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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부터 찾자" 은행 앞 북적이는 아르헨티나 예금자들

2일(현지시각)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은행 앞에서 시민들이 문이 열리기 전부터 예금을 출금하기 위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사진 로이터]

2일(현지시각)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은행 앞에서 시민들이 문이 열리기 전부터 예금을 출금하기 위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사진 로이터]

‘남미의 제2 경제부국’으로 통하던 아르헨티나 경제가 국가채무 불이행(디폴트) 위기를 맞으며 자본 통제 조치를 4년 만에 부활시켰다. 직전 포퓰리즘 좌파 정권이 경제 위기에 사용했다가 실패한 정책이다.  이 소식에 아르헨티나 은행 지점마다 고객이 몰려 예금 인출에 나섰다고 로이터가 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디폴트 위기' 아르헨, 결국 외환거래 통제
기업, 달러 송금시 중앙은행 허가 받아야
S&P 신용등급 강등 후 페소화 가치 급락

이른 아침부터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은행 지점 앞에 줄을 선 대학생 카타리나 페다체(25)는 “나중에 후회하기보다 지금 유난 떠는 게 낫다”고 말했다. 그는 “내일 당장 또 무엇이 바뀔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일찍 은행을 찾았다”며 “이 줄에 서 있는 대부분의 사람은 정보 부족에서 오는 공포감 때문에 행동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아르헨티나 디지털 뱅킹은 먹통이었다. 변호사 파블로 페로(41)는 “모든 시스템이 다운돼 온라인 예금 인출이 불가능했다”며 “오늘 예금자가 몰리면서 지점에 와도 은행 업무를 못 본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은퇴자 릴리아나 이바라(60)는 “2년 전 눈치를 채고 미리 은행에서 달러 예금을 빼고 다른 곳에 보관 중”이라며 “은행 밖에 이렇게 줄을 선 사람들을 보니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이들은 자본 통제가 언제 또 출금 제한으로 확대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예금 인출에 나선 것이라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지난 1989∼90년, 2001∼2002년 예금 인출이 제한된 적 있다. 앞서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데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은 포퓰리즘 정책에 따른 재정 위기와 주력 수출품인 원자재 가격 폭락으로 경제 위기를 맞자 외환 통제에 나선 바 있다. 하지만 이 통제 정책 탓에 암시장에서 달러 밀매가 늘어났고, 페소화 가치는 폭락했다. 연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40.3%를 기록했고, 실업률은 10%로 치솟았다.  
 
기업인 출신의 친(親)시장주의자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은 2015년 당선 이후 전임 좌파 정권의 자본통제 정책을 폐기했지만, 지난달 11일 치러진 대선 예비선거에서 좌파 정권에 패하면서 디폴트 위기감이 고조되자, 1일 외환시장 통제에 관한 전국 긴급 법령을 발표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가 아르헨티나 국가 신용등급을 ‘B-’에서 ‘선택적 디폴트’로 강등한 지 이틀 만에 나온 조치다.  
 
뉴욕타임스(NYT)는 “자본시장 제한 정책은 마크리 대통령의 놀라운 변심을 보여준다”며 “그는 시장 경제 도입을 약속하며 집권했지만, 지금까지 비판해온 반(反) 시장 규제를 스스로 도입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러한 변화는 아르헨티나 경제가 얼마나 엉망이 됐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긴급령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 방어를 위해 아르헨티나 중앙은행(BCNA)이 일시적(9월 2일~올해 12월31일)으로 민간, 특히 기업의 외화거래를 규제하는 특별 권한을 가지게 된다. 기업은 보유 목적으로 외화를 사들일 수 없고 외화 유출도 할 수 없다. 기업들이 외환 시장에서 외화를 사서 해외로 보내려면 중앙은행 허가를 받아야 한다. 특히 수출 기업은 수출로 벌어들인 외화를 결제 5일 내 혹은 출항허가를 받은 지 180일 내로 페소화로 바꿔서 보유해야 한다. 일반인인 개인도 한 달에 최대 1만 달러 범위에서만 외화를 거래하고 해외로 송금할 수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외환통제 발표에 대해 “빠르게 악화하는 경제 위기를 막기 위한 마크리 정부의 마지막 수단”이라고 평가했다.
 
배정원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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