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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남편, 극단선택 前부인 때렸다" 고유정 측, 그 가족 증인 신청

전남편 살해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이 2일 오후 두 번째 재판을 받기 위해 제주지법으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뉴시스]

전남편 살해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이 2일 오후 두 번째 재판을 받기 위해 제주지법으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뉴시스]

경찰 “조리돌림”…현장검증 자청, 왜?

“전남편 살해 당시 피고인(고유정)의 심리상태를 알기 위해선 자살한 현 남편의 전처가 사망에 이른 경위를 들어봐야 합니다.”
 

고유정, 2일 2차 공판서도 “우발적 범행”
현남편 전처 가족 증언 필요…증인신청
졸피뎀 안먹였다…펜션 현장검증도 요청
“현남편, 언론 통해 거짓사실 많이 얘기”

2일 오후 제주지법 201호 법정. 고유정(36) 측 법률대리인인 남모 변호사가 증인신청을 하자 재판부와 검찰 측이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고유정 측이 자살한 것으로 알려진 현 남편 A씨(37)의 전처 가족을 전남편 살해사건 재판의 증인으로 신청해서다. 앞서 고유정은 의붓아들 B군(5) 사망 사건과 관련해 자신을 용의자로 지목한 A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바 있다. “고유정이 아들을 죽인 것 같다”며 A씨가 자신을 고소한 데 대한 맞대응이다.
 
남 변호사는 이날 “(숨진 전처가) 현 남편에게 수시로 폭행당해 고소한 사실이 있다”며 “이 사건에 대한 현남편의 참고인 진술서가 신빙성이 없고, 피고인이 비슷한 피해를 입은 사실도 있다”고 했다. 고유정에 대해 불리한 주장을 해온 현남편 측에 대한 사실 확인을 통해 피고인이 현남편에게도 피해를 봤다는 점을 증명하겠다는 취지다.
 
고유정 측은 또 “현 남편이 언론을 통해 거짓 사실을 많이 이야기해 피고인에 대해 여론이 잘못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는 주장도 했다. 그는 “피고인은 전처가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현 남편의 말을 믿었는데, 한참 지나서야 (전처가) 아들 생후 100일도 되지 않을 때 자살로 죽은 것을 알았다”고 했다.
 
고유정이 2일 오후 두 번째 재판을 받기 위해 제주지법으로 안에 들어가는 모습을 촬영하기 위해 시민들이 스마트폰을 들어 사진을 찍고 있다. [뉴스1] [연합뉴스]

고유정이 2일 오후 두 번째 재판을 받기 위해 제주지법으로 안에 들어가는 모습을 촬영하기 위해 시민들이 스마트폰을 들어 사진을 찍고 있다. [뉴스1] [연합뉴스]

“현 남편, 자살한 전처 교통사고라 속여”

이에 검찰 측은 “현 남편의 전처 가족에 대한 심문은 이 사건 공소사실과 무관하다. 이 부분은 반드시 기각해 달라”고 했다. 재판부 역시 변호인 측에 전처 가족의 심문 필요성에 대한 의견서 제출을 요청했다. 구체적으로 이 사건과의 연관성이 입증돼야 증인으로 채택할 수 있다는 취지다.
 
이날 고유정 측이 전남편 살해가 이뤄진 제주 펜션에 대한 현장검증을 요청한 이유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남 변호사는 이날 “현장검증을 하면 당시 펜션에 남은 혈흔과 매치되는 사실적인 것(우발적 범행)들이 입증 가능하다고 본다”며 “현장검증을 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고유정 검거 후 “범죄입증에 필요한 충분한 증거가 확보됐다”며 현장검증을 생략한 바 있다. 
 
고유정 측이 재판부에 현장검증을 요청한 것은 당시 범행이 전남편과의 몸싸움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벌어진 일임을 강조하기 위한 주장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고유정 측은 자신의 오른손에 난 상처가 스스로 상처를 낸 ‘자해흔’이라고 밝힌 검찰의 주장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주장해왔다. 자신에 대한 2번째 공판이 열린 이날도 고유정의 오른손에는 의료용 밴드가 붙어 있었다.
전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고유정이 경찰에 체포될 당시 모습. [중앙포토]

전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고유정이 경찰에 체포될 당시 모습. [중앙포토]

 

검찰, “구체적인 살해과정부터 말해야”

이에 대해 검찰 측은 “이제 와서 현장검증을 하자는 것은 자신이 주장하지 않은 바에 대해 사후 맞춰보겠다는 것”이라며 변호인 측의 주장을 일축했다. 피고인이 수사 과정에서 단 한 번도 범행 현장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현장검증을 신청하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이에 재판부는 변호인 측에 현장검증의 필요성에 대한 의견서도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앞서 경찰은 고유정을 검거한 후 현장검증을 하지 않아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제주동부경찰서 측은 지난 6월 20일 경찰 내부망에 올린 해명글을 통해 “피의자가 범행 동기에 대해 허위 진술로 일관하고 있고, 굳이 현장 검증을 하지 않더라도 범죄입증에 필요한 DNA, 폐쇄회로TV(CCTV) 영상 등 충분한 증거가 확보된 상태에서 현장검증을 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당시 경찰은 “이런 상황에서의 현장검증은 ‘야만적인 현대판 조리돌림’이라는 제주동부경찰서장의 결단이 있었다”고 해명해 비난을 사기도 했다. 조리돌림이란 죄를 지은 사람을 벌하기 위해 마을 곳곳을 끌고 돌아다니면서 망신을 시키는 일을 말한다. 당시 경찰은 사건이 발생한 펜션에 폴리스라인을 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불필요하게 인근 주민들에게 불안감이 조성되고, 주거의 평온을 해할 우려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고유정 측 “카레든 졸피뎀 먹인 적 없다”

이날 공판에서는 전남편 살해 당시 사용된 졸피뎀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남 변호사는 고유정이 수면제인 졸피뎀을 먹여 항거불능의 상태에 빠진 피해자와 몸싸움을 했다는 검찰의 주장이 모순된다는 점을 거듭 주장했다. 남 변호사는 "검찰은 피고인의 차량에서 나온 이불과 무릎담요에서 혈흔이 나와 졸피뎀이 검출됐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담요의 경우 피고인과 피해자의 혈흔이 모두 나온 만큼 졸피뎀이 피해자의 혈흔에서 나온 것인지 피고인의 혈흔에서 나온 것인지 특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고유정과 현 남편이 다툼을 벌이고 있는 의붓아들 사망사건의 조사 결과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고유정의 의붓아들이자 A씨의 친아들인 B군은 지난 3월 2일 오전 10시10분쯤 충북 청주시의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B군은 제주 친가에서 지내다 고유정 부부와 함께 살기 위해 청주로 온 지 이틀 만에 숨졌다. 경찰은 지난 5월 B군에 대한 부검 결과 “압착에 의한 질식사”라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소견을 토대로 수사를 하고 있다.
 
제주=최경호·최충일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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