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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만신창이” 된 건 조국이 아니라 국민의 마음이다

그제 오후부터 어제 새벽까지 진행된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기자간담회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생중계된 조 후보자의 답변 장면을 지켜보던 많은 시민은 분노와 허탈함을 넘어 무력감을 느껴야 했다.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자가 여당의 협조 아래 국회에서 전례 없는 자기 변론의 장(場)을 펼친 것은 그 자체로 ‘민주주의 원칙 훼손’이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허탈감 넘어 무력감 안긴 초법적 간담회
청문회 없이 임명 강행 땐 역풍 각오해야
검찰의 철저한 수사 성과 온 국민이 주시

기자간담회 형식을 빌려 TV 카메라 앞에 선 조 후보자는 “큰 실망을 안겨드렸다”며 “죄송하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마치 남의 일 이야기하듯 했다. 자신의 딸이 고교 시절 단국대에서 2주간 인턴십을 한 뒤 병리학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데 대해 “저도 좀 의아하다”면서도 “당시 기준이 느슨했고, 책임교수의 재량에 많이 달려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사모펀드 의혹에 대해선 “가족만 투자한 것도 몰랐고, 운용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 “5촌 조카가 하루빨리 귀국해서 진실이 뭔지 밝혀주길 바라고 있다”고 했다. 딸 장학금이나 웅동학원 의혹에 대해서도 “몰랐다” “불법은 없었다”만 반복했다.
 
그뿐인가. “만신창이가 됐지만 할 수 있는 데까지 해 보겠다”“제가 어떻게 하라는 것입니까?”라는 답변에선 오로지 자기 한 사람만 생각하는 심리가 느껴질 뿐이다. “나는 압수수색을 당하지 않았다”는 ‘사실관계’를 강조한 것도 다르지 않다. 이런 조 후보자 발언은 도저히 진심으로 반성하는 사람의 태도라고 할 수 없다. 어떻게든 법무장관직을 맡겠다는 꼼수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시민들의 인내심을 어떻게 이렇게까지 시험할 수 있는가. “만신창이”가 된 것은 조 후보자가 아니다. ‘조국 사태’를 지켜보며 분노와 개탄의 한숨을 토해내야 하는 국민이다.
 
이제 조 후보자에 대해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 바로 임명을 강행하겠다는 게 청와대의 계획 아닌가. 청와대는 어제 조 후보자 등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를 국회에 요청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도 “조 후보자 기자간담회를 통해 많은 의혹이 소상히 해명됐다. 해명이 진실했는지 이제 국민들의 시간이 됐다”고 했다. 만약 간담회란 이름의 ‘정치 쇼’로 인사청문회를 대신한다면 대의민주주의가 왜 필요하고, 국회 인사청문회법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는 어제 조 후보자 간담회와 관련해 “대통령이 법과 제도, 정당정치의 규범들을 무시하고 뛰어넘는 것은 민주주의 기본 원칙을 넘어서는 권력 남용 내지 초법적 권력행사”라고 비판했다. 지극히 타당한 지적이다. 문재인 정부가 이 상태에서 조 후보자 임명을 강행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민심의 역풍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야당은 인사청문회를 통해 조 후보자 검증을 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국회의 후보자 검증 기능이 작동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검찰의 진상 규명 책임은 더욱 커지고 있다. 어제 검찰은 조 후보자 딸 논문 의혹과 관련해 장영표 단국대 의대 교수를 소환 조사했다. 조 후보자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사무실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일체의 정치적 고려 없이 의혹을 철저히 수사해 그 결과를 있는 그대로 내놓아야 한다. 검찰 역시 국민이 두 눈을 크게 뜨고 지켜보고 있음을 잊어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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