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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은 고기에 반창고 붙이는 격"…홍콩정부 '송환법 철회'에도 시위 계속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지난 3일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지난 3일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홍콩 정부 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이 4일 오후 정부 관계자들과 회동하고 범죄인 인도법(송환법)을 공식 철회를 발표했지만, 홍콩 시위대의 저항은 계속되고 있다. 이들은 송환법 철회 발표에 대해 "썩은 고기에 반창고를 붙이는 격"이라고 평가하며 시위대의 5개 요구사항을 빠짐없이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시위대 5대 요구 중 핵심 사항
긴장 완화 기대감에 증시 상승
시위대 "썩은 고기에 반창고" 비판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람 장관이 송환법 철회를 공식 발표한 오후 6시 이후에도 100여명의 시위대는 포람역 및 프린스에드워드역 등 MRT역에 모여 "하나도 빠짐없이 5가지 요구를 모두 들어달라"고 외치고 있다. 지금까지 송환법 반대 시위대는 송환법 철회와 함께 정부에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시위 체포자 석방 ▲경찰 과잉 진압에 대한 독립적 조사 ▲행정장관 직선제 등을 요구했다. 그중에서도 송환법의 공식 철회는 핵심 요구사항이었다. 
 
그러나 시위대는 송환법 공식 철회 이후 정부의 결정이 조삼모사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시위대는 홍콩 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조치는) 썩은 고기에 반창고를 붙이는 것일 뿐"이라며 "이번 철회가 지난 3개월간 우리가 흘린 피와 눈물을 보상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시위자들은 계속해서 "하나도 빠짐없는 다섯 가지 요구사항(five demands, not one less)"을 외치며 정부에 나머지 4개 사항을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홍콩 시위대가 4일 오후 정부의 송환법 철회 공식 발표 뒤 "썩은 고기에 반창고를 붙이는 격"이라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홍콩 시위대가 4일 오후 정부의 송환법 철회 공식 발표 뒤 "썩은 고기에 반창고를 붙이는 격"이라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홍콩 '우산 혁명'의 주역이자 송환법 반대 시위를 주도한 조슈아 웡(黃之鋒) 데모시스토(香港衆志)당 비서장도 이날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세미나에 참석해 "시위는 끝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은 이제 홍콩 정부가 송환법을 철회하기를 원하지만, 그것은 중국의 국경일인 10월 1일 이전에 홍콩 시민들이 거리로 나서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일 뿐"이라며 "우리는 5가지 요구사항이 모두 수용돼야 한다는 입장이며, 그전까지는 송환법이 철회되더라도 시위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정부의 발표가 나오기 직전 자신의 트위터에 "너무 부족하고 너무 늦었다"며 "람 장관의 반응은 7명이 죽고 1200여명이 체포된 이후 나온 것인데, 체포된 이들은 경찰로부터 학대를 당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지난 몇 주 동안 경찰의 강력해진 잔혹성은 홍콩 사회 전체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지금 람 장관의 철회 선언을 '진정성 있는' 조치라고 믿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4일 오후 공식적으로 송환법이 철회됐음을 발표했다. 사진은 페이스북에 공개된 람 장관의 발표 녹화영상. [캐리 람 페이스북]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4일 오후 공식적으로 송환법이 철회됐음을 발표했다. 사진은 페이스북에 공개된 람 장관의 발표 녹화영상. [캐리 람 페이스북]

 
송환법에는 홍콩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중국, 대만 등의 국가나 지역에도 사안별로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홍콩 시민들은 이 법안이 홍콩의 반중국 인사, 인권 운동가 등 민주 인사들을 중국 본토로 넘기는 데 악용될 것으로 우려하며 시위에 나섰다. 홍콩 시민들은 지난 6월 초부터 법안 저지를 위한 본격적인 시위에 돌입했고, 한때 200만명이 넘는 인파가 거리를 점거했다. 지난달 30일에는 시위를 주도한 민주인사들이 일제히 체포되는 등 시위대와 경찰 간의 충돌이 격화되던 상황이었다.
 
람 장관은 이날 오후 4시께(현지시간) 자신의 공관에서 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회동했다. 회동을 마친 람 장관은 오후 6시 미리 녹화된 약 8분 짜리 영상을 공개하며 "정부는 대중의 우려를 완전히 진정시키기 위해 송환법을 공식적으로 철회한다"며 "입법회의가 재개되면 규칙에 따라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영상에서 람 장관은 "폭력은 문제의 해결책이 아니"라며 "가장 시급한 과제는 폭력을 멈추는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홍콩 증시는 이날 정부의 결정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장기간 이어진 시위가 누그러들면 정치적 위기가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람 장관의 송환법 공식 철회 발표가 있을 예정이라는 소식이 나온 직후 홍콩 항셍지수는 장중 한때 4.4% 이상 급등했다가 전날보다 3.9% 오른 2만 6523포인트로 마감했다.
 
조슈아 웡 데모시스토 당 비서장 트윗. [트위터 캡처]

조슈아 웡 데모시스토 당 비서장 트윗. [트위터 캡처]

 
홍콩 정부의 이날 결정은 중국 정부와의 교감이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어제 국무원 홍콩·마카오 판공실 대변인이 이미 최근 홍콩 정세와 중국의 입장에 대해 상세히 소개했다”며 중앙 정부의 지시나 동의가 있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오원석·김다영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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