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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모자 비극 없도록 한다면서…‘한부모 가정’ 복지 구멍

지난달 30일 서울 광화문 광장 앞에 마련된 탈북자 한모씨 모자의 추모 분향소 앞에서 관계자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스1]

지난달 30일 서울 광화문 광장 앞에 마련된 탈북자 한모씨 모자의 추모 분향소 앞에서 관계자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스1]

지난 7월 숨진 채 발견된 서울 관악구 탈북자 한모(42)씨 모자, 지난해 남편과 사별 후에 극단적 선택을 한 충북 증평의 모녀, 같은 해 경북 구미 원룸에서 숨진 20대 부자…. 이들의 공통점은 ‘한부모 가정’이다.
 

한부모 가정 15%만 지원 받아
미혼모 62%는 “근로소득 없다”
숨진 구미아빠 주민등록 말소
아이 출생신고조차 안 돼있어

정부가 5일 탈북 모자 사망을 계기로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위기 가구 발굴 대책을 내놨다. 지난해 증평 모녀 사망 이후 1년여 만에 또 대책이 나왔다. 읍·면·동 원스톱 상담창구 설치, 고위험 위기 가구 실태조사 정례화, 명예 사회복지 공무원 활성화 등을 대안으로 내놓았다.
  
한부모 가구 전국에 154만
 
하지만 이번 대책이 기존 방안의 시행 시기를 조금 앞당기거나 재탕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읍·면·동의 찾아가는 보건·복지팀 배치를 2022년에서 2021년으로 1년 당기는 식이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매번 나왔던 대책이거나 원래 나온 대책에 조금 더 추가한 수준이라 획기적 내용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특히 연달아 비극을 낳은 한부모 가정 지원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탈북 모자 사망의 핵심은 주민센터에서 한부모나 기초수급 관련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은 ‘게이트웨이’ 문제다. 한부모 지원 자체가 문제 되진 않았기 때문에 따로 개선책을 논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부모’없는 복지 사각지대 대책.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한부모’없는 복지 사각지대 대책.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지난해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이혼·사별·미혼 출산 등에 따른 한부모 가구는 153만9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7.5%에 달한다. 하지만 한부모 가정은 대표적인 복지 사각지대 중 하나로 꼽힌다. 이들 상당수는 사회적 편견이나 정보 부족 등으로 기초생활보장·양육비 지원 신청을 꺼리거나 못 하고 있다. 아예 통계에 안 잡히는 경우도 있다. 구미에서 숨진 아빠는 주민등록이 말소됐고, 아이는 출생신고조차 되지 않았다.
 
미성년자를 양육하는 한부모 가정은 더 가혹하다. 혼자서 아이 양육과 경제활동을 병행해야 한다.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지난해 미혼모 359명을 조사했다. 당시 보고서 ‘양육 미혼모 실태 및 욕구 조사 결과’에 따르면 근로소득이 없다고 대답한 비율이 61.6%에 달했다. 황은숙 한국한부모가정사랑회 회장은 “한부모 가정의 15% 정도만 정부 지원을 받고 있다. 지원 신청을 못 한 채 집에만 틀어박혀 기아나 자살로 숨지는 일이 종종 생긴다”고 말했다.
 
한부모에 특화된 지원도 그리 넉넉지 않다. 한부모 가정 지원은 여성가족부 소관이다. 지원 예산이 지난해 1060억원, 올해 2181억원이다. 지난해 기준 아동·청소년 예산 59조4600억원의 0.18%에 불과하다. 미성년자 자녀를 둔 한부모에게 월 20만원의 양육비를 지원한다. 청소년 한부모에게 월 35만원가량 나간다. 한부모 가족 복지시설을 운영하고, 한부모와 탈북 가족 등이 위기에 빠졌을 때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도와주는 취약위기가족 지원이 한부모 복지의 거의 전부다.
  
전문가 “지원전담 센터 만들어야”
 
본인이 챙겨야 하는 ‘신청주의’ 원칙도 한계가 있다. 또 담당 공무원이 제대로 설명하지 않아 있는 지원을 못 받는 일이 흔하다. 지난 7월 숨진 한모씨도 이혼 후 양육비 지원 등을 받을 기회를 놓쳤다. 김용화 탈북난민인권연합 대표는 “한씨는 한부모 지원이란 게 있는지조차 몰랐다. 공무원의 안내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여가부 관계자는 “지역 공무원 설명회나 주민센터 팸플릿 비치 등으로 한부모 지원 정책을 알리려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한부모 지원 정책이 대폭 강화돼야 복지 사각지대를 줄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황은숙 회장은 “한부모 지원을 전담할 중앙 센터가 설립되면 어려운 가정이 좀 더 쉽게 정보를 파악하고 지원 받을수 있다고 본다. 한부모를 지원하는 경제적 기준을 지금보다 완화하고 읍·면·동 현장 공무원 교육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씨 모자처럼 어린 아이를 키우다 숨지는 가족을 막기 위해 e아동행복지원시스템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시스템은 장기 결석 등 빅데이터를 활용해 위기 아동 가구를 찾아내는 역할을 한다. 정익중 교수는 “취학 아동에 초점을 맞춘 시스템을 강화해서 미취학 아동이 영유아 건강검진을 안 받으면 현장 공무원이 무조건 집을 방문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면 아동이 있는 한부모 가정 등을 조금이라도 더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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