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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디플레이션 징조, 중산층 위축…무기력한 한국 경제

8월 소비자물가가 작년 같은 달보다 0.038% 떨어졌다. 올해 들어 7개월간 줄곧 0%대 상승률에 그치던 물가가 급기야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다. 1965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낮은 물가가 나쁠 건 없지만, 지금의 우리 경제는 오히려 저물가를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저성장 국면에서 저물가 현상은 생산·투자·소비 등이 위축의 악순환에 빠져드는 디플레이션 징조일 수 있기 때문이다. 때마침 한국은행이 2분기 경제성장률을 속보치보다 0.1%포인트 낮춘 1.0%로 수정하면서 올해 성장률은 2%대마저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디플레이션은 단순한 저물가 상황이 아니라 경제 전반이 쪼그라드는 고통스러운 과정이다. 일본이 겪었던 ‘잃어버린 20년’이 한국에서도 재현될지 모른다는 공포감마저 어른거린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 중산층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중위소득 50~150% 가구 비중이 지난해보다 1.9%포인트 낮아진 58.3%로 떨어졌다. ‘중위소득 50% 이상 150% 미만’ 비중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대표적인 중산층 지표 중 하나다. 이 비중이 2015년 67.9%를 기록한 이후 4년 연속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부터 낙폭이 두드러진 것도 특징이다. 최근 정부가 5분위 소득 분배 지표를 들어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해소되고 있다는 정부 주장과는 정반대의 결과다.
 
경제 활력은 떨어지는데 중산층 입지는 좁아지다 보니 서민들이 몸으로 느끼는 물가는 지표와는 딴판이다. 특히 최저임금 상승과 주 52시간제의 영향을 직접 받는 서비스 가격은 불안하기만 하다. 인건비와 임대료가 오르는 바람에 대중음식점 가격이 급격히 오르며 직장인들은 점심값 부담을 호소한다. 이제 1만원을 들고 냉면이나 콩국수 한 그릇, 샌드위치 하나 마음 놓고 먹기 힘들 지경이 됐다. 한국소비자원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2년 전과 비교해 서울의 냉면 값은 12%, 김치찌개 백반은 7% 이상 올랐다.
 
가뜩이나 움츠러든 경제에 미·중 무역 갈등, 한·일 및 한·미 관계, 국내 정치 갈등까지 겹치며 불안감이 짙어지고 있다. 정부는 디플레이션 가능성은 없다는 말만 할 게 아니라 이런 리스크 요인부터 제거하거나 관리해야 한다. 치밀한 정책 점검을 통해 기업·가계 등 위축된 경제 주체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노력은 말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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