구 3차 촛불집회에서 한 참가자가' 평등한 기회는 죽었다는 근조 손팻말을 들고 있다.[연합뉴스]

“마스크 착용, 개인적 두려움 때문”

학생들은 개인적인 두려움에 마스크를 찾는다고 말한다. 김다민 부총학생회장은 “정치적인 낙인 같은 거창한 불이익을 걱정해서 학생들이 마스크를 쓰는 건 아니다”라며 “신상 노출로 겪는 개인적인 고통이 두려울 뿐, 마스크를 쓸 이유는 달리 없다”고 덧붙였다. 집회를 함께 준비한 동료들도 1차 집회 때 SNS 등에서 심한 조롱과 비아냥에 시달렸다. 서울대 1·2차 집회에 마스크를 쓰고 참여한 이경민(25)씨는 “개인적인 고통 외에도 부모님이나 동료 등 주변 지인들이 겪는 고통도 상당하다”며 “마스크를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고려대 3차 집회 현장에서 만난 김모(21)씨도 “나도 모르게 사진·영상이 공개된다는 공포에 마스크를 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종훈 명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마스크 착용은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 행사로,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권리”라며 “마스크 착용 논란이 벌어진 건 정치적 해석일 뿐”이라고 말했다. 또 이 교수는 “마스크 착용은 개인이 피해를 막기 위해 선택한 최소한의 자기방어 수단”이라고 덧붙였다.
 
김태호 기자 kim.tae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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