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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이상화도 이 대회 출신…6·25 전쟁통에도 열렸죠”

배순학 대한체육회 고문이 서울 노원구 태릉선수촌에 있는 한국체육박물관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배경은 1951년 한국전쟁 중 광주에서 열린 제32회 전국체육대회 개회식을 찍은 사진. 임현동 기자

배순학 대한체육회 고문이 서울 노원구 태릉선수촌에 있는 한국체육박물관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배경은 1951년 한국전쟁 중 광주에서 열린 제32회 전국체육대회 개회식을 찍은 사진. 임현동 기자

“한국전쟁이 벌어졌던 1951년에도 전국체전이 열렸다면 믿을 수 있겠어요? 전쟁이 발발하자 서울에서 개최 예정이던 31회(50년) 대회는 취소됐지요. 하지만 이듬해엔 광주광역시에서 대회가 열렸습니다.”
 

‘전국체육대회’ 산증인 배순학씨
“초기엔 우체부 마라톤 참가 제한
피란 중 광주선 세계신기록 풍년”
내달 4일 잠실서 100회 체전 개막

전국체육대회 기획·운영 업무를 30년 넘게 담당했던 배순학(78) 전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은 3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전쟁 와중이었지만 최윤칠(마라톤)과 김성집(역도), 이규혁(역도) 선수가 세계신기록을 세우는 등 전쟁 중 열린 체전은 ‘기록 풍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피란 갔던 체육인들이 우편·전화 등으로 선수와 심판을 소집했다”며 “이런 역경을 딛고 전국체육대회는 박태환·이상화·전병관 등 올림픽 스타들의 데뷔 무대로 자리매김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배 전 총장은 한국 체육사(史)의 산증인으로 불리는 인물로, 1960년 대한체육회에 들어가 운영부장·사무총장 등을 지냈다.
 
다음 달 4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전국체육대회가 개막한다. 전국체전은 1920년 전조선야구대회에서 시작해 이번에 100회를 맞는다. 한 세기를 기념하는 행사인 만큼 전국 17개 시·도와 18개 해외동포 선수·임원단 3만여 명이 참가하는 사상 최대 규모로 개최된다. 개막식에선 한류스타 공연, 불꽃축제 등이 열린다.
 
그동안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많았다. 배 전 총장은 “초창기 체전에선 우체부·인력거꾼은 마라톤 참가 자격이 없었다”며 “달리기를 직업으로 하는 ‘프로’라고 여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전에서 열린 60회 때는 기권한 선수가 입상할 뻔한 해프닝도 있었다. 남자 마라톤에서 4등으로 들어온 선수가 잔디밭에 쓰러져 구급차에 실려 갔다. 그런데 보스턴 마라톤 금메달리스트였던 서윤복 심판이 무명(無名) 선수가 4등으로 입상한 것을 이상하게 여겨 중간 기록점을 확인했다. 알고 보니 그 선수는 중간에 경기를 포기하고 경찰차를 타고 결승점 근처까지 왔다가 다시 뛴 것이었다.
 
배 전 총장은 “80년대엔 ‘399.6m 달리기’를 했던 어처구니 없는 일도 있었다”라고 소개했다. 전두환 정부는 86년 서울아시안게임과 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모든 시·도에 종합운동장을 짓거나 현대화했다. 마산공설운동장 육상 트랙엔 서울운동장에 이어 두 번째로 우레탄이 시공됐다. 하지만 개막 전날 공인 과정에서 400m 트랙의 거리가 40㎝ 짧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흘째 돼서야 보강 공사가 이뤄졌지만 첫 이틀간은 등수만 가리고, 기록은 공인되지 않았어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빚어진 겁니다. 당시 기술이 부족해 독일 업체가 시공했는데 실수한 거죠. 지금이야 국내 업체가 시공하지만 그때만 해도 기술이 없었어요.”
 
81회(2000년) 동계대회는 개·폐회식을 서울의 태릉선수촌에서 열었다. 태릉 국제실내스케이트장 완공을 기념하기 위해서였다. 이 스케이트장은 한국 빙상이 한 단계 도약하는 촉매가 됐다. 10년 후 캐나다 밴쿠버올림픽에서 모태범·이상화 선수가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배 전 총장은 가장 기억에 남는 체전으로 50회(69년) 대회를 꼽았다. “반세기를 기념하는 행사라 전국이 떠들썩했어요. 성화 봉송도 전국 규모로 하고, 이북 5도 선수단이 처음 참가했어요. 이북 5도 선수단이 입장할 때 육군·해군·공군·해병대 군악대가 ‘고향의 봄’을 연주했는데 모든 관중이 뭉클해 했습니다. 그런 벅찬 감동을 이번 100회 대회에서도 느끼고 싶습니다.”
 
서영지 기자 vivi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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