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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 제주 맞나…4곳 중 3곳 무허가 축사, 지하수 오염 심각

지난달 26일 제주시 봉개동의 한 무허가 축사에서 소들이 여물을 먹고 있다. 제주도의 경우 도내 축사 4곳 중 3곳 이상이 합법적인 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로 운영되고 있다. 최충일 기자

지난달 26일 제주시 봉개동의 한 무허가 축사에서 소들이 여물을 먹고 있다. 제주도의 경우 도내 축사 4곳 중 3곳 이상이 합법적인 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로 운영되고 있다. 최충일 기자

지난달 26일 제주시 봉개동 한 한우 축사. 오래된 창고처럼 낡은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발효된 건초 냄새가 코를 찔렀다. ‘음매’ 하며 우는 소 쪽을 바라보자 발굽 아래에 치우지 않은 분뇨가 가득 쌓여 있었다. 허름하고 낡은 벽면과 천정에는 온통 거미줄이 쳐져 있어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제주도와 환경부 등 관계기관에 신고하지 않고 운영 중인 불법 축사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해당 축사를 운영하는 농민은 “가뜩이나 먹고 살기가 힘든데 증·개축이나 이전 비용을 어떻게 마련하느냐”며 “이번에는 어떻게든 허가를 받아보려고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축사 적법화 사업 벌였지만
농민 영세, 이전부지 찾기 어려워
진행률 전국 평균에 크게 밑돌아
관계자 “적법화 못하면 사용중지”

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고 운영 중인 비인가 축사들의 관리 부실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도는 3일 “지난 7월 현재 제주도내 축사 216곳 중 54곳(25%) 만이 인허가를 받았을 뿐 나머지 162곳(75%)은 무허가 상태”라고 말했다. 제주 지역 축사 4곳 가운데 3곳이 허가를 받지 않고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이중 무허가 양돈장이 많은 제주 서부지역 일대 지하수 오염은 심각한 상태다. 제주도가 조사한 서부지역 지하수의 질산성 질소 농도는 7~8ppm(먹는 물 기준은 10ppm 이하)으로 다른 지역(평균 3~4ppm)보다 배 가량 높았다. 질산성 질소가 많으면 수도관 부식이 심해지고, 갓난아기는 산소 부족으로 몸이 새파랗게 변하는 청색증을 유발할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점검 결과 8월 현재 제주의 무허가 축사 적법화 사업 진행률은 77.8%로 전국 평균 88.9%를 크게 밑돈다. 인천(65.1%), 광주(66.7%), 대구(73.7%), 세종(75.4%) 등에 이어 16개 시도 중 하위권이다. 무허가 축사가 많은 것은 축산농가의 영세성과 고비용 문제, 불법허용 기간 연장에 대한 기대감이 맞물린 결과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현재 허가절차를 밟고 있는 농가도 축사 적법화를 위한 측량이나 설계, 국공유지 매각 작업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기간 내에 법적 기준을 맞추지 못한 농가 중 허가에 대한 의지를 인정받은 곳에 한해 추가 이행기간을 주기로 했다. 시간이 부족해 억울하게 행정처분을 받는 농가가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대상은 이행기간이 종료된 지난달 27일까지 측량을 완료하거나 건폐율 초과부분 철거, 설계도면 작성 등 위반요소를 개선해 가고 있는 농가다.
 
하지만 여전히 상당수 축사는 합법화를 위한 방법을 찾지 못한 채 발을 구르고 있다. 정부 기준에 따라 건축·소방 등 관련법을 충족하기 위해선 시설 개보수와 토지 매입 등을 우선적으로 진행해야 해서다. 축사가 들어설 수 없는 입지제한 지역일 경우 이전밖에 방법이 없는 것도 문제다. 경기도나 수도권처럼 지방보다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된 곳은 마땅한 이전 지역을 찾기가 더욱 어렵다.
 
정부는 환경 오염을 줄이고 악취 민원 등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축사 적법화 사업을 벌여왔다. 허가를 받은 축사는 환경부가 지정하는 환경오염물질 배출시설을 설치하고, 점검규정에 따라 매년 4번의 지도 점검을 받아야 한다. 또 축산법에 따라 축산업 등록사업장 점검을 2년에 한 번씩 받도록 돼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축사 적법화를 완료하지 못한 농가의 경우 관련법에 따라 사용중지는 물론 정도에 따라 폐쇄 명령이 내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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